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설날…올바른 차례상 차리는 방법은
지역·집안마다 다른 차례상, 음식보다는 마음이 중요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엔데믹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민족 대명절 설이 찾아왔다. 그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차례상이 간소화됐으나, 온 가족이 모일 수 있게 되면서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온 가족이 함께 조상을 기리고 둘러앉아 덕담을 나누는 설을 맞아 차례상 차리는 법과 주의할 점을 정리했다.
■ 차례상은 5열, 신위는 북쪽
차례상에선 신위가 있는 곳이 북쪽, 제주(제사를 주관하는 사람)가 있는 쪽이 남쪽, 제주의 오른쪽과 왼쪽이 각각 동쪽, 서쪽이 된다.
차례상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방법이 다르지만, 통상 5열로 차린다.
신위와 가장 가까운 1열은 식사류인 밥(메), 국(갱) 등과 술잔을 올린다. 2열은 제사상의 주 요리가 되는 부침개(육전·어전)와 구이(적) 등이 오르고 3열에는 육탕과 어탕 등 탕을 놓는다.
4열은 나물과 김치 등 밑반찬 종류를 두고 5열엔 대추와 밤, 배, 사과, 강정 등 후식에 해당하는 것들이 올라간다.
조상을 한 분만 모실 때도 있지만 두 분 이상을 한꺼번에 모시는 경우도 있다. 밥과 국, 숭늉(숙수) 등은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한다. 설에는 떡국이 대신하기도 한다. 밥과 국은 덮개를 닫아 놓는다.
술·전·김치·포·과일 등은 신위 수와 상관없이 준비한다.
■ 차례상 차릴 때 주의할 점
예로부터 삼치나 갈치, 꽁치 등 이름이 ‘치’자로 끝나는 생선과 등푸른 생선, 비늘 없는 생선을 올리지 않는다. 임연수어, 잉어도 마찬가지다.
차례 음식에는 파, 마늘 등 향신료를 넣지 않고, 고춧가루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 복숭아와 같이 털이 있는 과일도 피해야 한다. 또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쓴다. 귀신을 쫓는 것으로 알려져 돌아가신 조상을 모시는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다.
또 짝수는 양을 의미하고 홀수는 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음식을 올릴 때는 홀수로 올려야 한다.

■ 음식보다는 가족에 의미를
다만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은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에는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으며, 기름에 지진 음식을 꼭 올릴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성균관은 이달 16일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균관이 제시한 차례상은 떡국과 나물, 구이, 김치, 술, 과일 등 6가지 음식을 올린 차례상을 보기로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육류와 생선, 떡을 올릴 수 있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 없이 4~6가지를 편하게 올리면 된다.
또 성균관은 그간 차례상 차리는 방법으로 여겨져 오던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두는 것)',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는 예법 관련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며 음식을 편하게 놓으면 된다고 했다.
성균관은 차례상 음식을 차리는 것에 대해 가족들이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과하게 차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성균관의 설명처럼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 명절 상차림으로 고생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온 가족이 모여 화목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나누는 것이 돌아가신 조상과 차례를 지내는 가족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보내는 방법일 것이다.

■ 지방 쓰는 법
지방은 신주를 모시고 있지 않은 집안에서 차례나 제사에 조상을 모시기 위해 종이에 적는 것을 뜻한다. 신주는 죽은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적은 위패다.
명절 차례상에 올리는 지방은 폭 6cm, 길이 22cm가량의 종이에 한자로 쓰면 된다. 원칙은 한자로 쓰는 것이지만 최근에는 한글로 적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제사를 지낼 때 부모 한쪽이 생존해 있을 경우는 단독으로 지내니 지방에도 한 분만 쓴다. 그런데 두분 다 돌아가시면 같이 지내므로 지방에 부모를 같이 쓴다. 이때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쓰고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쓴다.
지방에는 고인을 모신다는 뜻의 ‘나타날 현(顯)’자를 맨 위에 쓴다. 이어 제사를 지내는 사람(제주)과의 관계, 고인의 직위, 고인의 이름을 적고 마지막에 신위(神位)를 적는다.
직위를 적을 때는 벼슬을 했다면 관계 뒤 벼슬 이름을 쓴다. 벼슬을 지내지 않았다면 남자 조상은 ‘학생(學生)’, 여자 조상은 ‘유인(孺人)’이라고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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