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금융권, 정치 불확실성 일부 제거, '환율 안정' 기대…'정책·인사' 부재 과제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로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며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금융권은 조기 대선 완료까지 이어질 정책 공백과 금융당국·기관의 주요 보직자 부재 등을 버텨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22분 재판관 8명 찬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다. 현직 대통령 파면은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탄핵 인용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정책 공백과 불안 상태는 이어나갈 전망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과거 탄핵 때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또 하나의 리스크를 안게 됐다.
탄핵 인용으로 이를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부재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추가 환율 상승 우려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과 충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탄핵 인용에도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중후반대를 오가고 있어 안정세를 찾더라도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는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린 당일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0.7원 내린 1157.4원에 마감되는 등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다.
다만 이날 탄핵선고를 앞두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5원 급락한 1450.5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경 1440원대에서 거래되다 1430원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환율 급등의 원인이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 돼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이 완전히 안정화 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에 따른 시장 영향 이외에 금융 정책의 변화 등에 대응해야 하는 금융권의 고민도 깊다.
일례로 현재 정부 정책으로 추진 중이었던 제4인터넷은행 인가는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제4인터넷은행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독과점’ 체제를 개선하라는 주문에 따라 추진됐는데 탄핵 인용으로 정권 교체 시 기존 정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상생금융 확대 등 압박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월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을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려울 때 준비한 여러 가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방안이 있는데 충실하게 잘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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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조기 대선에 따라 정권이 바뀌면 자금 지원 등에 대한 압박이 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며 ”다만 개별 은행이 선제적으로 나서기보다는 향후 정책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금융당국과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도 변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6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7월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서민금융진흥원장 자리도 이미 지난 1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탄핵 정국 여파로 후속 인사는 멈춘 상태다.
이날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 선거는 오는 6월 3일 진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물리적으로 이들의 임기 만료전 후속 인사를 완료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대행 등 임시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관별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후보자 공모,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 등을 거치려면 최소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사 완료 시기는 올해 말 정도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산업 특성상 금융기관은 정부 영향을 많이 받고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임기 만료된 기관장의 임시 체제가 길어지며 위기 대응이 어렵고 사업 추진 동력도 잃기 쉽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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