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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봄' 맞았지만 AI 수익성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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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5.23 09:28 ㅣ 수정 : 2025.05.24 13:55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컴퓨덱스 2025에서 SK하이닉스에 러브콜
SK하이닉스, HBM 최첨단 제품 4종 선보여 관람객 눈길 끌어
차세대 HBM 제품 'HBM4 12단' 올해 하반기에 본격 양산 예정
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HBM 힘입어 증가세 보여
AI, 시대적 화두이지만 챗GPT 등 첨단기기 유지비용도 급증세
올해 AI 수익성 원년...관련 제품 수요 증가해야 수익성 구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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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가 지난 20일부터 나흘간 대만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 두 번째부터) 김주선 SK하이닉스 CMO 사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전자 제품, IT 관련 기술 혁신 등이 총망라하는 글로벌 행사인 컴퓨덱스 2025는 IT 산업의 주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행사 개막식에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가 던진 화두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전 산업계를 주도하는 AI(인공지능)에 없어서는 안 될 GPU(그래픽처리장치) 선도 기업에 걸맞게 젠슨 황 발언에서 향후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컴퓨텍스 2025에서 공개적으로 애정공세를 보낸 기업이 있다. 바로 SK하이닉스다. GPU는 고사양의 처리속도를 요구하는 다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그 제품이 바로 HBM(고(高)대역폭메모리)이고 SK하이닉스는 HBM 최대 공급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행사에 AI 서버·PC·모바일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안고 출격했다. ‘메모리, 파워링 AI 앤드 투마로우(MEMORY, POWERING AI AND TOMORROW)’를 슬로건으로 △AI용 HBM △데이터센터 △모바일/PC △기업 윤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으로 전시존을 나눠 다양한 AI 메모리 설루션을 선보였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HBM 전시존 ‘AI용 HBM’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주류로 떠오를 HBM4 12단과 현재 주력 제품 HBM3E 12단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또한 내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HBM4 16단 로드맵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였다.

 

이 밖에 엔비디아의 AI 서버용 GPU 모듈 GB200, 여기에 탑재되는 HBM3E 12단 36GB(기가바이트)도 함께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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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가 지난 20일부터 나흘간 대만에서 열린 가운데 젠슨 황이 SK하이닉스 전시 제품에 남긴 사인이 눈길을 끈다. [사진 = SK하이닉스]

 

특히 황 CEO는 이번 행사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방문해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내비쳤다.

 

그는 전시 제품 3곳에 ‘SK하이닉스를 사랑해(JHH LOVES SK HYNIX!)’, ‘원팀(One team!)’  등의 사인을 남기고 “HBM4를 잘 지원해달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4는 현존 최고 속도인 초당 2TB(테라바이트)를 자랑하는 차세대 HBM이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HBM4 12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로직(Logic) 반도체를 연결하는 '베이스 다이(Base-die)' 성능을 개선하고 전력 감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HBM4 12단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HBM4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내비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엔비디아 요청에 따라 HBM4(6세대 HBM) 공급을 6개월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히며 양사간 HBM4 공급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HBM4가 기존 제품 대비 I/O(입출력)수가 2배 늘어나 밴드위스 개선 효과가 커져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올해 상반기 내 주요 고객사와 연간 물량 계획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엔비디아와의 거래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하이닉스 실적은 HBM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8%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수익성이 HBM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D램 매출 비중은 80%이고 D램 출하량 가운데 HBM 비중은 14%에 그쳤다. 하지만 D램 매출의 44%, 영업이익의 54%가 HBM에서 발생했다.  

 

1분기 HBM 출하량은 연간 출하 예상치의 20% 수준이며 이와 같은 성장 모멘텀이 이어져 향후 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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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그래프 = 뉴스투데이]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수익성에 주목한다. 

 

AI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앞다퉈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는 수익성이 발생한다는 전제에 따라 이뤄지는 투자이다.

 

AI는 각종 개발 비용을 비롯해 GPU, 데이터센터 등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비용과 전기료 등 유지 비용 등 거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챗GPT는 사용자가 매월 지급하는 구독 서비스 비용이 주된 수입원이다. 그런데 오픈 AI가 지난해 12월 월 200달러(약 27만 원)로 책정해 출시한 ‘챗GPT 프로’는 사용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운영비가 수익을 넘어섰다고 올해 1월 샘 알트먼 CEO가 직접 언급했다.

 

IT업체 디인포메이션이 분석한 오픈 AI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의 예상 매출은 2024년 37억달러(약  5조원)에서 2029년 1000억달러(약 138조원)까지 급상승할 전망이다. 매년 매출이 늘고 있지만 그만큼 투자·유지 비용도 대폭 늘어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AI사업에 따른 적자 규모가 2024년 50억달러(약 69조원)를 넘었고 2028년까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비단 오픈 AI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AI가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여기고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모두 AI 투자에 발벗고 나서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술 경쟁력에서 뒤쳐지지 않기위해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익성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결국 '투자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AI에서 HBM 수요가 많다보니 AI 투자가 축소하면 SK하이닉스도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AI 발전으로 HBM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AI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즉 AI 정체기가 온다면 HBM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일부에서는 AI 거품론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미 이미 여러 산업에서 AI를 채택하고 있어 단기간 혹은 급격하게 꺾이는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시적인 정체기나 기술적 한계는 있을 수 있어 이에 따른 AI용  GPU, HBM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라며 “업계는 올해를 AI 수익성 원년으로 여기고 있지만 올해 분위기에 따라 내년 시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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