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10) Koh Che ②리셸리우 락... 인상적인 '인어 강사'와 '그루퍼' 만나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귀여운 니모를 뒤로 하고 방향을 바꾸는데 잭 강사가 손짓을 하며 어느 바위 밑을 가리킨다. 랜턴을 비추자 뭔가 시커먼 녀석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데 멀리서 보았을 때는 덩치가 큰 곰치인줄 알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그루퍼다. 입을 벌리고 있는데 그 입이 얼마나 큰지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대형 수박만 했다. 사진을 찍었는데 아쉽게도 선명한 사진을 얻지 못했다(거리가 멀어서 광량이 부족했나 보다).
주변에 뭔가 지나가는 것 같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팀의 다이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이 향하는 방향을 보자 거대한 규모의 치어 무리가 지나간다. 랜턴을 비추자 치어들의 몸에서 반사된 영롱한 빛이 깨끗한 수중 시야와 더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치어 무리가 지나가자 근처에 특이한 모양의 산호가 보였고, 잭 강사는 이 산호를 배경으로 필자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오랜만에 수중에서 촬영한 필자의 사진이다.
기념 촬영을 마치고 잔압계를 보니 출수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거대한 무리의 ‘5줄 스내퍼’가 나타났다. 얼마나 많은지 이 녀석들이 지나가는 곳은 스내퍼 무리에 가려서 지형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잠시 후 출수하여 모선에 올라 아침 식사 및 휴식을 하였다. 한편, 이날 첫 다이빙부터 용량이 큰 공기탱크(15리터)를 사용하였는데, 공기탱크의 용량이 크기도 하지만 잭 강사가 조언해 준 호흡법을 적용하면서 공기 소모량은 점차 적어지고 있었다. 출수 이후의 공기 잔압은 다른 일행과 같거나 많았다. 늘 공기가 부족해서 고민이었는데 용량이 큰 공기탱크를 사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두 번째 다이빙에 앞서서 잭 강사가 사전 브리핑을 실시하는데, 그중에 필자에게 조언하는 내용은 ‘사진 촬영을 하면서 수심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자칫 감압병의 위험이 있으니 과도한 수심 변화는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즉, 최저 수심에 이른 다음에는 점차 상승하는 곡선을 그리라는 얘기인데, 안전을 위한 조언이니 적극 받아들였다.
이날 나머지 세 번의 다이빙은 시밀란에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알려진 ‘리셸리우 락(Richelieu Rock)’ 포인트에서 진행하였다. 다이빙 시간은 각각 39분, 47분, 38분. 최대수심은 각각 28.2m, 25.5m, 21.2m(평균 수심 12~14m), 수온은 28도. 시정은 “매우 환상적”이었다.
작년에 이곳 ‘리셸리우 락(Richelieu Rock)’에서는 매우 열악한 수중 시정 때문에 물속의 지형지물은 고사하고 무슨 물고기가 있는지 제대로 못 보았는데, 이날은 오전 첫 다이빙 때와 마찬가지로 수중 시정은 정말 맑고 깨끗했다. 이곳 ‘리셸리우 락(Richelieu Rock)’에서는 대형 어류들이 엄청난 무리를 이루며 지나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대단한 광경이었다.
입수해서 조금 내려가자 마자 잭 강사가 휘파람 같은 소리를 내며 한쪽 방향을 가리킨다(이후에도 잭 강사가 수중에서 내는 소리를 몇 번 들었는데, 잭 강사는 그러한 소리로 물고기들을 부른다고 한다. 수중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인어화(化) 되었나? 나중에 기회가 되면 혹시 손발에 물갈퀴가 있는지 봐야겠다. ㅎㅎ).
그쪽을 보자 거대한 무리를 이룬 Jack Fish 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덩치 큰 녀석들이 천천히 무리 지어 오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무리가 커서 이동 속도가 느린 것 같았지만 가까이 오자 그들의 이동 속도가 매우 빠름을 알 수 있었다.
셔터를 급하게 몇 번 눌렀으나 생각보다 스펙타클한 장면을 포착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동시에 촬영했던 고프로 카메라는 그들의 이동하는 모습을 모두 담을 수 있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