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5] 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8) Pineapple bay 그리고 Koh Che 포인트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5.05.13 18:28 ㅣ 수정 : 2025.05.13 18:28
잭 강사, 필자의 공기소모량이 많다면서 새 호흡법 교육...큰 공기탱크 사용하며 호흡법 연습 잭 강사가 알려준 호흡법을 익히고 난 뒤인 아닐라오 다이빙때는 공기 소모량이 현저히 감소 리셸리우 락 포인트는 시밀란 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인트, 이번에도 수중시야가 관건
Grouper(Starry Grouper로 보인다) / 사진=최환종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일몰 시간이 다가오는지 주변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산호 위에 그루퍼 한 마리가 앉아있는데, 이 녀석이 앉아있는 산호가 그루퍼의 몸통에 있는 무늬와 비슷하다. 부근의 말미잘 속에서는 흰동가리 가족이 노닐고 있다. 언제봐도 귀여운 녀석들이다.
말미잘 속에서 놀고 있는 니모 가족 / 사진=최환종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어느덧 출수할 시간이 되었다. 딩기 보트를 타고 모선에 돌아와서는 여유있게 더운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는 저녁 식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첫날 다이빙을 모두 마쳤다.
저녁 식사 후에 일행은 잭 강사와 같이 상부 데크에 모여 앉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이 배는 배 자체가 크다 보니 상부 데크의 공간도 무척 넓었고 다이버들이 앉거나 누워서 쉴 수 있는 선베드도 많이 있어서 매우 쾌적하게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오늘 다이빙을 하면서 겪었던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특히 필자는 작년의 처참했던 수중 시정과 이에 따라 정말 열악했던 다이빙 경험과 비교하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수중 시정의 요정”인 윤 교수와 같이 오기를 잘했다는 얘기를 몇 번이나 했다.
한편, 잭 강사는 필자의 공기 소모량이 많은 것을 언급하면서 필자가 수중에서 호흡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이러이러한 점을 수정하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러면서 리브어보드 다이빙 기간중에 용량이 큰 공기탱크(15리터, 압력은 11.1리터인 일반탱크와 동일하게 200바임) 사용을 권했고, 필자는 이에 동의했다.
다음날부터 필자는 15리터 공기탱크를 2일간 사용했고 용량이 큰 공기탱크를 사용하니 출수할 때 공기 잔량이 잭 강사나 윤 교수와 비슷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리브어보드 4일차)은 일반 공기탱크로 교체하여 사용했는데, 잭 강사가 알려준 호흡법을 연습한 효과를 보았다.
출수할 때 필자의 공기 잔량이 잭 강사나 윤 교수의 공기 잔량과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정도였다. 약 한 달 후에 필리핀의 아닐라오에서 다이빙할 때에는 잭 강사가 알려준 호흡법에 익숙해져서 공기 소모량이 전에 비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저녁은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내일의 다이빙을 위해서 가볍게 차 한잔하면서 얘기를 나누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가지고 간 위스키는 내일 저녁에 마셔야지...
상부 데크, 휴식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 사진=최환종
상부 데크에서 바라본 일몰. 바다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어디에서 보던지 늘 평화롭다. / 사진=최환종
다음 날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생각해보니 전날 저녁에는 침대에 눕자마자 그대로 잠에 빠졌다. 푸켓에 도착한 이후로 예정에 없던 ‘day trip 다이빙’과 선착장에서 이 배까지 고속 보트로 이동하면서 쌓인 피로 등등이 있어서 몸이 매우 피곤했을 것이다.
그리고 숙면을 취할 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작년에 탑승했던 배와 달리 이 배는 객실에서 엔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엔진 소음에 대비해서 필자가 현역일 때 공군에서 지급 받았던 소형 고급 귀마개를 가져왔는데, 배에서 기거하는 동안 이 귀마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층으로 올라가서 간단한 음식을 먹고는 모두 모여서 오늘 입수할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였다. 이날 첫 번째 다이빙은 ‘코체(Koh Che)’, 나머지 세 번의 다이빙은 ‘리셸리우 락(Richelieu Rock)’ 포인트에서 했다.
리셸리우 락 포인트는 이곳 시밀란 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포인트인데, 작년에는 정말 처참했던(우리나라 서해안과 같은 또는 그보다 못했던) 수중 시야 때문에 그 진가를 못 보았던 포인트이다. 지난 이틀간의 훌륭했던 수중 시야를 생각하면 오늘은 매우 기대가 되는 곳이다.
브리핑을 마친 일행은 장비를 착용하고 딩기 보트에 올랐다. 그리고 잠시 후 코체(Koh Che) 포인트에서 입수(입수 시간 07:20). 다이빙 시간은 40분, 최대수심 22.0m(평균 수심 13.5m), 수온은 28도. 시정은 바다속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인간 세계를 떠나 신선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매우 환상적이었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깃대돔 여러 마리와 ‘5줄 스내퍼’들이 보인다. 바닥에 있는 큰 바위 밑에 뭔가 시커먼 녀석이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가까이 가서 보자 엄청나게 큰 곰치다. 잠에서 깨어났는지 천천히 입을 뻐끔거리고 있는 모습이 ‘나 건드리지마’ 하는 것 같았다. 약간 먼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광량이 부족해서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