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정부, 사드보복으로 중국서 쫓겨난 롯데에 앙금 여전
LG유플러스, 안팎의 보안우려에도 결국 화웨이로 기운듯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2016년 7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성주CC로 결정되고 시작된 중국정부의 롯데 때리기는 2년이 지나도록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화장품 회사 한아 직원 830여명이 지난 20일 한국을 찾았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정부가 한국단체관광을 사실상 금지시킨 이후로 개별여행객이 아니라 단체여행객이 이처럼 대규모로 방한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화장품매장과 공장을 둘러보고 면세점 쇼핑도 할 예정이지만 롯데 관련 매장은 그냥 패싱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조치한 한한령(중국내 한류금지령)이 어느정도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른바 4불정책(온라인 판매금지, 크루즈 여행금지, 전세기 이용금지, 롯데상품 금지), 그중에서도 롯데만큼은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처절한 보복에 시달린 롯데= 롯데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한 이후 중국정부와 중국인들로부터 치졸한 복수극에 시달렸다.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08년. 이후 빠르게 매장을 늘려 2012년 100호 매장을 냈다. 하지만 2016년 사드배치가 결정되고 그 이듬해인 2017년 2월 정식으로 사드가 배치되자 중국은 112개 롯데 매장 중 87개 매장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렸다.
중국 롯데홈페이지는 해킹으로 마비됐고, 롯데그룹 제품은 통관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2017년 3월 한 달에만 롯데관련 악의적 보도를 328건이나 쏟아냈고 중국인들은 롯데마트로 달려가 제품을 훼손하는 자극적인 동영상을 내보내며 롯데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견디다 못한 롯데는 결국 베이징 21개 매장과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 53개 매장 등 거의 대부분의 매장을 매각하면서 중국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말이 철수지, 중국시장에서 쫓겨난 것이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롯데의 손실액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음에도 롯데를 겨냥한 중국정부의 보복은 이번 중국 화장품회사 관광객들의 방한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현재진행형이다.
▶5G 통신장비 업체로 중국 화웨이 쪽으로 기운 LG=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 선정은 국내 통신 3사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달 14일 화웨이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과 손을 잡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텔레콤이 가성비 높은 화웨이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보안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의회는 공공기관에서 화웨이와 ZTE 장비구입을 아예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 호주 등 다른 국가들도 스파이장비로 쓰일지 모른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잇달아 5G 장비업체에서 배제했다.
인도 역시 국가기밀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와 ZTE를 5G 네트워크 시범테스트 사업에서 배제했다.
반면 한국은 이동통신사가 선택할 일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바람에 이통사들의 자율에 맡겨진 상황이다.
남은 것은 KT와 LG유플러스인데, LG유플러스가 사실상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데일리 등 복수의 언론들은 LG유플러스가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화웨이 장비로 5G 실증망을 구축 중이며 중국인 엔지니어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안팎의 비난을 의식해서 장비사업자 발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는 정부말 들은 대가로 중국에서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쫓겨난 반면 LG는 정부의 방관속에 중국기업을 끌어들이는 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