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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최종회) 아내와 함께했던 오끼나와 다이빙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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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19.01.17 12:07 ㅣ 수정 : 2022.04.11 16:53

전역 직전 오키나와 휴가여행서 아내 '허락'받고 설레였던 다이빙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그러고 보니 필자가 전역한 이후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꽤 많이 다녔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오끼나와도 가봐야 할 곳 중의 한곳으로 포함시켰는데, 오끼나와는 버킷 리스트 작성 이전에 이미 가보았던 곳이다.

필자가 전역식을 하고 전역일 까지 약 3주간의 휴가가 주어졌고, 그때 필자는 정말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가까운 오끼나와로 며칠간 여행을 갔다. 단, 여행가기 전에 아내에게 양해를 구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스쿠버 다이빙이었다. 아내가 오전에 호텔에서 쉬는 동안 필자는 다이빙을 한다는 조건이었고, 아내는 조금 못마땅해하면서도 동의를 했다.

여행 시기는 12월 중순. 갈 때는 겨울옷을 입고 갔는데, 오끼나와는 초여름 날씨라 얇은 옷을 입고 다녔다. 오끼나와에서 첫날은 호텔 투숙 후에 근처를 돌아보고, 맛집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다이빙 센터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약 2년 반 만에 하는 스쿠버 다이빙이라 설레기도 했지만, 발살바(Valsalva)가 제대로 될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 다이빙 보트 위에서 수면 휴식중인 필자 [사진=최환종]

빵을 뿌리면 '닭'처럼 몰려드는 물고기들, 큰 놈이 손가락을 물기도

오끼나와에서 둘째날 오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예약한 스쿠버 센터 강사와 만나서 장비를 착용하고 배에 올라, 오끼나와 본섬의 북서쪽 해안으로 가서 다이빙을 했다(다이빙 포인트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그날 다이빙을 두 번 했는데, 수심은 5~6 m, 다이빙 시간은 각각 17분, 11분, 수온은 23도였다.

오랜만에 한 다이빙이라 물속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많았고, 그에 따라 공기 소모량이 많아서 다이빙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5mm 수트를 입어서 큰 추위는 느끼지 못하였는데, 잠수복 또한 오랜만에 입고 벗는데 정말 힘들었다.

아무튼 오랜만에 바다에 들어갔고, 처음에는 약간 추운 듯 했으나 곧바로 추위를 잊고, 다이빙에 열중했다.

오끼나와의 바다 속은 맑고 투명했다. 수중 시정은 10m 내외. 이제까지 경험했던 제주도나 동해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주위에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지나다니는데, 강사가 주머니에서 뭘 꺼내더니 나에게도 준다. 빵조각이다. 강사가 빵조각을 손에 들고 조각을 내어 뿌리니 물고기들이 달려든다.

그 모습이 마치 마당에 모이를 뿌리면 주변에 있는 닭들이 모여드는 그런 모양새다. 나도 똑같이 하니까 나에게도 물고기들이 몰려온다. 이런 장면은 잡지에서나 본 듯한 광경인데, 직접 하니까 재미있기도 해서 강사가 가지고 있던 빵을 더 달라고 해서 모두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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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약간 덩치가 큰 녀석이 다가오더니 빵조각뿐만 아니라 내 손가락까지 문다. 물고기가 배가 고팠나 ? 열대지방의 식인 물고기도 아닌데. 혹시 광견병 아닌 광어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방정맞은 생각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수중 환경에 집중하고 있었다.

두 번의 짧은 다이빙이었지만, 새로운 수중환경에서 다이빙을 했다는 것이 즐거웠다. 이제까지 접하지 못했던 훌륭한 수중 시정도 좋았고, 다이빙 내내 각종 물고기와 바다뱀이 다니는 것을 보는 즐거움 또한 컸다.

'장롱면허' 아내에게 다이빙 유혹, 안타깝게 포기

셋째 날도 오전에 다이빙을 하러 갔는데, 이때는 아내도 같이 갔다. 아내도 다이빙 자격증은 있지만, 그동안 다이빙을 할 기회가 없었기에 거의 ‘장롱 면허 다이버’다. 장비를 착용하고 아내와 같이 바닷가에서부터 걸어서 들어가는데, 물이 점점 깊어지자 아내는 너무 춥다고 다이빙을 포기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인데, 아무리 오끼나와가 초여름 날씨라지만 수온 23도가 따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할 수 없이 나와 강사만 바다에 들어갔다. 이날 다이빙한 포인트는 그저 깨끗한 바다였고 볼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오끼나와 바다에서 다이빙을 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편, 스쿠버 다이빙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시행하면서 본 결과, 오끼나와도 다이빙 여행을 가기에 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에서 가깝고(비행시간은 2.5시간 내외), 수중환경도 훌륭한 것 같다. 오끼나와 본섬 뿐만 아니라 남서쪽의 케라마 제도 등도 좋은 곳이라고 한다. 다이빙 비용은 필리핀보다 조금 비싼 것 같으나 접근성 등 여러가지를 종합해 보았을때 다이빙 여행을 가기에 적당한 지역으로 생각된다.

오끼나와 다이빙 때부터 Gopro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의 즐거움 시작

한편, 오끼나와 여행 때부터 Gopro 카메라를 사용했다. 호텔 수영장에서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화질도 좋고 사용 편의성이 훌륭했다. 그래서 여행과 다이빙 내내 Gopro 카메라를 사용했고, 저녁에 호텔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영상 편집을 독학으로 배워서 나만의 스쿠버 다이빙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었고, 그 후로는 다이빙을 다녀올 때마다 다이빙 동영상을 편집해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오전 다이빙, 오후 관광 형태의 오끼나와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날 아침에 필자와 아내는 호텔 발코니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빠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오끼나와에 다이빙을 하러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끝)

에필로그...

지난 6개월간 “바다속 10m에서 풍류를 즐기다”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기고했던 내용은 지난 몇 년간 필자가 스쿠버 다이빙 여행을 다녔던 기록으로서, 필자의 소중한 다이빙 기록이며, 스쿠버 다이빙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도 스쿠버 다이빙은 계속할 것입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모아지면 그때 다시 지면에서 뵙겠습니다.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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