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식탁이야기(52)] 만성 코로나 증후군, 자율신경계 불균형으로 인한 귀나 눈 등에 이상 증상
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5.06.07 20:38 ㅣ 수정 : 2025.06.09 07:23
귀 먹먹함·이명·눈 떨림…자율신경 이상이 부르는 감각기관의 이상 신호 탄수화물 줄이기·수분 섭취·요가·호흡 등 일상 속 작은 변화가 치료 열쇠
자율신경계 이상은 두통과 가슴통증, 인지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코로나 발생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고열‧기침 등 급성 증상은 회복됐지만, 일부 환자들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감각 이상을 호소한다. 특히 귀나 눈 등 미세 신경이 집중된 부위에 불편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상당수가 자율신경계 이상과 연관됐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코로나가 단순 호흡기 질환을 넘어 전신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이 이명이다. 코로나에 걸린 후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계속되어 청력 검사를 받아도 명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의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자 중 약 14%가 청각 관련 증상을 경험했으며, 이중 절반이상이 이명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자율신경계는 청각을 포함한 감각 신경과 혈류 조절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 혼란이 생기면 귀에 압박감이나 울림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일부 환자들은 후유증이 계속 발생하는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며 “눈이나 귀를 비롯해 후각이상, 두통, 가슴통증, 인지 저하, 불면증, 우울증 등 다양하며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의 경우, 감염 이후 눈이 뻑뻑해지고 눈꺼풀이 떨리거나, 순간적으로 초점이 흔들리는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안구건조증이라고 넘기기 쉽지만, 일부는 명백한 자율신경계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자율신경계 이상이 눈의 혈류를 조절하는 기능에 영향을 줄 경우 빛에 과민한 반응이나 긴장성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율신경계는 의식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신체 기능, 즉 심장박동, 소화, 땀 분비, 체온 조절 등을 하는 생명 유지의 핵심 시스템이다.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균형을 깨뜨리면서 다양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 감염 자체보다 감염 중이나 후에 동반되는 극심한 스트레스, 면역 반응, 수면 장애 등이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귀나 눈과 같은 민감한 감각기관이 자극을 받게 되면, 불편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쉽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요리는 자율신경계 안정에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 작은 습관 변화가 자율신경 회복의 열쇠…혈당 급변 막는 식습관이 핵심
귀와 눈의 이상 증상은 단순한 감각 문제를 넘어, 자율신경계가 보내는 위험신호일 수 있으므로 평소 운동, 식사, 생활습관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율신경계 회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진 않지만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가 몸 전체의 밸런스를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은 약물 치료 외에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일정 부분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규칙적인 운동과 안정적인 식습관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다. 걷기, 스트레칭, 요가 등 비교적 부담이 적은 활동이 권장된다. 운동 시간은 하루 20~30분, 심박수가 과도하게 오르지 않는 강도에서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요가는 복식호흡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자율신경계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단순한 호흡훈련도 자율신경 안정에 효과적이다. 가령 4-7-8 호흡법이 있다. 즉 코로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숨을 멈춘 뒤, 입으로 8초간 천천히 내쉬는 방식이다. 이를 하루 5회 정도 반복하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자율신경계의 회복을 위해선 식습관도 중요하다. 불규칙한 식사, 폭식, 고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자율신경계의 혼란은 혈당의 급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흰쌀밥, 빵, 국수, 과자 등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불규칙한 식사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전신 피로, 두근거림, 불면 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식사는 가급적 정해진 시간에, 소량씩 규칙적으로 나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당이 많이 함유된 설탕이나 가공식품, 탄산음료 등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자율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카페인, 알코올, 염분 섭취도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자율신경이 불안정할 때는 땀이나 소변으로 수분이 과도하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하루 1.5-2L 이상의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율신경의 회복을 돕는 마그네슘, 오메가-3, 비타민 B군, 트립토판 등의 성분이 풍부한 식품들을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바나나는 트립토판과 비타민 B6가 함유돼 기분을 안정시키고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를 돕는다. 견과류는 신경 전달물질의 기능을 돕는 오메가3와 마그네슘이 풍부해 집중력 저하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연어 등 등푸른 생선은 항염 작용을 통해 자율신경의 과민 반응을 완화한다. 시금치나 브로콜리, 케일 등은 엽산, 마그네슘, 철분이 풍부해 신경계의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준다.
전통적인 발효식품도 좋다. 김치, 된장, 낫또, 요거트 등에 풍부한 유산균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며, 일부에선 신경계 조절 효과까지 보고되고 있다. 한편 녹차에 포함된 테아닌 성분은 부교감신경을 자극,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녹차는 아침 식사 후 오전 시간대에 마실 것을 권장한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