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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러스트벨트' 서울 서남권, 직·주·락 갖춘 '미래 첨단도시'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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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 2024.02.28 05:00 ㅣ 수정 : 2024.02.28 05:00

오세훈 서울시장, 27일 '서남권 대개조 구상' 발표
연내 제도개선·기본계획 수립... 내년부터 단계적 공사 시작
도시 전체 혁신하는 도시대개조 통해 서울 도시경쟁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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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통해 서울 서남권을 준공업지역에서 직주락 미래첨단도시로 탈바꿈하는 '서남권 대개조 구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성현 기자]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직장과 주거,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고루 갖춘 첨단 도시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대표적인 낙후·침체 지역으로 꼽히는 서남권을 미래 첨단도시로 바꾸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놨기 때문이다. 

 

서남권은 지난 1960∼70년대 소비·제조산업 중심지로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어 국가 성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침체한 지역이다.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강서구, 양천구, 관악구, 동작구 등 7개 지역에 여기에 속한다.  서남권은 서울 전체 준공업지역의 82%가 몰려 있는 곳이다. 

 

미국으로 따지면 서남권은 '러스트 벨트'에 해당한다.  러스트 벨트는 ‘러스트(rust·녹슬다)'라는 용어가 암시하듯 경제가 한때 번영했지만 지금은 추락한 곳을 뜻한다. 미국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이끈 제조 산업 벨트인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인디애나 주 등이 대표적 러스트 벨트에 속한다. 

 

서울시는 제조업 중심 지역인 이들 7개 지역을 쾌적한 주거 환경에 여가와 문화, 친환경 요소를 더해 '직(職:직장)·주(住:주거)·락(樂:엔터테인먼트)'이 어우러진 미래 첨단도시로 만들 방침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통해 서울 서남권을 현재 준공업지역에서 직주락 미래첨단도시로 탈바꿈하는 '서남권 대개조 구상'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남권을 지역 단위 도시개조의 신호탄으로 제조업 중심 공간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바꿔 서울의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연내 지구별 제도개선·기본계획 수립 등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공사를 단계적으로 시작해 이르면 2026년부터 서울 시민이 서남권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08년 서남권을 '신(新)경제 거점도시'로 육성하는 '서남권 르네상스를 추진해 변화를 시도했다"며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재생사업 위주의 도시개발로 발전 적기를 놓친 서남권 일대는 건축물 노후화, 기반시설 부족 등 문제가 누적돼 서울 전체 지역 가운데 생활 여건이 가장 열악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서남권 프로젝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남권 대개조를 통해 새로운 도시혁신 패러다임에 나선다. 서남권 대개조는 △산업혁신 △주거혁신 △녹색매력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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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남권 대개조 계획 [자료=서울시 / 표=뉴스투데이]

 

 

■ 산업혁신: 준공업지역·미래 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산업혁신은 준공업지역을 미래 융복합산업 집적지로 바꾸고 인접해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가용부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서울시는 서울 전체 준공업지역의 82%가 집결돼 도시 활용도가 떨어진 서남권을 융복합공간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영등포 등 도심중심 구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산업혁신에는 김포공항의 명칭 변경안도 포함됐다"며 "서울시는 김포공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제업무 노선을 확대하고 명칭을 '서울김포공항'으로 변경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김포공항 명칭 때문에 외국인들은 해당 공항이 서울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명칭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 주거혁신: 노후고밀주택 직·주·락 복합도시로 탈바꿈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 두 번째 어젠다인 주거혁신은 기존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노후고밀주택을 직·주·락 복합도시로 탈바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내 주택단지가 광범위하게 조성된 지역은 주거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 주거지내 부적합 시설 건립을 막아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항공고도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은 지난해 9월 캐나다를 방문해 공항 주변 높이제한을 총괄하는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의장을 만나 조속한 개정을 요청했다.

 

ICAO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의 발전과 증진을 위해 1947년 설립된 UN산하 전문기구다.

 

■ 녹색 매력: 물길·초록길 늘려 '녹색감성도시' 만든다 

 

전 세계적으로도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메가시티' 서울은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역 곳곳 어디에서나 녹지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또한 서울시는 대규모 정비사업을 할 때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방형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남권을 대표하는 간선도로인 국회대로와 서부간서도로의 도로 상부를 비우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지하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마곡지구의 서울식물원과 한강 등을 연결하는 강서구 궁산~증미산 일대 선형 보행·녹지네트워크도 오는 2026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둔치(물가의 언덕)공간이 부족해 수변 활용이 어려운 지역은 뉴욕 리틀아일랜드의 수상 피어파크(Pier Park)와 같은 수상공원으로 바뀔 전망이다.

 

뉴욕 리틀 아일랜드는 허드슨강 기둥 위에 있는 '인공섬' 형태 공원이다. 이 수상공원은 끝부분이 나팔 모양으로 된 280개 콘크리트 기둥으로 이뤄졌다.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이 공원을 디자인 했으며 지난 2017년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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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하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리틀 아일랜드' /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여의도공원 △국립현충원 △관악산공원 등 거점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으로 바꾸고 지역 내 공공시설은 다양한 용도로 복합활용해 부족한 문화공간을 대체한다.

 

특히 서울시는 단일 용도의 노후 공공시설을 시민 체감형 문화공관으로 넓혀 서울 시민이 필요로하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오 시장은 "60~70년대 국가성장을 주도했던 서남권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도시개조 대개조 1탄을 시작으로 권역별 대개조 시리즈가 진행될 것"이라며 "도시공간과 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인프라까지 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도시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대개조의 뜻을 묻는 기자단 질문에 "기존 용도지역을 사실상 해체하는 것"이라며 "도시발전의 걸림돌과 같은 준공업지역인 서남권을 시작으로 도시 기능을 바꿔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은 집 짓는 것 자체에만 몰두해 녹지공간을 배치하는 것을 등한시해 도시 녹지면적이 선진국 도시에 현저히 작다"며 "서울에 산이 많아 녹지가 많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턱없이 부족한 녹지면적을 획기적으로 늘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녹지공간에서 찾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2008년 오 시장이 추진한 '서남권 르네상스'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서남권 르네상스는 낙후된 주거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서남권 대개조는 준공업지역을 해체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의 주요 산업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탈피하고 있어 이제는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건물이 대세"라며 "서울이 과거에는 주거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준공업지역 해체와 주거·문화·여가·녹지공간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shkim@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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