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삼성·LG전자, 85조원 대 글로벌 오디오 시장 공략 가속페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5.09 05:00 ㅣ 수정 : 2025.05.10 07:42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인수
하만, 프리미엄 브랜드 추가 인수로 세계 정상급 오디오 명가로 '우뚝'
LG전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 선봬
LG, 글로벌 뮤지션 윌아이엠과 손잡고 '맞춤형 오디오 사업' 추진
세계 컨슈머 오디오 시장 올해 85조원대...2029년 98조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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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커넥티드카 솔루션(상), LG 엑스붐 시리즈(하) [사진 = 각 사 홈페이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85조원 대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금맥을 캐겠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오디오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년째 멈춘 삼성전자의 대형 기업 M&A(인수합병) 시계는 최근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 이하 하만)을 통한 미국 마시모(Masimo) 오디오사업부 인수로 다시 째깍거리고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이번 M&A는 자동차 오디오 사업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서 LG전자는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과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동안 오디오를 가전제품과 묶어 통합 전략을 펼쳐온 LG전자는 엑스붐 출시를 계기로 독립적인 핵심 사업 영역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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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성전자]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 6일(현지시간)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하만이 품은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B&W)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이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로 오디오 전문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있는 럭셔리 오디오의 대표 브랜드다.

 

하만은 국내에서 전장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이 업체는 애초 미국 오디오 전문기업이었지만 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드카(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차량) 솔루션  △텔레매틱스(차량용 통신 모듈)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JBL을 비롯해 △하만 카돈(Harman Kardon) △AKG △인피니티(Infinity)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등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확보한 하만은 지난해 포터블(휴대용) 오디오에서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기록 했다.

 

이와 함께 하만은 시장 규모가 큰 헤드폰, 무선이어폰에서도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추가 인수한 하만은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하만의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과 합쳐 2025년 608억달러(약 85조원)에서 2029년 700억달러(약 9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하만의 이번 인수는 컨슈머 오디오 사업 확대라기 보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완성차 시장을 살펴보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뛰어넘어 ‘제3의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차량 내에서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듯 테슬라 (Tesla),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세계적인 명차 업체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테슬라는 자체 오디오 엔지니어링 팀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직원 가운데 일부는 오디오 명가 뱅앤올프슨 출신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파트너 업체 버메스터(Burmester)와 하이엔드 홈오디오 수준의 정밀한 사운드 밸런스와 음향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마시모의 바워스앤윌킨스, 하만의 하만 카돈 파트너사 BMW는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실내 정숙성과 오디오 품질을 함께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카오디오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자동차 업체 및 고객에게 브랜드별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과 음향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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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과 손잡고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을 재단장했다. [사진 = LG전자]

 

반면 LG전자는 컨슈머 오디오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1959년 금성사 시절 국내 최초 진공관 라디오 ‘A-501’ 출시를 시작으로 1970~80년대 카세트 플레이어, 컴포넌트 오디오, 홈시어터 등을 통해 국내 오디오 시장을 이끌어온 발자취가 있다.

 

이후 TV, 홈시어터, AV 시스템 등 특정 제품과의 연계해 오디오 사업을 지속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을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에 운영해온 무선 이어폰 브랜드 ‘톤프리’를 ‘LG 엑스붐’에 포함시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몸집을 키웠다.

 

특히 엑스붐에 AI(인공지능) 기술력을 접목시켜 △AI 사운드 분석 △개인 맞춤형 음향 설정 △조명·UX(사용자 경험)과 연결해 오디오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업계 관계자는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이 우수한 음악적 전문성을 기반으로 LG 엑스붐 오디오 제품의 사운드 방향성을 설계하고 음악을 튜닝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Experiential Architect)’을 한 점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지난달 초 개막한 ‘LG 엑스붐 브랜드데이’에서 자사만의 오디오 사업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객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해 맞춤형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LG전자 오디오 사업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출력 음향에만 집중해 이 기능을 선호하는 중남미 시장에 사업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국내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 거대 오디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고객이 좋아하는 사운드, 유명인사의 지원,  LG전자만의 사업 철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판단해 만든 브랜드가 LG 엑스붐이다.  

 

이를 계기로 LG전자는 오디오 사업을 조(兆)단위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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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reepik]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에 따르면 LG전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오디오가 포함된 컨슈머 오디오 시장은 2024년 580억9000만달러(약 81조2853억원)에서 2025년 608억2000만달러(85조1054억원)로 늘어난 후 2029년에는 700억달러(약 97조951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오디오 시장 역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에 힙입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카오디오 시장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이 5.8%로 2030년까지 약 144억달러(97조965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으로 스마트 홈도 급성장하고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 높은 소비 트렌드, 음악 스트리밍·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소비 확산에 힘입어 컨슈머 오디오 시장은 점차 커질 것”이라며 “고품질 사운드와 편리한 기능을 갖춘 무선이어폰 프리미엄 라인업(제푼군) 확대가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장에서도 최근 새로운 차 모델이 출시되면 리뷰어들이 강조하는 대표 기능이 오디오”라며 “앞좌석 디스플레이가 기존 네비게이션 역할을 뛰어넘어 집에서처럼 음악 스트리밍 이용이나 영상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고 디스플레이 설치가 뒷자석까지 확장돼 오디오 수요가 커지고 기술력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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