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화3세 김동선 부사장, 갤러리아 주식 544억 공개매수...책임경영 승부수 통할까

남지유 기자 입력 : 2024.08.29 09:57 ㅣ 수정 : 2024.08.30 06:37

김 부사장, 상장 첫 적자에 사비 들여 3400만주 매수
한화갤러리아 2대 주주 등극...“경영권 강화와는 무관”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 성과...글로벌 매출 상위권 포진
갤러리아 명품관 근처 건물 3채 매입...MZ공간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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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갤러리아]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위기 대응에 본격 나섰다. 최근 한화갤러리아가 상장 후 첫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 상황에 놓이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번 공개 매수는 김 부사장이 본업인 백화점과 추후 진행할 신사업에 대해 책임감과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하반기에도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 부사장이 띄운 승부수가 통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미래비전총괄)은 오는 9월 11일까지 544억원의 개인 자금을 투입해 주식 3400만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그동안 김 부사장은 137회에 걸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왔으나, 대규모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공개매수 이후 김 부사장은 기존 한화갤러리아 지분 2.3%에 17.5%를 더해 19.8%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한화갤러리아의 1대주주는 36.3%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한화다. 

 

김 부사장의 이번 공개 매수는 회사의 실적 부진에 따라 마련한 돌파구 중 하나로 분석된다.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8.3% 줄어들었다. 특히 2분기에는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김 부사장의 승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화갤러리아 측은 김 부사장의 경영승계 강화 목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으며 3형제의 승계구도 역시 ‘방산·태양광’과 ‘금융’, ‘호텔·유통’ 등 세 갈래로 확실히 정리해나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김 부사장은 이미 갤러리아 및 신사업 분야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기에 이번 자사주 매입은 경영권 강화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첫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김 부사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나선 행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이달 초 전략본부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하며 더 큰 책임감을 안게 됐다. 

 

한화갤러리아는 공개 매수를 통해 주가 및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일반적인 책임 경영 수준이라기 보다는 본업과 추후 진행할 신사업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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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왼쪽부터 두번째)이 국내 론칭한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김 부사장은 새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지난해 6월 국내로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현재 국내 4개 매장은 모두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점포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오는 9월 경기 분당 판교에도 신규 매장이 생길 예정이다. 2028년까지 국내에 15개의 점포를 여는 게 김 부사장의 목표다. 

 

워터밤 축제도 김 부사장의 또다른 성과로 꼽힌다. 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설악에서 ‘워터밤 속초 2024’를 성료했다. 권은비 등 인기 연예인이 총출동했으며, 약 1만5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관광객 유입 및 고용 효과 등을 고려하면 1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본업인 백화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안이 최근 마련됐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EAST) 근처 3채의 건물 및 토지를 매입하면서다. 김 부사장은 이곳을 ‘MZ세대 특화 공간’으로 만들어 새로운 랜드마크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명품 위주의 매장에서 MZ 세대를 포함, 모든 연령대가 방문하기 쉬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김 부사장의 구상이다. 이와 함께 기존 백화점 고객층의 편의를 확대하면서 백화점 실적도 덩달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백화점 주변 신축 공간을 통해 고객 층을 MZ세대까지 포함시키며 다양화할 수 있다”며 “향후 본업인 백화점뿐 아니라 파이브가이즈 등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도 함께 성장하는 ‘투트랙 성장’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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