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인니·태국 등 동남아 정조준…K인뱅 글로벌 확장 주목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24 08:24 ㅣ 수정 : 2025.04.24 08:24

카카오뱅크, 인니·태국 연달아 진출
카카오톡 없는 시장서 기술로 승부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카카오뱅크가 동남아 디지털 금융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며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중심으로, 국내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해외 진출에 나선 사례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태국판 인터넷은행이라 할 수 있는 가상은행 인가 신청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앞세운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디지털 금융 역량만으로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인도네시아와 태국 중심의 단계적 확장

 

카카오뱅크는 2022년 인도네시아 IT기업 엠텍(EMTEK) 그룹과 손잡고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지분을 투자하고, 금융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상품, 서비스, UI, UX 등 전반에 걸쳐 자문을 제공하며 한국식 디지털 금융 운영 모델을 현지에 이식해왔다. 슈퍼뱅크는 2024년 기준 고객 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9월에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 중국 인터넷은행 위뱅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인가를 신청했으며, 인가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태국에 진출한 한국 은행은 모두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인가가 승인되면 카카오뱅크는 태국에서 처음으로 정식 영업권을 보유한 한국계 인터넷은행이 된다.

 

■ 현지 수요와 맞닿은 전략…포용금융 경험으로 대응

 

카카오뱅크가 진출을 추진 중인 동남아 시장은 은행 접근성은 낮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은 지역으로,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태국은 한국 은행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장이지만, 현지 금융지주사 SCBX의 러브콜을 계기로 카카오뱅크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주축으로, 신용카드사와 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메이저 금융지주사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인도차이나 국가에도 이미 진출한 경험이 있어, 동남아 전반에서의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태국 중앙은행은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태국 최초로 가상은행 인가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육성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국내에서 강점을 보여온 포용금융 전략과도 맞물린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23년과 2024년 연속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공급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소상공인 대출 역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 전략적 차별화…지분투자 넘어 ‘직접 운영 참여’

 

기존 시중은행들이 주로 지점 설립, 현지 은행 인수 또는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자본 기반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해온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운영 모델과 플랫폼 노하우를 현지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단순 지분 투자에 그쳤던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와 달리, 인프라 구축과 상품 기획·출시까지 직접 개입하는 구조로 운영 범위를 확장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태국 현지 진출을 위해 디지털뱅크 서비스 기획자, 글로벌 백엔드 개발자, 모바일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직무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력 채용 절차도 진행 중이다.

 

■ 국내 인터넷은행 글로벌 확장의 첫 사례…K-인터넷은행 수출 시험대

 

카카오뱅크의 동남아 진출은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최초로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사례다. 아울러 카카오톡이라는 브랜드 파워 없이, 기술력과 설계 중심의 금융 모델만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실험이자 도전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시장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왓츠앱, 태국에서는 라인이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생태계에 대한 의존 없이, 자체 플랫폼의 설계력과 기술력, 사용자 경험(UX)을 앞세운 독립적인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현재까지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이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전무하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이번 행보가 향후 한국 디지털 금융 모델의 수출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태국 시장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