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매출 11조 ‘분기 최대’ 경신...독주 체제 이어가나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쿠팡이 올해 1분기 글로벌 사업 확대와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G마켓·알리익스프레스 합작법인 출범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출시 등 다양한 시장 변수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도 쿠팡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기준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531억원·4000만 달러)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화 기준 매출도 11조4876억원(79억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9조4505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분기 최대 매출로 기존 최대 분기 원화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1조1139억원(79억6500만 달러)이다.

1분기 실적의 핵심 견인 요인은 글로벌 신사업의 성장이다. 파페치·대만·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10억3800만 달러)은 원화 기준 1조5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시장에 투자를 지속할수록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대만 고객들의 재방문 빈도와 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을 비롯해 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의 매출도 9조97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340만 명으로 전년 동기(2150만명)와 비교해 9% 증가했다. 활성고객당 매출은 원화기준 42만7080원으로 집계됐다.
로켓배송 내 신규 카테고리에서 상품군을 다변화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쿠팡은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에스티 로더 등 기존 브랜드에 키엘과 돌체 앤 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를 추가했다. 일반 로켓배송에도 스와로브스키와 컨버스 등 인기 브랜드가 입점했다.
김 의장은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하는 등 고객 참여가 활발해졌다”면서 “상품군을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하는데 투자하면, 고객의 리테일 지출이 늘고, 이는 다시 상품군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의 로켓배송을 가능케 한 로켓그로스 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는 셀러를 위해 보관, 포장, 배송, 반품을 처리하면서 수만개 소규모 업체에 성공을 위한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쿠팡의 지속적인 성장 배경으로 지난 수년간 약 10조 원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 투자를 꼽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쿠팡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이라는 차별화된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고객 충성도와 재구매율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주문과 동시에 당일 또는 다음 날 도착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품질은 국내 타 이커머스 업체와의 뚜렷한 차별점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올해 쿠팡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거세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합작법인 출범을 추진 중이며, 네이버는 지난 3월 신규 쇼핑 앱 ‘플러스스토어’를 출시했다.
김 교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고객 기반이 탄탄한 G마켓의 협력은 쿠팡에 일정 부분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일부 고객 이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또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쿠팡과 네이버 간 커머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쿠팡은 ‘고객 경험’ 중심의 물류 품질, 단순 구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확장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단기적인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탄탄한 성장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 속도, 신뢰성, 서비스 품질이 종합적으로 경쟁 우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쿠팡을 찾는 이유는 가격 외에도 빠른 배송을 포함한 편리한 서비스에 있다”면서 “이커머스는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매출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마트나 백화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쿠팡의 성장 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