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고친다 ②] 대장·항문질환 ‘전문병원’의 고도화된 시스템에 맡겨야<서울송도병원>
국내 치핵 환자 60만 명…창피해 병원 못 가는 사람들 많아
서울송도병원, 대장항문질환 관련 다양한 질병 전문성 확보
‘의료 개혁’ 대학병원 체질 개선 중 전문병원 필요성 대두
황도연 병원장 “국내 최고 병원 자부, 글로벌리더로 도약”
국내 의료 시스템이 의정 갈등 여파로 ‘울며 겨자 먹기 식’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환자는 다양한 의료정보가 있어야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다양한 의료정보 제공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에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또 국내 의료 시스템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항문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은 치핵이다. 흔히 치질이라고 불리는 질환으로 항문 주위 정맥이 부풀어 올라 발생한다. 이 치핵이 발생하면 정맥류(정맥이 확장되고 굽이치며 부풀어 오르는 질환)처럼 혈관이 확장되면서 항문 내부나 외부에 덩어리(치핵)가 생기고 통증과 출혈, 가려움, 탈출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지난 2016년 통계 이래 우리나라 국민 60만 명 이상이 치핵 환자다. 주로 40~50대에 발병하며 앉아 있는 시간이 길거나 운동 부족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치핵이 체내에 있을 경우 문제될 게 없는데 이것이 커져서 밖으로 돌출될 경우 치료를 받아야 된다.
어린아이의 경우 치핵이 잘 발병하지 않으며 50대 50% 이상이 치핵 환자다. 즉 노화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또 대변을 보는 횟수가 많고 좌변기에 긴 시간 앉아 있으면 치핵에 걸리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20일 <뉴스투데이>는 황도연 서울송도병원 병원장을 만나 항문 질환과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또 대장·항문 전문병원이 국내 의료시스템에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 항문은 예민한 기관,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 받아야
황 원장은 치핵의 원인에 대해 “항문 쿠션이 빠져나와 발생한다는 가설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 “쿠션이 왜 빠졌는지가 중요한데, 이를 지지하고 있는 섬유들이 느슨해지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핵 치료법은 크게 4가지로 △보전적치료 △약물치료 △비수술치료 △수술 등이다. 보전적치료의 경우 민간요법에 해당하는데 좌욕과 식이섬유 섭취가 대표적이다. 약물치료는 치핵이 체내에 있을 때 증상 완화 및 진행 억제를 위해서 사용된다.
치핵의 증상 정도에 따라 1도~4도까지 분류된다. 3도 치핵의 경우 지지 섬유들이 항문 쿠션을 잡아주지 못할 때 분류된다. 이럴 경우 수술을 통해 치핵을 떼어내거나 꿰매 체내에 고정시키는 등의 방법을 선택한다. 즉 치핵이 항문을 통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환자마다 항문이 다르다. 또 대변과 관련 있기 때문에 항문이 받는 압박과 여러 가지 염증 등에 취약하다. 때문에 항문 질환과 관련해 수술하게 된다면 예후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황 원장은 “항문은 배설욕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예민한 부위라 경험 있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합병증도 없이 예후가 좋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치핵과 같은 질병을 환자들이 민간요법으로 다스리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치센’과 같은 말초동맥순환장애개선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또 치핵은 의사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 많다. 하지만 이 의약품을 복용한다고 해서 치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사와 상의해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 원장은 민간요법 중 가장 경계하는 것은 “한의원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의사들은 항문과 관련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으며 양방에서 효과 없다고 판단돼 오래전부터 사용하지 않은 치료법들을 쓰고 있다.
황 원장은 “한의학과에서 배우는 해부학이란 혈자리만 보는 수준”이라면서 “양방 의사들은 체계적으로 해부학을 배웠으며 항문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전문의들은 따로 골반 부분의 공부를 더 했기 때문에 의학적 지식이 뛰어나다”라고 강조했다.
치핵 예방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변기 위에 앉아 있는 것을 피해야 된다는 게 황 원장의 조언이다. 배변 시 항문에 전달되는 압력도 세고 무엇보다도 상반신의 무게가 짓누르기 때문에 치핵이 이탈될 가능성이 크다.
■ 서울송도병원, 대장‧항문 관련 글로벌 선도 의료기관으로의 역할
서울송도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대장·항문 전문병원이다. 항문 질환과 대장암, 암 면역, 소화기 내시경 등이 특화 진료 분야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울송도병원이 최수준급 의료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내과와 가정의학과, 안과, 치과 등의 진료도 보고 있다.
서울송도병원은 송도병원이란 이름으로 지난 1987년에 청량리에 30병상 규모로 개원했고 2011년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3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울송도병원이 집중한 것은 대장·항문 분야 치료법 고도화다.
이를 위해 서울송도병원은 대장·항문 분야 모든 진료를 세부적으로 나눴다. 각각 전문의들이 내시경만 보거나, 대장암 수술만 하거나, 항문 질환만 치료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분화 했다. 그 결과 각 분야마다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게 됐다.
황 원장은 “직장탈출증의 경우 수술법이 100여 가지만, 다른 병원은 어떤 방법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표본이 없다”라면서 “우리 병원은 이를 특화시키 위해 직장탈출증을 의사 한 명이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병원은 1년에 150명씩 총 8000명의 직장탈출증 환자를 수술에 성공한 경험이 있지만, 다른 병원은 사례가 매우 적다”라고 강조했다.
황 원장의 경우 서울송도병원에서 복합 치루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복합 치루는 내외 괄약근을 깊숙이 관통하거나, 다발성 통로와 누공이 있기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 또 수술하다가 괄약근이 손상되면 변실금(대변을 참지 못하는 상태)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황 원장은 “전문의 개개인이 특화된 분야에서 쌓아온 치료력으로 대장·항문 관련 질환에 적합한 수술법을 결정 내려 줄 수 있으며 우리나라 치료 표준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료 시스템이 큰 변화를 맞으면서 대학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 및 관리 위주로 바뀌고 있다. 항문 질환 수술 같은 것들은 이제 대학병원의 몫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병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황 원장은 “대학병원에 비해 전문병원은 항문 질환 관련 수술을 압도적으로 많이 한다”라면서 “대학병원은 암 수술과 같은 중증 질환 같은 경우만 중요하게 여기지 항문 질환은 멸시하는 경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송도병원은 최신의 의료 장비를 통해 고도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현미경을 활용한 치루 수술이다. 고배율 현미경 수술은 척추 분야에서만 사용했는데 서울송도병원은 치루 수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수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경우 다양한 진료 과들이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채산성에서 맞아떨어진다. 이에 비해 전문병원이 수술 로봇을 도입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다. 서울송도병원은 고도화된 수술이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술용 로봇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황 원장은 “한때 미국이나 영국에서 잘나갔던 대장·항문 전문병원들이 있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옛 명성만 남았다”라면서 “서울송도병원은 이 같은 전처를 밟지 않고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 송도국제치루학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송도병원이 대장·항문 관련 최고의 전문병원이라 자부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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