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236] 박보영의 삼다수 vs 40살의 백산수, 물 불 안가리는 물의 전쟁; 누가 누가 더 깨끗한가?
신재훈 입력 : 2025.05.14 05:15 ㅣ 수정 : 2025.05.14 05:15
좋은 모델 좋은 광고지만 남는 아쉬움…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삼다수와 백산수간의 양보 없는 물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백산수가 전지현에서 박서준으로 다시 임시완으로 모델이 바뀌는 동안에도 아이유를 계속 모델로 활용했던 삼다수가 박보영을 새로운 모델로 캐스팅했다.
박보영이 모델로 등장하는 첫 광고다.
[제주삼다수 2025 TVCF _ 봄 인사 편]
노란 유채 꽃밭과 한라산이 어우러진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보인다
유채꽃 사이로 박보영이 꽃향기를 맡으며 걸어 다닌다
박보영 : 으~음 좋다
언덕에서 사람들이 박보영에게 손을 흔들며 “좋아마시”를 외치며 인사한다
바닷가 버스정류장에 모여 있는 학생들도 박보영에게 손을 흔들며 “좋아마시”를 외치며 인사한다
항구를 떠나는 배 위의 어부들도 박보영에게 손을 흔들며 “좋아마시”를 외치며 인사한다
(자막) ‘좋아마시’는 제주도 방언으로 ‘좋아요’라는 뜻입니다
박보영 : (어부들에게 인사하며) 저두요~ 좋아마시
(삼다수를 마시며) 다들 나처럼 ‘좋아마시’는구나
믿으니까 삼다수 좋아마심
(자막) 우리가 믿는 물 제주 삼다수
박보영과 만나는 제주의 이웃들이 ‘좋아요’를 뜻하는 제주 방언 ‘좋아마시’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광고의 참신성(Originality)을 높였고 제주 방언을 광고에 그대로 사용한 것은 친근감을 높이며 동시에 삼다수와 제주의 연관성(Relevance)을 강화한다.
좋다는 뜻의 ‘좋아마시’로 시작해서 좋아서 마신다는 의미의 “좋아마심”으로 마무리된 메시지 또한 그 브랜드를 구매(사용)해야 하는 이유인 RtoB(Reason to Buy)를 담고 있는 절묘한 카피다.
영상 측면에서도 삼다수의 핵심자산인 “제주”를 강화하기 위해 제주의 가장 아름답고 대표적인 모습인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줄기 그리고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편안하게 솟아 있는 한라산을 담은 풍경을 시작으로 제주의 다양한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주며 광고의 임팩트(Impact)를 높였다.
물론 과거 모든 삼다수 광고 역시 제주도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그러나 과거 광고에서 활용된 제주가 촬영 장소가 제주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잘 알려진 명소를 중심으로 또한 모델을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배경에 가까웠었다면 새로 온에어 된 광고에서는 학생, 마을 주민, 어부 등 제주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 제주에 놀러 온 외지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 사람 사는 제주, 사람들과 어우러진 사람 맛 나는 제주를 담아내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 광고는 Creativity를 평가하는 주요 항목인 R.O.I. 즉, 연관성(Relevance), 참신성(Originality), 임팩트(Impact) 측면에서 매우 잘 만든 광고다. 모델 캐스팅측면에서도 맑고 깨끗함 그 자체인 박보영은 누가 봐도 맑고 깨끗한 제주 삼다수를 떠올리게 하는 탁월한 선택이다.
광고를 평가하는 모든 기준과 항목에서 새로 온에어 된 삼다수 광고는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모델 캐스팅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은 남는다.
최근 화제가 된 제주도를 배경으로 절경과 사투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폭삭 속았수다”와 콜라보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콜라보까지는 아니어도 드라마 온에어 시기와 광고 온에어 시기를 고려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모델 캐스팅에 대해 조금 더 폭넓게 합목적적으로 생각 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 말이다.
드라마 배경도 제주 광고 배경도 제주, 드라마에서도 제주 사투리를 쓰고(사실 드라마는 제목에서도 대놓고 “폭싹 속았수다”라는 제주 방언을 썼고 드라마 내내 주요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사투리로 이루어짐) 광고에서도 제주 사투리를 쓰고, 드라마에도 아이유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광고에서도 아이유가 나왔다면 소비자의 인식속에 강력하게 자리잡은 [삼다수 = 제주 = 광고 모델 아이유 = 제주 방언(폭싹 속았수다, 좋아마시) = 드라마] 라는 이미지를 활용해 환상적 시너지, 다시 말해 대박을 이루지 않았을까?
물론 이러한 아쉬움이 남는 이유가 광고 외적 요인들, 즉 광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단지 삼다수 모델이었던 아이유가 이런저런 이유로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고, 공교롭게도 그 드라마가 제주를 배경으로 사투리를 쓰는 스토리고, 운 좋게도 그 드라마가 대박을 쳤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