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한화시스템 사들인 外人…MSCI 편입 기대주 ‘들썩’
외국인, 삼양식품·한화시스템 대거 매수
MCSI 편입 요건 충족…선제 대응인 듯
LIG넥스원·레인보우로보틱스 등도 후보군
엔씨소프트·에코프로머티 편출 우려 고조
편입 시 수천억 자금 유입·편출 시 수급 부담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오는 14일 발표될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5월 정기 리뷰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양식품과 한화시스템에 선제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지수 편입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주가와 수급이 빠르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1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1일부터 5월 12일까지 28거래일간 삼양식품을 769억원, 한화시스템을 2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에서는 9741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시장에서는 호실적과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실제로 MSCI 5월 정기 리뷰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삼성·신한투자·유안타·하나·한화투자·NH투자증권) 모두 두 종목을 이번 MSCI 지수 편입 유력 후보로 지목했다.
MSCI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로, 편입 시 수천억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지수 편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종목에는 사전에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정기 리뷰는 4월 16~30일 사이 무작위로 선정된 기준일을 바탕으로 진행되며, 시장에서는 지수 신규 편입을 위한 시가총액 기준선을 약 6조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월 30일 리밸런싱 이후 4월 말까지 주가가 27.7% 상승하며, 2월 정기 리뷰 기준일 당시 평균 4조8190억원이던 시총이 이번 기준일에 7조원대로 급등했다. 삼양식품 역시 같은 기간 12.8% 상승해 시총이 평균 5조3648억원에서 7조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두 종목은 일찍이 유동 시총 허들도 넘어섰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과거 외국인은 MSCI 리뷰 전에 미리 편입 예상 종목군에 대한 매수세를 보인 사례가 존재한다”며 “두 종목 모두 4월 15일 종가 기준으로 이미 시가총액 허들을 10% 이상 넘겨 무난한 편입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MSCI 한국 스몰캡에서 스탠다드로 이동하기 위한 편입 기준점을 10% 이상 상회한 만큼 안정적인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순위 편입 후보로는 LIG넥스원이 거론된다. 증권사 6곳 모두 후보로 언급했지만, 기준일 시점에 따라 편입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16일과 17일을 기준으로 시총이 약 1% 부족해 편입 확률은 40%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4월 16일 기준) 최근 3개월간 MSCI 한국 지수는 선진국 지수 대비 6%포인트 이상 아웃퍼폼하고 있어 종목 수는 기존 81개에서 83~84개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 가정으로는 추가 편입 가능성이 있고, 만약 종목 수 증가가 없다면 8월 예상 종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외에 레인보우로보틱스와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마린솔루션 등도 편입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하나·신한투자증권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HD현대미포를, 삼성증권은 이들과 함께 HD현대마린솔루션을 후보군에 포함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이후 경과 기간이 짧아 이번보다는 8월 정기 리뷰에서의 편입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에코프로머티 등은 편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종목 모두 2월 리밸런싱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 MSCI 편입 커트라인으로 추정되는 시총 4조1800억원을 하회하고 있다.
LG이노텍과 SKC, CJ제일제당, 에코프로 등도 편출 후보군에 거론된다. 이중 LG이노텍은 기준일 시점에 따라 편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경계선 종목’으로 분류된다. 삼성증권이 분석한 결과 4월 16일 주가 기준에서는 편출이, 17일 기준에서는 편출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MSCI 지수는 편입 시 수천억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편출될 경우에는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공매도 재개 이후 수급 구조 변화로 인해 편출 종목의 주가 낙폭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 종목이 시장 예상보다 많을 경우 수급 충격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예상되는 패시브 자금의 유출 대비 거래대금이 적은 종목의 주가 충격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승격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이르면 다음 달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경우 최대 75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MSCI 승격을 국정과제로 삼고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병행 추진해 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외신 간담회에서 “MSCI가 지적한 미흡 요소에 대해 꾸준히 개선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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