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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수주전은 옛말…대형 사업장도 '무혈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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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5.27 06:45 ㅣ 수정 : 2025.05.27 06:45

현대건설, '개포주공6·7'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도정 1위 삼성물산도 올해 대부분 '단독' 수주
"수주 확실하지 않은 이상 경쟁 피하는게 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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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Chat GPT]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서울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설사 간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천정부지로 솟은 원자재 값과 인건비로 공사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  막대한 홍보 비용과 인력 투입까지 감수해야 하는 '출혈 경쟁'은 이겨도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6일 개포주공6·7단지 재정비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4일 총회를 통해 단독입찰한 우선협상 대상자 현대건설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개포주공6·7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일원 11만 6682㎡ 부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21개 동, 총 269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조 5138억원 규모다.

 

올해 서울 재건축 시장은 수의계약을 통한 시공사 선정이 유난히 잦았다. 4544억원 규모의 송파의 대림가락아파트를 포함해 △서초 삼호가든5차(2369억원) △송파 한양3차(2595억원) △강서 방화6구역(2416억원) 등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주한 대부분의 사업장이 단독입찰을 통한 계약이었다. 

 

개포주공외 다른 조 단위 사업장도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GS건설과의 수의계약이 점쳐지는 송파 잠실우성 1·2·3차 역시 사업비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출혈이 불가피한 경쟁은 되도록 피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경쟁이 붙게 되면 인력을 포함한 리소스를 투여하는 것도 그렇고 홍보와 주택 부문에서 추진하는 것들 또한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피하려 한다"며 "수주를 위한 경쟁이 펼쳐지면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모든 과정이 전부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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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6·7단지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금액이 늘어나며 건설사들은 최대한 지출을 자제하려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말에 이달 1일부터 철근 기준가격을 t당 91만8000원(2만6000원↑)으로 고시했다. 이에 GS건설을 비롯한 롯데건설 등 10여개 건설사는 현대제철의 철근 가격 인상에 반발하며 본사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대한건설협회의 '2025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임금은 직전 반기에 비해 0.63% 상승했으며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1.93% 올랐다. 

 

이같은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은 곧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27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3월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말 130.12였던 지수는 131.23까지 상승했다. 

 

조합들의 상위 건설사 선호 양상이 짙어지는 것 또한 수주 경쟁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입점시키면 향후 높은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조합은 큰 회사가 입찰에 참여하길 원한다. 중견 건설사로써는 패색이 짙은 싸움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실제 지난해 부동산R114가 36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위는 △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 2위 삼성물산 '래미안' △ 3위 GS건설 '자이' 등 시평 10순위권의 건설사들의 브랜드가 상위권에 전면 포진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경쟁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몇몇 단지의 경우 특정 건설사들이 오래전부터 물밑 작업을 진행해 온 곳들이 있다"며 "그런 단지들은 해당 건설사와 조합 집행부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입찰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초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과 맞붙었던 현대건설의 경우 홍보관에만 수십억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며 "그런 상황에서 경쟁에서까지 패배하게 될 경우 기업의 이미지에 미치는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hkim@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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