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한화그룹, 오스탈 지분 인수 승인 얻고 美 조선·방산 공략 '가속페달'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6.12 05:00 ㅣ 수정 : 2025.06.12 07:15

한화 濠 오스탈 지분 인수 신청에 美 ‘100%’로 화답
지난해 인수 좌절 후 선회한 지분 인수 전략 순항
美 필리조선소에 오스탈 인프라 결합한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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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방산 시장 진출 교두보로 여겨지는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인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아직 호주 정부 승인 과정이 남아있지만 우방국인 미국 정부 승인이 이뤄진 만큼 오스탈 인수전(戰)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 한화, 오스탈 인수 재도전 순항...美 정부 승인 배경에는 ‘굳건한 신뢰’ 

 

12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최근 한화그룹이 신청한 오스탈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

 

앞서 지난 3월 장외거래로 오스탈 지분 9.9%를 확보한 한화그룹은 지분율을 19.9%까지 늘리기 위해 미국 정부에 이 같은 신청을 넣었다. 

 

주목할 점은 미국 정부가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 인수 허용 범위를 최대 100%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 안보 우려가 없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한화그룹이 오스탈을 품는 데 산업·안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한화그룹이 그동안 조선·방산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더해 미국 정부와 쌓은 신뢰 관계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화글로벌디펜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방산 3사 통합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에도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지만 오스탈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에는 약 10억 달러(약 1조3739억원)가 투입된 인수합병(M&A)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점진적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현재 오스탈의 1대 주주는 타타랑벤처스(17.1%)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오스탈 지분 19.9%를 확보하면 단숨에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한화그룹은 오스탈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사회 합류를 통한 경영 참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 최종 관문은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이다. 아직 FIRB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우방국 미국의 이번 결정이 한화그룹 오스탈 인수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스탈은 패디 그레그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공시를 통해 “현재 CFIUS에 서면 확인을 요청하고 있으며 정보를 받은 뒤 주주들에게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오스탈은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돼 있어 FIRB와 호주 재무부 장관 결정에 따라 외국인 지분 소유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가 아직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우방국 스탠스를 보면 (인수)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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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 제공=한화그룹]

 

■ 美 조선·방산 영토 확대 탄력 받나...‘시너지 제고’ 기대감 커져 

 

오스탈은 글로벌 선박·특수선 건조 업체다. 특히 오스탈은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소형 수상함(LCS)과 군수지원함(EPF) 등을 공급하는 4대 업체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알렸다.

 

오스탈 본사는 호주에 있지만 미국 앨라배마주(州) 모바일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주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조선 및 방산 시장 진출 거점을 확보했다. 다만 필리조선소는 아직 상선 위주의 소규모 조선소이기 때문에 군함 건조 역량을 확보하려면 인프라를 대거 확충해야 한다. 

 

이는 한화그룹이 오스탈 인수에 적극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한화그룹의 상선·함정 건조 능력 및 미국 정부·해군과의 네트워크에 현지 조선소 인프라를 보유한 오스탈까지 품으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한화그룹 조선 계열사 한화오션은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으로부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그룹으로서는 오스탈 인수가 MRO를 넘어 미군 함정 건조까지 노릴 수 있는 지름길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동관(42· 사진) 한화그룹 부회장도 오스탈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필리조선소를 연이어 인수해 한화그룹의 조선·방산 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오스탈 인수 역시 김 부회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 사업 외에 호주 오스탈 인수를 통한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라며 “한화그룹이 오스탈 인수에 성공하면 한국과 미국 조선소에서 군함을 건조해 미 해군이 원하는 군함 생산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쌓아온 조선 기술 및 운영 시스템과 미국 방산 산업이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동맹국의 조선·방산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조선 사업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시켜 양사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한화그룹은 미국과 호주 방산 시장에서 공동 사업을 늘리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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