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에도 중기대출 증가세 둔화…시중은행 ‘대기업 위주’ 여전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6.06 07:22 ㅣ 수정 : 2025.06.07 07:30

한은, 금중대 금리 1%로 0.25%p 인하
기업은행은 중기대출 연간 목표치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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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기업대출 상담창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중소기업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출은 여전히 대기업 중심으로 집행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이하 금중대) 금리를 인하하며 중소기업 자금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금중대 금리를 연 1.2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금중대는 한은이 시중은행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해 실물경제로의 유동성을 촉진하는 정책 수단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조달 비용을 낮춰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수출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신 흐름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기업 대출은 6조2757억원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은 1조4383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자본여력과 무관하게 리스크 부담이 낮은 여신에 우선순위를 두는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자본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은행의 평균 핵심 자기자본비율(CET1)은 13.2%로, BIS 규제 기준인 8%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은행들이 핵심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적은 여신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은행 건전성 규제 관점에서의 기업대출 확대 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대기업 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의 RWA 비율은 낮지만, 가계대출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대출이 자본비율에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중치가 적용돼 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정책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52조4936억원으로, 전체 은행권 중기 대출의 24.18%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대비 6조5000억원가량 늘었으며, 5월 말까지의 순증액은 9조7000억원에 달해 연간 목표치인 12조원에 근접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책금융 수요가 클 때에는 목표를 초과해서라도 중기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 대출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체율 등 리스크 지표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6%로 전년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중소법인은 0.80%, 개인사업자는 0.7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41%, 주택담보대출은 0.29%에 그쳐, 중소기업 부문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실채권 비율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분기 전체 은행권 중소기업 부실채권 비율은 0.89%, 중소법인은 1.08%, 개인사업자는 0.60%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은행은 1.34%를 기록해, 은행권 평균(0.59%)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 전략은 자본비율 관리와 직결돼 단기적인 정책자금만으로 방향을 바꾸긴 어렵다”며 “보증 확대나 규제 부담 완화처럼, 은행 입장에서 여신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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