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유럽 자동차 메이저, 중국 전기차에 대응해 e-퓨얼 및 저가형 전기차 등 다양한 전략 추진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6.16 00:30 ㅣ 수정 : 2025.06.17 01:11
[기사요약]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메이저, e-퓨얼(전기 기반 연료)과 저가형 전기차 동시 추진 GM이나 토요타 등 메이저들도 전기차 전환 숨고르기 중 현대차그룹, 내연차와 하이브리드는 물론 전기차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 보유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제재를 글로벌 탑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르노는 중국 저가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2만5천유로 정도의 소형 전기차 5 E-Tech를 선보였다. [출처=르노]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BYD 등 중국의 전기차가 저가격을 무기로 유럽을 무차별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서 EU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최대 38.1%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독일 메이저들은 중국의 보복에 따른 중국 시장 점유율 감소를 우려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폭스바겐의 매출은 40% 이상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BMW CEO 올리버 집세는 보호무역 정책은 국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 유럽 자동차 메이저, 중국의 시장을 고려하여 대응 관세보다는 e-퓨얼과 저가형 전기차 등 다양한 전략 추진 중
중국의 저가격 전기차에 맞서기 위한 유럽 자동차 메이저들의 전략은 우선 3만유로 이하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르노가 2025년 출시한 르노 5 E-Tech의 경우 2만5천유로 수준으로 프랑스 북부 공장에서 자동화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폭스바겐의 경우 2026년 LFP 배터리를 장착한 2만5천유로 정도의 ID.2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EU의 고관세 회피 및 물류비 절감을 위해 유럽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BYD의 헝가리 공장 진출에 자극받아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스페인에서 립모터(Leapmotor)와 합작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BMW는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 6세대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노스볼트는 2027년까지 LFP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리드 전략의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완전한 전기차 전환으로의 속도 조절을 위해 당분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V8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GT 63 S E Performance 출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볼보의 경우 2030년까지 PHEV 비중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V8 엔진을 장착한 벤츠의 고가 하이브리드차 AMG GT 63 S E Performance [출처=탑기어]
EU 차원에서도 2035년 내연기관 금지에 맞춰 유연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EU 그린 딜은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 역량을 글로벌 수요 25% 점유 목표로 확대 지원하고 있으며 2025~2027년 기간 중 탄소배출량 평균화 허용으로 OEM 전환의 부담을 완화해 주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취약한 부분인 고가 차량에서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BMW는 Neue Klasse 플랫폼 기반의 고성능 전기차 i7 및 iX3 등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벤츠는 EOS와 EQE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자율주행 성능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및 고객 경험 강조를 위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및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데 폭스바겐은 CARIAD 소프트웨어 부문 재편으로 차별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르노의 경우 Software République 컨소시엄을 통해 차량 클라우드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CO2와 수소를 결합한 e-퓨얼을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벤츠의 경우 지난해 e-퓨얼의 개발 포기를 선언한 바 있으나 폭스바겐은 여전히 개발 중이며 BMW의 경우 e-퓨얼과 수소내연기관차를 병행 개발하고 있다.
[출처=lasexta, Porsche]
유럽 자동차 메이저들은 이렇듯 가격경쟁력 확보, 기술 혁신 및 정책지원 등을 활용해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고 있는데 저가 모델의 생산 효율성 개선, 배터리 원자재 확보 및 중국의 신속한 시장 적응력 대응 등 과제는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다.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이 12%를 넘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럽 자동차 메이저들은 생존을 위한 전략적 협업과 EU 및 각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 GM 등 미국 메이저는 PHEV 강화를, 토요타는 BEV와 수소 내연기관 병행
한편 GM의 경우 2027년 북미 시장에 1.5리터 터보엔진과 188마력 전기모터를 장착한 쉐보레 이쿼넉스 PHEV를 출시할 예정인데, 미국 환경보호청의 2027~3032년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해서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면서 PHEV를 과도기적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옥수수 등 바이오연료 혼합비율 15% 상향 조치에 대응해 Valero Energy와 협력하여 재생디젤 생산량을 2025년 3억갤런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토요타가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출시한 SUV 전기차 Urban Cruise BEV [출처=토요타 유럽법인]
토요타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2025~2026년 bZ4X, Urban Cruiser BEV 및 C-HR+ 등 9종의 신형 BEV 출시를 추진하면서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통해 주행거리 1000km 달성을 목표하고 있으며 2025년 켄터키 공장에서 3열 SUV 전기차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소내연기관 기술 개발을 위해 5.0 V8 수소엔진을 개발하고 2026년 이후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중대형 트럭에 탑재해 유럽 및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만에 설치된 수소생산‧전력공급 복합 설비를 활용해 1일 1.2톤 수소생산 및 2.3MW 전력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여러 관련 기업들과 공동으로 수소 충전 인프라 표준 개발을 통한 글로벌 호환성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 주요 자동차 메이저들의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전략 >
주 1) ◎는 집중 투자, ○는 부분 투자, △는 투자 유보 또는 축소를 의미; 2) EREV는 내연기관은 발전 전담, 주행은 전기모터로 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EV [출처=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 현대차그룹, 트럼프의 고관세 전략과 유럽에서의 중국 전기차 대응 등 과제 상존
이렇듯 유럽의 자동차 메이저들은 e-퓨얼에 기반한 내연기관차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면서 저가형 전기차 개발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고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트럼프의 고관세 전략에 힘입어 PHEV 모델의 다양화 등으로 자동차 시장을 방어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및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전방위적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제고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준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 [출처=현대자동차]
글로벌 전기차 전환의 과정에서 중국 전기차의 무차별적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맞서서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메이저들이 상대적으로 전기차 생산 기반이 취약한 점을 고려해 숨고르기를 하는 와중에 테슬라를 바짝 뒤쫓을 정도로 전기차 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전기차 경쟁력 강화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점유율 고수라는 이중의 과제를 전방위적 전략 추진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취임과 거의 동시에 기존의 미국 생산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발표함으로써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무쪼록 현대차그룹이 유럽과 미국의 대중국 제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폭스바겐과 토요타에 필적할 수 있도록 위상이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