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예고된 미국 금리인상, "부동산 갭투자자들 악몽이 시작됐다"
정승원
입력 : 2018.03.22 07:26
ㅣ 수정 : 2018.03.22 07:26

▲ 미국연준이 22일 새벽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 ⓒ뉴시스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결국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에 단행된 이번 인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그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1.5~1.75%로 높아져 한국은행 기준금리(1.5%)를 웃돌아 한미간 금리가 10년 7개월만에 역전됐다. ▶3월20일자 [거꾸로 읽는 경제] 한미금리 역전경고에도 한은이 ‘맞불카드’를 주저하는 이유 참조
미국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는 금리인상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한은은 살인적인 가계부채와 경기회복 등을 고려해 당장 금리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계속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면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총재는 21일 두번째 임기를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전망도 보고 미국 금리 상승 추세도 보면 우리도 인상 방향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미국 금리인상에 자극을 받은 한은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면서 부동산 투자자들, 그 중에서 여윳돈이 아니라 금융권 돈을 빌려 갭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은 좌불안석이 됐다.
갭투자란 치솟는 전셋값을 발판으로 아파트 매매차익 확보에 나서는 투자기법으로 저금리를 틈타 2014년부터 이런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환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오르기만 하던 국내 주택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고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초과공급이 진행되면서 주택값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 서울 성북구 일부 아파트는 전세값이 매매값을 웃도는 역전현상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갭투자자를 비롯해 금융권에서 무리하게 돈을 빌려 부동산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도권 일부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이미 주택을 팔아도 전세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정부는 위헌논란에도 불구하고 토지공개념 강화 방침을 천명했다. 현행 헌법 제23조 제3항과 제122조의 토지공개념에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서는 어떤 카드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저금리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국 금리인상은 금융권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에게 좋았던 시절이 가고 고난의 계절이 다가옴을 알리는 최초의 경고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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