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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경제

트럼프의 벼랑끝 미중 무역전쟁 전술과 겁먹은 시황제, 그리고 주변국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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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입력 : 2018.09.20 06:01 ㅣ 수정 : 2018.09.20 06:01

▲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점잖은 오바마와는 정반대 성격의 트럼프식 벼랑끝 협상술

황제급 독재권력 구축하며 패권 추구하던 시진핑 코너 몰아

관광객 이용한 치졸한 보복에 괴롭힘 당하던 주변국들 환호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헌법을 뜯어고쳐 1인 독주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황제로 불린다. 등소평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중국식 집단지도체제를 허물고 1인 지배체제로 바꿔 사실상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권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을 세계 최강국가로 만들겠다는 그의 야망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라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파트너를 만나면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G2라는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이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중국은 미국과 똑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비슷한 급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세계 2강을 의미하는 G2라는 용어가 나온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을 동격으로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중국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중국의 '제조2025'가 터무니 없는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려는 듯 관세폭탄을 활용해 무지막지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이 시작한 미중간 무역전쟁의 결론이 어떻게 끝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 싸움은 시작부터 미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많다. 미국은 중국에서 연간 5000억달러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미국에서 1300억달러 어치를 수입한다.

 

▶트럼프가 절대 유리한 일방적인 무역전쟁= 무역규모 숫자만 보면 관세전쟁이 일어날 경우 중국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4배가량 더 많은 상황이다.

 

트럼프가 도박판에서 판돈을 올리듯 관세폭탄 대상 규모를 처음 360억달러에서 시작해 두번째는 2000억달러로 올리고, 보복하면 또다시 2600억달러를 추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가용할 수 있는 판돈의 규모가 경쟁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관세폭탄에 맞서 지금까지 500억달러어치의 맞불을 놨지만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는 600억달러에서 최대 800억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가운데는 국내물가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는 원유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쉽게 보복관세로 사용하기도 어려운 카드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무역전쟁으로 끝나지 않을 패권다툼= 트럼프는 오랜 사업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의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공격할 때와 물러설 때를 안다는 얘기다.

 

집권 후반기 성패를 좌우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트럼프로서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확실한 성과를 챙기고 싶어한다. 선거결과를 바꿔놓을 만큼의 메가톤급 성과가 필요한 상황인데, 그 대상이 중국이 된 것은 시진핑으로서는 악몽일 수 밖에 없다.

 

트럼프식 협상은 하나를 얻기 위해 10개를 요구하는 식이다.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상대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얻을 수 있는 달콤한 혜택을 제시한다. 그러나 거꾸로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을 위협하는 벼랑끝 전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바마라는 점잖은 파트너를 만나 G2라는 지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던 시진핑은 정반대 성격의 트럼프라는 최강상대를 만나면서 두 국가의 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고 있을지 모른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걱정도 크지만 한편으론 관광객 통제라는 치졸한 방식으로 주변국을 괴롭혔던 중국이 트럼프라는 강적을 만나 허우적대는 모습에 많은 국가들은 고소를 금치 못하고 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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