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3분기도 역대급 실적 축포...내년에는 ‘글쎄’
KB·신한·하나·우리금융 순익 컨센서스 4.6조원
대출 증가에 금리 올라 이자이익 늘어났을 듯
긴축 완화 본격화로 내년 시장금리 하락 전망
이익 둔화 방어 위해 비이자·비은행 성장 필요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달 말 올 3분기(7~9월) 경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역대급 순이익 기록에 대한 기대감에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대출자산 확대가 맞물리면서 이자 이익 중심의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다만 한국은행이 본격적인 긴축 완화에 돌입한 만큼 안정적 실적 유지를 위해선 이익 기반 다변화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자와 비(非)이자 부문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은행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노력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 3분기 합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4조6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4조4423억원)보다 2081억원(4.7%) 늘어난 규모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1~6월)까지 합계 9조35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바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호실적 전망 배경에는 대출금리 상승이 자리한다. 금융당국은 올 여름부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이 대출 수요 조절 차원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원금+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 문턱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은행권은 금융당국 정책 동참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예년 대비 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지난 7월 5조4000억원에서 8월 9조2000억원으로 커졌다. 9월에는 5조7000억원으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 이익의 기반인 대출 잔액이 금리 인상 와중에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출은 2분기에 이어 가파른 성장세를 전망한다”며 “주담대의 경우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8월가지 가파른 성장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자 이익 중심의 실적 성장세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며 본격적인 긴축 완화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2차례가량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에 따라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하락도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영업이익 27조5454억원 중 이자 부문(20조792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5.5%에 달한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상반기 영업이익 18조8092억원 중 17조1470억원(91.2%)이 이자 부문에서 나왔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비이자 이익 확대로 균형을 맞출 필요성이 제기된다. 은행의 경우 자산관리(WM)와 예금 이체·인출 같은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한 각종 수수료와 유가증권 이익 등이 비이자 이익에 포함된다. 다만 이자 이익 대비 규모가 현저하게 작을 뿐 아니라 증대 전략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계열사로 과도하게 기울어진 금융지주들의 이익 구조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목된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이익이 둔화할 경우 증권과 보험, 카드 등의 비은행 계열사가 떠받쳐줘야 금융지주 전체 이익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에서 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74.7%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증권업에 뛰어든 데 이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도 비은행 사업 확대를 통한 이익 다각화 목적이다. 앞서 이미 증권·보험·카드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KB·신한·하나금융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핵심 경영 목표로 설정한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더 큰 폭 하락하면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게 당연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재무적으로 큰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 “비이자 이익 발굴 뿐 아니라 은행과 비은행의 비중을 6:4 정도로 맞춰야 경기나 금리 상황 민감도를 최대한 줄이면서 지속가능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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