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선포를 실록으로 엮어본다. 윤석열은 언제부터 쿠데타를 계획했을까? 윤석열은 무슨 일을 계기로 확신범이 되었을까? 12월3일은 우리나라가 처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고권력자 1인의 독단으로 나라가 형편없이 흔들렸는가 하면 국회와 시민들의 용기있는 대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위대한 서사시였다. 12월3일을 전후해서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이 역사적 순간에 무슨 역할을 했는지 초현실적 계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사진=JTBC 캡처]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파시즘은 혐오와 폭력의 정치다. 군중심리를 이용한 극단의 정치이다. 반복과 세뇌를 통한 동원의 정치다. 박정희와 전두환 시기의 1차 파시즘은 전 사회를 병영화했다. 박정희는 교련 교육이라는 학교의 병영화에서부터, 반공연맹 등 사회의 병영화를 통해 병영국가를 완성했다. 전두환은 대량학살과 삼청교육 등 공포정치 시대를 만들었다. 박정희, 전두환은 군대 경찰을 통해 전 사회를 억압했다.
민주화 이후 파시즘 세력은 소수화되었다. 보수정당도 변화를 꾀했다. 보수우익이 정치적 절망에 빠지면서 파시즘이 다시 싹텄다. 2000년대 초가 그 시발점이다. 뉴라이트, 일베, 태극기부대 등의 거처가 생겨났다. 1월 19일 서울 서부 지방법원 난동 사건은 한국 극우가 폭도를 동원하여 국가권력에 폭력을 행사한 첫 번째 사건이다.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는 최후의 기관에 수백명이 난입하여 기물을 부수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테러하려고 했다.
법원 난동 사건의 주체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개신교 극우파가 주도하는 파시스트이다. ‘국민 저항권’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제공했다. 둘째는 디시인사이드와 일베로 대표되는 온라인 청년극우다. 아스팔트 노년층 극우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접점을 찾았다. 유튜브를 통해서 개신교 극우와 온라인 극우가 만나게 된 것이다.
이 플랫폼이 탄핵 국면에서 온라인 청년극우를 아스팔트 청년극우로 등장시켰다. 셋째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이다. 정치권 극우이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법원난동 사건 등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뉴라이트도 결국은 극우(Far Right)화 되었다.
[사진=JTBC 캡처]
전광훈의 해괴한 선동
전광훈은 1월 18일 광화문 집회에서 “헌법 위에 또 하나의 권위인 국민저항권이 있다. 당장 서울서부지법으로 모여 대통령 구속영장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 오늘 내로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쯤 광화문 집회를 마무리한 뒤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이동했다. 윤석열 영장이 발부된 이튿날 새벽 3시께부터 서부지법 폭동이 벌어졌다.
국민저항권은 원래 헌법상의 개념으로, 민주공화제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 전문에 4.19혁명을 명문화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전문에 넣으려는 노력도 독재와 싸운 저항의 역사를 되돌릴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윤석열의 내란행위를 옹호하면서 국민저항권이라는 개념을 왜곡, 동원했다. 국민 저항권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파괴하려는 공권력에 저항하는 국민 권리이자 헌법수호제도”(헌법재판소 2013헌다1 중)이다. 헌정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이 개념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
군중들이 서부지원으로 향했다. 전광훈은 “우리는 서울구치소로 들어가서 모시고 나와야 한다. 국민저항권이 최고의 것이니까. 국민저항권이 발동됐어. 그게 천국인거야. 아멘해야 해”라고 외쳤다.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특임 전도사 두 명도 서부지원으로 가서 이날 밤 폭동을 주도했다. 이형석 특임 전도사는 판사실 문을 발로 부수고 들어갔다. 윤영보 특임 전도사는 셧터문을 강제로 끌어올렸다. 특임전도사 세 명 중에 두 명이 이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형석 전도사는 서부지원 난동 사건 2일 전에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언제든지 목숨걸라고 하면 숨도 안쉬고 간다. 경찰 병력 있어도 눈꼽만큼도 고민 안한다. 총 맞아 죽어도 간다.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처들어간다. 명령이 안떨어져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이형석 전도사는 2020년 법원의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과정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저항하다가 구속됐던 전력이 있다. 법원은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법원 판결의 집행을 사실상 폭력으로 무력화한 최초의 사례로서 법원 판결의 권위 및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으로부터의 도전”이라며 “헌법수호 차원의 관점에서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광화문 최고 사령관 전광훈은 “내가 그런 애들하고 대화할 군번인가? 나이가 70이 넘은 원로 목사인데”라며 특임전도사 구속과 선을 그었다. 그는 “광화문 애국 성도는 창도, 칼도 든 적이 없다. 저항은 폭력과는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전광훈은 2019년 순국결사대를 조직해 청와대 진입을 선동했다. 순교자를 모집했다. 그는 생명을 던지기로 한 순교자의 수가 180명에 달한다고 했다.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유서를 작성한 이들도 있다. 지금도 전광훈의 집회에서는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같이 기꺼이 죽으리라...”는 순국결사대의 노래를 제창한다.
전광훈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을 수시로 표출했다. “이재명은 사탄의 포로야. 사탄이 시키는 대로 안하면 못견디게 되어있다고. 이것을 막을 사람은 나와 여러분 밖에 없다”고 설교했다. 이재명이 2024년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을 때, 경동맥 파열로 사망에 이를뻔한 테러 사건이었다.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은 MBC PD수첩 ‘폭도가 된 종교인’에서 테러범이 “전광훈 추종자다. 내가 이재명을 없애야겠다고 셋팅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테러범의 변명문은 기독교 주도의 자유마을로 재집결해야 한다며 기독교순교정신으로 끝을 맺었다. 주진우의 분석대로하면 테러범은 자신의 행위를 순교로 생각했을 것이다.
전광훈은 2024년 4월 총선 전에도 순교를 강조하면서 “죽읍시다. 나와 함께 순교합시다. 여러분 다 죽여놓고 내가 마지막에 죽을 거야. 여러분 수령님 모시고 살거야”라고 반문하면서 “인생 최대의 축복이 순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다시는 기회가 없다”라고 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순교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광훈은 2025년 1월 15일, 윤석열이 체포된 날 50세 남성이 윤석열 체포에 항의하면서 분신을 시도하자 이런 망언도 했다. "제게도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라고 하는 메시지가 수백통 왔다. 제가 지금은 때가 아니다. 언제든지 내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언제 내가 한 번 안내할 테니라고 달래느라 밤을 새웠다"
[사진=KBS 캡처]
치밀하게 준비된 제2의 내란
디시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갤러리'(이하 국힘갤)와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비대위갤), '미국 정치 갤러리'(미정갤) 등 3곳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게시판들은 윤석열 2030 지지자의 온라인 집결지이다. 2030 윤석열 지지자들이 전광훈의 국민 저항권 선동에 반응했다. 연합뉴스가 최근 1년 이들 3개 게시판에서 네이버 기준 연령별 검색을 했더니 미정갤은 81.3%, 국힘갤은 65.1%가 20-30대였다. 비대위갤만 50대 이상이 46.1%이고 20-30대가 31.3%였다.(‘과격행동 거듭나는 ’디시의 청년들‘...한국판 ’재특회‘ 꿈꾸나“)
국힘갤 등엔 “국민 저항권, 나라 엎어질 준비 해라”, “서부지법에 국민 저항권 발동, 가슴이 웅장”, “방망이, 칼, 삼단봉, 너클 등 뭐든 좋으니 공격 무기 챙기라”, “헌법상 국민 저항권은 물리력이 포함된 개념임. 우파 내의 X선비질 극복이 필요하다.” “아니 XX 그래서 저항권은 대체 언제 쓰는 건데, 헌재에서 탄핵 가결나면 저항권 발동하는 거임?” 등의 글이 올라왔다. 연합뉴스 등에서 보도한 것을 시간순으로 편집했다
1월 15일 - 탄핵반대 집회가 '가두리 시위', '콘서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력행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월 16일 - 오전부터, 서부지법에 모여서 공수처 구속영장 청구를 저지하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저녁에 200여명이 서부지법에 집결했다. 비대위갤 운영자인 유튜버 박광배 등이 생중계했다. 후에 박광배는 내란 선동 및 방조로 고발되었다.
1월 16일 - 후문 담벼락 답사 사진 공유
"서부지법 후문으로도 와줘. 담이 낮아서 여기로 진입하러 올 수도 있을 거 같고“ (오후 8시 비대위갤. 서부지법 후문 쪽 담벼락 사진과 함께)
"담이 내 머리보다도 낮다" (오후 8시 31분 미정갤)
"후문으로 가서 담 넘고 경찰 스크럼 깨버릴 것“ (밤 10시 6분 미정갤)
“여태까지 평화시위하면서 이뤄진 게 뭐가 있었느냐. 직접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동안 웃고 있던 건 이재명" (밤 11시 36분 미정갤)
1월 17일 - 공수처 차량의 차종과 번호도 공유
"저항권으로 유리창 깨서 진입하고 이런 거 되지? 사람만 많으면 뒤쪽 담장을 넘어서 유리창 서 진입해도 될 거 같은데"(17일 새벽 1시 37분. 이 질문에 "가능은 함"이라는 댓글)
"차량 번호를 조회해보니 관용차 맞으니 여기 깔고 있을 애들 잘 기억해두라“ (오후 3시 39분 미정갤.)
"집회가 목적이 아니라 영장 발부 못 하게 하는 게 목적", "타이어에 펑크 내야 된다" (위 글에대한 댓글)
1월 18일 – 새벽 1시경 서부지법 현장을 찾은 윤석열 변호인단 배의철 변호사 유튜브 영상 빠르게 확산되었다.
"대통령께서 지금 여러분의 모습을 지켜보고 계신다. 젊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미래를 열고 있는 곳이 이곳 서부지법 앞.“ 배의철 변호사의 주장은 이들의 난동에 불을 붙였다. 배의철은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전혀 없었다. 대통령이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걱정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한테 지령 내린 거 같다. (···) 이건 걍 대놓고 국민 저항권을 사용할 때라고 말하고 있는 거임" (1월18일 3시22분 게시)
"담을 넘어서 건물 자체를 막자“ (낮 12시 11분 미정갤의 이 글을 시작으로 법원 월담을 선동하는 글 수십 건 게재)
"압사가 무서워서 담 넘었다고 하면 된다“ (오후 4시 16분 비대위갤)
“구속되면 서부지법 판사 XX들 잡아다 돌팔매질을 쳐야지”, “영장 결과 나올 때까지 절대 가면 안 된다. 영장 당직판사한테 시민 저항권이 뭔지 제대로 보여줘야 함”, “오늘 국민 저항권은 연습이었다. 상황이 악화되면 실전으로 나아갈 것.” (국힘 비대위갤)
"경찰 인력 없는 곳. 담 넘을 사람은 참고하라" (오후 5시 41분에 비대위갤. 사진과 함께 담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
1월 19일 새벽 - 익명성을 가진 군중들이 일시에 맹목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에 나섰다.
"폭력시위를 준비하자" (새벽 1시 6분 미정갤에서 270여명의 추천을 받음)
"기각이든 인용이든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하나의 목적으로 내전까지 각오할 집단이 필요하다"(미정갤)
영장 발부 소식에 지지자들이 격앙돼 후문으로 몰려들었다. 커뮤니티에도 현장 중계 유튜브 주소 공유.
10분여 뒤인 3시 20분께 시위대는 후문을 통해 유리창을 깨고 난입했다. 3시부터 1시간 동안 국힘갤과 비대위갤, 미정갤 등 3곳에는 "혁명이 시작됐다", "경찰 보이면 그냥 싹 다 패버려라" 등의 글이 총 5천여건 올라왔다.
"확실하게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얼굴에 복면 착용은 필수다. 오늘 힘 싸움할 때 (군대 전투화를) 신었는데 효과 좋다. 빠루 제외 날류는 쓰지 말고 둔기를 추천한다". (새벽 4시 10분 비대위갤.)
"체포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새벽 4시 10분 비대위갤에. "구경하다 잡힌 거라고 밀고 나가라",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우겨라" 등의 댓글 달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내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3시께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로 흥분해 법원 후문에서 경찰 저지를 뚫었다.[사진=연합뉴스]
아수라장이 된 법원, 폭도가 된 사람들
1월 19일 새벽 2시 59분 시위대는 후문 담장을 넘고, 경찰 저지선을 뚫으며 법원 내부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유튜버들은 “밀고 들어가자”, “이젠 전쟁이다”라고 외치며 법원 난입을 유도했다. 3시 7분경, 폭도들이 욕설을 하며 “영장 담당 판사 나오라”고 소리쳤다. 대열 앞에 있던 한 남성이 경찰을 향해 거칠게 다가갔다. 다른 한 명은 지지자들을 향해 검지를 치켜올렸다. 군중이 일시에 달려들었고 경찰이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폭도들은 기세를 몰아 1층 창문을 부수고 철문을 밀어올렸다. 건물 안으로 진입해 닥치는대로 물건을 부수고 유리창을 깼다. 음료수 자판기로 문을 막던 서부지법 직원들은 건물 옥상으로 피했다. 그들은 사건이 끝나고 나서도 엄청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건물 밖에서 경찰을 폭행하는 이들도 있었다. 무정부 상태였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던 광란은 3시 32분까지 30분 가까이 지속됐다.
한 남성이 법원 유리창을 향해 1m 길이의 플라스틱 막대를 던지고 경찰을 향해 “너희들은 개야.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개”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다른 남성은 이마로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아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체포 도중에도 경찰관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또 다른 남성은 당직실에 있는 CCTV를 뜯어내고, 안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들고 나와 법원 1층 민사신청과 출입문과 통합민원 지원센터 출입문을 향해 던졌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소속 공무원 11명이 탑승한 승용차 2대를 가로막고, 이들 중 일부가 유리창을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투블럭남’이라고 불린 10대 남성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경찰관과의 충돌을 유도했다. 그는 다수의 폭도에게 경찰관을 향해 다가가자는 제스처를 하면서 경찰관을 밀쳤다.
그는 판사실이 있는 법원 7층까지 들어갔다가 나와 인근 편의점로 갔다. 공소장에 따르면 라이터 기름 두 통을 구입해 법원 본관 건물과 신관 건물 사이로 향했다. 흥분한 그는 라이터 기름 한 통에 구멍을 뚫은 뒤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었다. 본관 건물 쪽 1층 깨진 창문을 통해안쪽으로 기름을 뿌리게 했다. 명백한 방화 시도였다.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깨진 창문으로 건물 안쪽에 불이 붙은 종이를 던졌다. 불이 기름으로 옮겨붙지 않아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국 곳곳에서 모인 시위대는 유튜버들의 발언에 자극을 받아 행동이 과격해졌다. 난입한 폭도들은 영장 발부 판사를 찾기 위해 법원 내부를 돌아다녔다. 법원 7층까지 단숨에 올라가 “XX, 문을 다 부숴야 하는 거 아니야”, “여기 판사실인데 있을 것 같은데”, “저 안에 숨었을 수도 있지”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판사실을 뒤졌다.
유튜버들은 법원 점거와 폭력 사태를 생중계했다. 10명 이상의 유튜버가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폭동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녹화되었다. 구독자 83만명인 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현장 중계 도중 붙잡혔다. 유튜버 3명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영상은 대부분 비공개로 돌려졌다. 증거인멸을 위해서다. 경찰에 구속되어 미처 영상을 삭제하지 못한 유튜버는 바보취급을 받았다.
극우 유튜버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4월 4일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역대 최대의 호황기를 맞았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는 “극단 성향의 유튜버들은 정치적 심리 보상에 더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일수록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유튜버의 선동으로 인해 현장에 있던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은 죄책감이 감소하는 등 심리적으로 동조하게 된다”고 했다.(‘후원금 톱 10명중 9명이 보수-극우 유튜버. 동아일보)
경찰이 1.19 서부지법 폭동 연루자 99명을 입건했고, 이 중 66명이 구속됐다. (2025년 2월 5일 현재) 경찰 부상자는 55명이나 되었다.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중상자도 7명에 달했다.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건조물침입 특수감금 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가 적시됐다.
폭도 중에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여의도 증권맨으로 좋은 평가를 받던 30대 남성이 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이웃이 파시즘 선동하에서 폭도로 변할 수 있는 사례로 회자되었다. 폭도들의 직업은 전문직(60대 치과의사, 약사 등), 자영업(공인중개사 등), 복지센터 대표, 물리치료사, 대학생, 간호조무사 실습생 등 다양했다.
서부지법 폭동 직후부터 부정선거론을 퍼트리거나, 전광훈 사단에 속하는 변호사들이 나섰다. 체포된 폭도들은 국민의힘에 기대를 걸었다. 그들은 폭동에 배후가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대부분 어느 조직이나 단체의 회원이 아니라, 한남동과 광화문 집회를 통해서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고 변명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가 반문했다. “판사의 영장 발부에 항의하기 위해 법원에 침투하고, 경찰관들과 법원 직원들의 직무를 방해했다. 그러면 당연히 건조물침입,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가 적용된다. 다중이 위력을 보이고 공용물을 손상하지 않았다면, 혼자 거기 들어갔겠나? 다중의 위력을 이용해서 덩달아 법원에 들어간 것 자체가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매우 위험한, 위헌적인 행위이고 그래서 ‘멋모르고 들어갔다’고 해서 용서되지 않는다.” (CBS 노컷뉴스 ‘폭동 전날 국민저항 언급 52만 유튜버...과거 폭력 선동 유죄’
정필승 변호사는 개그맨 출신 강성범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내가 무료로 변론해주겠다고 설레발 치는데, 진짜 농담이 아니고 진영을 떠나서 변호사 양심을 걸고 이야기 하는데 그냥 국선변호사 쓰세요. 무조건 무릎 끓고 빌어야 한다”라고 했다. 보수 우익에서 폭도들을 영웅시하고 희생자로 코스프레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사진=MBC 캡처]
국민의힘 제2내란 부추켰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지지자가 1월 18일 밤 9시11분 공수처 차량을 막았다고 경찰이 학생 3명을 잡아갔다. 좀 알아봐 주실 수 있냐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자 밤 9시46분 “조사 후 곧 석방할 것’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윤상현은 다른 지지자가 밤 11시29분 ”오늘 월담한 17인 훈방 조처 됐나. 모금까지 이야기 나오고 있다“고 문자를 보내자 조사 후에 곧 석방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상현은 신남성연대 유튜브 채널에서 “17명의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그래서 관계자하고 이야기했고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며 “애국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폭동 전날인 1월 18일, 윤상현은 실제로 강남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부지법 연행자 잘 처리 부탁한다”고 말했다.(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 1월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답변)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윤상현의 태도를 비판했다. “서부지법 습격의 전조는 18일 저녁 월담이었다. 경찰이 월담자 17명을 체포했지만 극우 시위대는 '훈방' 될 것으로 믿고 더 대담해진 듯하다. ‘훈방' 기대의 근거는 윤상현이었다. 이 내용이 급속히 시위대 사이에 공유됐고 이후 습격, 폭동의 도화선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법원이 침탈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침탈자들 훈방된다고 안심시켰으니 이것이 습격 명령과 무엇이 다를까”라고 지적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끝내 우리의 소중한 민주공화국에 ‘극우폭동이라는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이 지옥문을 닫고 다시는 열릴 수 없도록 봉인해야 한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1월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박희승, 오기형, 차규근 민주당 의원은 22일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광훈 목사와 석동현 변호사 등 대통령 측근들이 ‘저항해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대통령 차량 막아달라’ 등의 발언을 집회에서 했다. 이런 발언들이 서부지법 폭동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서 규명돼야 한다. 윤석열이 대국민 담화 및 편지를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선동이 폭동 사태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줄연해서 “법원에 대한 공격, 판사에 대한 공격은 남미에서는 종종 있다. 윤석열은 전형적인 남미 마약 카르텔의 두목, 우두머리 행세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정권 잡으면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처럼 된다느니 아르헨티나처럼 된다느니 남미랑 비교해 왔는데 실제로 이 나라를 지금 남미로 전락시키고 있는 게 저 집단이다.”고 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이 대담에서 폭도들을 군중과 다른 폭민으로 규정했다.
”군중은 전통적으로 말하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우발적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민주주의의 큰 동력이 되기도 한다, 폭민(mob)은 부정적 감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는 집단이다. 지금 2차 내란은 폭민을 동원하는 파시즘 탄생을 의미한다. 반혁명적이다.
프랑스 반혁명도 성직자(전광훈 목사)와 결합돼있다. 시대의 변화를 못 따라가는 젊은이들이 문제다. 변화에 못 따라가는 부정적 감정을 가진 정체성을 누가 확립해 주느냐, 종교, 그리고 기존의 권력자들이다.
(서부지원 폭동이) 보수를 더 궁지로 몰아넣는 거 아니야? 우파, 극우 세력들이 쪼그라들게 되는,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 아니야, 그게 굉장히 나이브한 생각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다시 재당선 된 것을 보면서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것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이 세력은 점점점 강력하게 아주 오랫동안 대한민국에 파시즘의 위협을 계속 가할 것이다.“
* 다음은 참조 자료. 뉴스투데이(2025년 1월 30일)에 실린 저자의 글이다.
20대 남성은 왜 극우가 되는가?/여민남국(여성은 민주, 남성은 국힘)의 뿌리를 찾아서
“이대남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파시즘의 첨병이자,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홍위병, 유겐트가 되었다. 대구지하철 세월호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조롱하는 학우들,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교실 분위기, 일베가 단순히 유머로 치부되는 학교 내 남초 환경,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연장선에 있는 군대와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이런 것들이 이대남이라는 집단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대남은 자신의 권리가 무엇에 위협받고 있는지, 누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있는지 판단하지 못한 채, 반대를 위한 반대와 혐오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다. 급기야 이들은 탄핵반대집회에 참가하는 수준을 넘어 내란 가담 세력이 되어 폭동을 일으키고 법원을 습격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대남을 사유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윤석열과 국밈의힘에 분노하기에 이 자리에 섰다.”
대구에서 올라 온 20대 남성(고양이 뉴스 유튜버)이 윤석열 파면 촉구 집회 현장에서 성토했다. 남성 청년으로서 같은 세대의 보수화, 극우화를 개탄하고 나선 것이다. 내란 전과 내란 후, 그리고 조기대선을 보는 태도에서 청년 남녀는 확연한 차별을 보인다. 전 연령층 구간에서 남녀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2030뿐이다. 동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남녀의 상반된 정치적 태도는 왜 다른 것일까?
1) 누가 짱돌을 들었는가?
중앙일보가 두 개의 집회에 참여한 인구데이터를 분석했다. 서울시는 KT와 협업해 매일 1시간 단위로 각 지역에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연령별·성별로 추정한 생활인구 데이터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지난해 12월14일 오후 3시 탄핵안 촉구를 위해 여의도에 모인 인파는 44만5900여 명이다.
그중 20대 여성의 비율이 15.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은 것은 30대 여성(11.5%)이었다. 집회 참가자 4명 중 1명(27.1%)은 20·30 여성이었다는 이야기다. 응원봉을 들고 K-팝을 부르며 시위를 주도했다. 반면 20대 남성은 3.9%, 30대 남성은 6%에 그쳤다.
윤석열 구속영장이 집행됐던 1월15일 서울 한남동에는 응원봉이 아닌 태극기와 성조기를 쥔 20·30 남성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한남동에는 4만8300여 명이 모여들었다. 20대 남성(6.5%) 30대 남성(10.7%)로 이들의 합(17.2%)은 여의도의 탄핵안 촉구 때(9.9%)보다 비중이 2배 정도 늘었다. 1월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에서도 이어졌다. 시위대가 법원으로 난입하기 직전인 18일 오후 11시 같은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6.1%, 9.4%를 기록했다.
청년 남성들이 내란을 비호하는 정당을 옹호하고, 정권재창출을 원하고 집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12.3 계엄군의 국회 진입 때 보여주는 쭈볏쭈볏하는 Z세대 군인이 있는가하면 폭도가 된 이들도 있다. 윤석열이 시청하기를 권고하는 극우 유튜브를 즐겨 시청하고 있다. 지역주의, 개신교 근본주의, 고령층 반공주의와 함께 2030의 여성혐오주의가 극우정당의 4대 인적 기반이다. 2021년 서울시장(20대 남 72.5% 국민의힘 지지. 출구조사), 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특히 청년남성의 다수는 일관되게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극우화되었는데도 여전히 지지를 하고 있다.
2) 이대남, 변혁의 주체에서 극우의 전사로?
우리 역사에서 20대는 늘 변혁의 주체이자 담지자였다. 새로운 역사의 희망이었다. 그런데 그 20대 남성이 극적으로 변화했다. 홍세화가 ‘그대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2003. 한겨레신문)에서 먹고 마시고 논다고 개탄했던 그들. 우석훈 박권일이 ‘88만원 세대’(2007)에서 세대 착취와 승자독식구조에 맞서기 위해 토플책을 덮고 거리로 나와 봉기하라고 촉구했지만 꿈쩍도 안했던 그들.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 했더니 한남동과 서부지방법원에 나타났다. 2030 남성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조 앤 윌리엄스는 EBS ‘위대한 수업’을 통해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 현상을 진단했다. 왜 젊은이들이 극우화되는가를 묻고 답했다.
“남성들은 경쟁이 심해지자 분노와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중산층 일자리와 내 집은 얻기 어려워졌다. 아버지 세대에 가능했던 일이 지금 세대에서는 어려워졌다. 아버지 세대에서는 좋은 일자리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했다. 지금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젊은 남성은 이민자를 탓하지만,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을 탓한다. ‘분노는 항상 아래로 흐른다.’ 이것은 진리다. 부유층이나 노동의 질을 떨어트리는(비정규직) 대기업, 정부를 탓하는 대신에 여성들을 비난한다.(여성 혐오) 20대 남성의 80%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성’을 위협하는 것 중에 ‘가장(家長)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정을 부양하는 것은 오랫동안 ‘남성성’, ‘남성다움’의 상징이다. 이 남자다움의 상실을 남성들이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인한 분노가 여성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3) 남성성, 남성다움의 상실 혹은 변화-가부장제에서 가모장제로
인류가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발전하면서 면면히 이어져 온 것이 가부장제적 질서다. 여기서 남자는 가정의 중심이고, 돌아가신 조상 남자는 우주의 중심이었으며, 남자 자손은 내일의 중심이었다. 이것이 주자학적 세계관이었다. 조선사회에서 인간은 아들을 낳고 키우기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아가신 남자 조상을 잘 섬기기 위해서이다.
역사(history)는 남성사(his story)이다. 남성의 역사이지만 모든 남성의 역사가 아니다. 가부장제하에서 지배자가 된 남성의 얘기다. 하지만 지배당한 남성들도 그들의 세계관에 젖어있다. 씨족의 위계를 관리하고 그 체제와 항렬을 통해서 단합을 도모하고 위세를 보인다. 제사와 같은 문중의 가장 큰 행사를 관리하고 재산을 분배한다. 남성은 이 세계의 중심이고, 여성은 국외자이다.
남성다움은 가정을, 가정경제를 부양하는 것이다. 그 반대로 여성은 그 가정을 관리하는 역할 분담체제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분업이 먼저 깨졌다. 1960년대 페미니즘 운동과 1970년대 여성의 사회적 진출, 1980년대 여성 CEO의 출현, 1990년대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라는 새로운 현상에 부딪혔다. 여자는 남자의 경쟁자가 되었다. 학업 직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성취욕과 자신감을 가진 여성, 이른바 알파걸(Alpha Girl)이 출현했다. 해나 로진은 ‘남성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가모장제의 출현이라고 분석했다.
결정적인 것은 세계화, 신자유주의이다. 외환위기를 거쳐 한국경제와 사회도 완전히 포섭됐다. 평생 직장의 시대에서 고용이 불안정한 시대가 되었다. 부의 원천이 노동에서 금융으로 이전했다. 노동의 외주화, 비정규직화가 진행됐다. 가정의 주부양자로서 어깨를 펴고 살던 시대는 끝났다. 여성도 신자유주의 피해자가 되었다. 반면에 새로운 흐름도 나타났다. 여성이 주부양자가 되거나, 여성이 남자보다 수입이 많은 현상이 나타났다. 그렇게 된 부모를 보면서 오늘의 20대는 자랐다.
우리나라의 고령층 7080은 가부장제에서 태어나서 가부장제로 인생을 마감한다. 지금의 5060은 가부장제의 온갖 특혜 속에서 자라나서 가모장제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원래 가모장제는 가정의 주부양자가 여성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여기서는 가부 가모장제가 양립(공동부양제)하고 있거나, 여성의 권력이 가정 내에서 남성 보다 우위에 섰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지금의 20대 이하는 가모장제에서 태어나 가모장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기성세대는 여전히 20대의 남자에게 구시대의 남자다움을 강요한다.
4) 지금의 청년 남성은 어떻게 자라났나
우리나라에서는 선택적 낙태, 즉 여아를 낳지 않고 남자를 골라 낳는 젠더사이드(Gendercide)가 지속되었다. 1970년대에 시작하여 1990년 무렵에 정점(여아 100명 대비 남아 114)을 찍었고 2011년(105.7)에 자연성비로 돌아왔다. 젠더사이드의 후반부에 태어난 남자아이들은 부모의 의도와 달리 학교에서 부터 여자 아이들에게 밀렸다. 공부는 여자들이 앞섰고, 사귐의 주도권은 여자에게 넘어갔다.
합계출산율이 6.0이었던 1960년에 남자와 여자는 학교에서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가정에서부터 여자는 남자를 위해 희생했다. 오빠나 남동생의 학업 성취를 위해 공장에 취직하고, 집안의 생활비를 보탰다. 이때는 과외공부, 학원, 진학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남자아이들한테 집중되었기 때문에 여자아이는 경쟁 상대가 안되었다. 어차피 여자는 졸업하고 나면 시집갈 것이라는 사회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 공부를 열심히 할 이유가 없었다.
출산률이 떨어지면서 남녀 차이가 없어졌다. 여자아이에 대한 투자가 똑같이 이뤄졌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 겪는 학령기 남학생의 학습 부진이 우리나라에도 나타났다.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먼저 이뤄지면서 교실의 경쟁에서 앞선다. 남자아이들은 반복되는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한다. 스스로를 우성으로 생각하지 않고 열성으로 생각하게 된다. 공부로는 안된다는 여성과 경쟁이 안된다는 좌절에 빠지게 된다.
싸움이나 게임중독 등 사고를 치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는 비인지적 능력도 남자아이들이 부족하다. 핀잔과 꾸지람은 온전히 남자 아이들의 몫이다. 과거에는 남자답다고 했던 행동이 용서가 안된다. 사회에서, 가정에서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1996년에 출판되어서 밀리언셀러가 된 장편 소설 ‘아버지’(김정현)에서 아버지는 항상 외롭다. 가족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 돈 버는 기계다. 남자아이들이 본 첫 남성이다. 아버지의 지위와 역할이 위태로와 보였다. 남성성, 남성다움 즉 패권적인 헤게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강하다. 가정 내에서 막강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 실력자다. 때로는 남편의 기를 살리기도 하고, 반대로 남편을 윽박지른다. 용돈도 어머니에게서 나온다. 사회에서 처음 접하는 이들도 대개 여성이다.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은 여자다. 가르치는 것은 여자가 하는 일로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다.
대학은 이미 여학생들 더 많다. 대학입시에서 여학생들과 치열한 경쟁을 한다. 그리고 스펙쌓기에 나서야 하는데 남자들은 군대에서 2년을 보내야 한다. 군대는 남녀 경쟁에서 결정적이다. 취업경쟁을 하는 또래 친구 여자아이들이 스펙을 쌓는 동안 북한 땅을 바라보거나 기합을 받는다.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서 국가가 나에게 해주는 일이 없다. 그들은 남자로 태어나서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의 청년 남성은 성차이가 역전된 시대에 살고있다.
5) 남녀간의 성전(性戰)이 시작됐다.
페미니즘이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청년 남성은 특히 이대남은 그런 시대를 살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이 그랬다. 남성 우위라는 개념 자체를 잘 모른다. 꿈도 못 꾼다. 이미 세상은 가모장제를 향해서 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수천년간 남성이 태어나고 자랐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2030 여성의 삶도 사고방식도 그들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수천년간의 어머니와 완전히 다르다.
외환위기는 중산층을 파괴했고 중산층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금융위기 등 잇달은 경제위기는 치열한 적자생존의 시대를 만들었다. 남자와 여자의 무한경쟁이 시작되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가장 안정된 직장을 찾기 시작했다. 남자도 여자도 공무원이 되려고 했다. 이때부터 공시 열풍이 30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이 시기에 이회창 아들의 면제가 이슈가 되었다. 이를 덮기 위해서 1998년 공무원 시험에 군가산점 5%를 주겠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이대생 5명이 나서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기했고 만장일치로 위헌판결이 났다. 징집문제는 남녀간의 이익전쟁이 되었다. 여자도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격렬한 남여 성전의 서막이 열렸다.
남성들은 신자본주의 하에서 집과 여성을 소유할 수 있는 남성과 그렇지 못한 남성으로 나뉘어진다. 다수의 남성들은 후자로 편입되어 점차 남성다움(주부양자)을 상실해 나가는데 반해서, 여성들은 남녀관계에서 우위에 서기 시작했다. 남자의 자격, 국민의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생각한 남성들은 인터넷 공간으로 이주를 했다. 디씨인사이드와 같은 남초 공간에서 시작하여 일간베스트에서 형제애를 키웠다. 꼴페미를 처단하고, 폭력과 욕설이 난무한 가운데 새로운 남성다움을 습득했다. 인터넷 남초공간에서 남자의 자격을 이상한 방식으로 회복하여 재주체화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여성이 들어오게 되면 현실세계처럼 소유자와 비소유자가 나뉘어지게 되고 세상이 평등해지지 않는다. 여성이 들어오면 축출했다. 현실세계에서 마음껏 할 수 없는 연애와 성을 포르노 이미지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사이트(소라넷)을 통해 해소했다. 그런 남성이 다수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알게된 여성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한국 여성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집단적으로 자각하게 했다. “우리는 우연히 살아있다” 여성의 생명이 항상적으로 위협받는 구조를 깨트리기 위한 운동이 일어났다. 사회적 반향이 없으면 반향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여성들의 공적 등장이었다. 여성운동의 대중화를 촉발시켰다. 2015년 8월 메갈리아라는 페미니스트들의 독립된 왕국이 건설된다. 이들은 남성들의 여성 혐오에 대해 남성 혐오로 되돌려주었다. 미러링을 이용한 전투적 페미니즘의 등장으로 대단한 전략적 성과를 얻었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남성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는 피해의식을 갖게 되었고, 메갈리안의 등장으로 남성들은 온라인이라는 그들만의 영토도 위협받았다.
6) 청년 남자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청년 남성은 세상이 완전히 여자 위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정체성 정치 즉 페미니즘은 이제 부문운동이 아니라 주류운동의 하나가 되었다. 페미니즘이 권력이 되었다고 보며 자신들을 페미니즘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은 성평등한 세상에서 태어나, 여성을 차별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자신은 가해자가 되어있다.
남자들은 찌질해 보인다. 왜소해진다.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갈수록 여성들이 침투한다. 여성들은 명품 성형 해외여행 등으로 소비시장의 주체가 되었다. 반짝반짝거린다. 그들의 인스트그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자들의 이런 소비는 남자들에게 빌붙어 사치한 결과라는 것이 청년 남성들의 인식이다. 남성들은 게임캐릭터, 술집 풍경, 영끌해서 구입한 외제차를 올릴까 말까 한다. 잘해봤자 인생에 단 한번 미국야구, 영국 축구 직관한 그림이다. 질적 차이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혼선언 비혼주의 비혼가족이 어느새 트렌드가 되었다. 선택적 낙태로 남자들이 가뜩이나 많은데 여자들은 점차 연애와 결혼으로부터 멀어져간다. 남자들이 경제력을 독점했을 때는 경제력으로 얻은 일부를 여성에게 나눠주는 대신에 섹스와 연애와 가정과 가사노동을 교환했다. 남자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지면서 그런 우월적 교환은 어렵다. 가뜩이나 힘든 판에 비혼을 당한다. 여성들은 외국 남자와 어울린다. 그들과 교제할 때는 더치페이를 하면서 한국 남자한테는 독박을 쓰게 한다는 분노를 갖고 있다. 게다가 “키가 180cm 이하면 루저”라는 말까지 한다. 아예 기회조차 가질 수 없게 된다.
2030 남성들은 여저히 자신의 어머니 같은 여성상을 원한다. 그런 여성은 이제 현실에서는 없다. 반면 2030 여성들은 자신의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며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들도 낳지 않으려고 한다. 남자들은 전통에 따라 모든 것이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더 보수적이 되는데 여자들은 더 넓은 평등과 더 많은 변화를 원한다. 그 간극이 크다. 여기서 생기는 원망을 된장녀, 김치녀로 한국 여성을 매도하는 것에서 해소를 한다.
모든 것은 군대 문제로 환원된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경쟁자인 된장녀 김치녀들을 위해 군에서 복무한다는 것이 억울하다. 공인된 국가기구에서 2년을 폭력적인 환경에서 살았는데 국가가 합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군 경력이 승진에서 반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기재부가 2021년에 정부와 공기업에 일괄적으로 내려보냈다. 여성들에게는 여성을 위한 정부 부처(여성가족부)가 있지만 남자들은 2년 동안 공적 기부를 강제하는 국방부만 있을 뿐이다. 이것이 청년 남성 특히 이대남의 생각이다.
(7) 남자의 적은 남자
기성세대는 차별적 사회에서 얻을 것을 모두 다 얻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여성에 대한 죄책감을 다음 세대에게 전가한다. 남녀평등의 전도사인양 행동한다. 여성할당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2030 남성은 사회적 약자이다. 6070 남성 처럼 강자가 아니다. 6070 남성이 속죄를 할려면 그들 세대의 여성들을 위한 보상을 강구해야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은퇴를 해버렸다. 그러자 5060 남성들이 그 보상책을 만드는데 그 짐은 2030 남성의 것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는 부동산으로 누릴 것을 다 누렸지만 이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코인 투자를 한다. 20대 대학생 4명 중에 1명이 코인 투자를 하는데 대부분이 남학생이다. 알바를 하면서 번 돈으로 어떻게 해서든 내 집 마련의 남성성을 회복하려 하는데 정부는 불법 도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세금을 걷겠다고 한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이제껏 해준 일이 무엇이냐고 묻게 된다.
이들을 대표하는 이도 없고 목소리도 없다.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다. 대부분은 여자들의 눈치만 살폈다. 직장에서 일을 시킬 때도 힘든 일은 남자들의 차지였다. 남적남. 남자들의 적은 남자다. 남자 상사들은 여성의 눈치를 살핀다. 남자들에게는 남자니까 참으라고 한다. 이것은 약자에 대한 성차별이라고 외치고 싶지만 찌질해 보여서 그만 둔다.
직장에서 성차별 성희롱 방지 교육도 철저히 여성을 위한 것이다.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이 된다“, “사내 자식이 불알 두 쪽 달고 태어나서 쪽팔리지도 않냐”, “남자니까 참아야 한다”, “남자가 쪼잔하게 왜 그러냐” 이런 것들이야 말로 성차별적이지 않은가? 직장내 성희롱 성차별 방지위원회에서 이런 것을 시정했다는 말을 청년 남성은 들어보지 못했다. 데이트 폭력은 남성만이 저지른다는 전제, 여성들은 성범죄 고소시에 무고죄 조사유예를 받는 조치. 이런 것이 과연 공정한가를 묻는다.
그래서 차라리 소라넷, N번방, 연쇄강간범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 등 중형에 처하라고 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지 말고, 범죄자는 엄격히 처단하라고 말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한다고 말로만 하지말고 어떤 기한내에 집행하겠다고 명백하게 말하라고 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지 말고, 확실하게 법을 집행할 것은 집행하라고 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불만은 여성가족부로 향한다. 2015년 여성정책원이 여성 혐오 발생 이유를 조사했다. 10대 남자 청소년(53.8%)과 남자 대학생(48.4%)은 압도적으로 “여성가족부 때문에” 여성 혐오가 발생했다고 대답했다. 복수응답을 할 수 있는데 “군대는 안가면서 특혜만을 요구하는 여자들 때문에”, “공중 질서를 어기는 무개념 여자들 때문에”, “남자에게 의존해서 사치를 일삼는 여자들 때문에” 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2030 남성은 여성가족부가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청년 남성은 보호의 대상인가 아니면 회피의 대상인가라고 질문을 한다. 2030 남성도 힘들다며 여성들을 위한 평등은 이미 초과달성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강남역 살인 사건 후 2016년 문재인은 최초의 페미니스트대통령을 선언했다. 2022년 윤석열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라는 단 일곱글자 공약으로 청년 남성 표를 쓸어모았다. 그리고 윤석열은 체포되면서 유튜브를 통해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신남성연대 등 극우 유튜브는 그들에게 극우적 세계관을 주입한다. 게임커뮤너티에서 남성의 언어와 세계관을 접하고, 남초커뮤너티와 유튜브를 통해 세계관을 단련한다.
8) 2030 남성은 이념 집단은 아니다, 공정을 바랄 뿐이다.
청년세대에게는 이념이 없다. 민주 대 반민주의 시대에 살지 않았다. 좌와 우로 나뉘어있지도 않았다. 공정은 남녀 공히 그들 세대의 가장 민감한 이슈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남북단일팀 결성은 남북 화해를 위한 결단이다. 청년들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단일팀 결성으로 올림픽 진출 꿈이 좌절된 이들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 정규직화 논란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부딪힌 악재였다. 죽어라고 경쟁하는 사회에서 어느날 기성세대의 결정으로 하루 아침에 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2021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 부동산 투기사건은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탄핵으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여전히 세상은 내노남불이고 불공정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기존 정치권이 철저하게 응답해야 할 사안이다.
국민의힘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6070의 세대기억은 한국전쟁이다. 민주당의 절대 지지세력인 4050의 세대기억은 광주다. 2030의 세대기억은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다. 그들의 세대 기억으로 볼 때 이념적으로 보수화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보수정당으로 경사되어있다.
청년 남녀가 갈리는 것은 젠더이슈이다. 세상의 따듯한 시선은 모두 청년 여성에게로 향해있다. 특히 진보적인 586세대 남성들이 그렇다. 그들은 남태령대첩, 응원봉 떼창, 키세스에 열광한다. 그들의 SNS에는 온통 이들에 대한 찬사가 넘쳐난다.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보고 변화의 담지자라고 평가한다. 새로운 세상의 희망을 보았다며 벅찬 기쁨을 토로한다.
악순환이다. 청년 남자들은 갈수록 진보의 영역에서 멀어져간다. 청년 남성에게는 다른 정치적 선택의 방도가 없었다. 2021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2022년 대선에서 20대 남성은 이재명 36.3%, 윤석열 58.7% 지지를 보였다. 20대 여성은 이재명 58%, 윤석열 38.3%로 나뉘었다. 30대 남성은 이재명 42.6%이고, 윤석열 52.8%였다. 30대 여성은 이재명 49.7%, 윤석열 43.8%로 나뉘었다.
‘여민남국’, 이것은 이제 추세가 되었다. 내란 사건을 경험하고도 교정이 되지 않는다. 2024년 총선에서는 윤석열의 실책으로 그런 흐름이 완화되어 국힘 지지가 근소하게 더 많았다. 설을 전후해 다수의 여론조사가 나왔다. 내란을 경험한 젊은 남성들의 선택은 뜻밖에도 정권교체 보다 정권재창출을 더 많이 선택했다. 청년 남성들이 내란 이전에 보수정당을 지지한 것과 지금의 극우화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다르다. 청년 남성들의 이런 흐름을 방치하면 세대기억으로 보존되어서 극우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들을 방치하는 것을 잘못된 일이다.
조 앤 윌리엄스는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EBS)에서 좀 더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해법이라고 말한다. 아버지 세대는 그렇지 않았는데 자신들의 세대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향수적 박탈(Nostalgic Deprivation)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권한다. 노동법을 고쳐서 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고, 아버지 세대가 누리지 못했던 미래경제에서 기회를 찾도록 사회를 재설계해야 한다. 사회에서의 실패가 본인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며, 실현하기 어려운 가장의 역할에 대한 그들의 상실감을 위로해야 한다고 본다.
2030 남녀의 성전은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를 갖고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누구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남녀평등인지 남녀가 만족할만한 중간 지대의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남성들이 요구하는 남녀개병제 수용만이 답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회적 합의를 단시간내에 도출할 수는 없다. 사회경제구조를 바꾸어서 사회적 약자에게 더 포용적인 방향으로 갈 때 갈등과 대립도 줄일 수 있다. 지금 20대에서 남자들이 사회적 약자일 수 있다는 따듯한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