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보험사 1분기 실적 저하 전망…손해율·규제 강화 '첩첩산중'
생‧손보사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 전망
손해율‧손실계약비용 부담에 실적 악화
신계약 CSM‧K-ICS 비율도 하락할 듯
"제도변경에 연간 실적 전망도 불투명"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강화에 따른 자본 감소, 손해율 악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이 모두 전년에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손보를 막론하고 예실차가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는 자동차·일반보험 손해율 악화, 생명보험사는 손실전환 계약 비용 인식이 더해지며 경상 보험손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보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중 확대된 감염성 질환 보험금 청구가 연장되면서 예실차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1분기 중 발생한 폭설 영향, 보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경북·경남·울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수백억원 규모의 손해액이 예상되는 점도 손보사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또 지난해 1분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변경 관련 환입의 기저효과로 보험손익 감소가 크게 반영될 전망이다.
반면 생보사의 경우 예실차 악화, 손실부담계약 부담 증가 등이 예상됨에도 IBNR 기준변경 관련 비용 부담의 기저효과로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동일사고에 대한 후속 보험금 청구 시 적용하는 손해진전계수를 원인사고 일자로 통일하는 내용의 IBNR 관련 제도 개선이 있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14일 보고서에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생보사의 예실차는 개선되고 손보사의 손실부담계약비용은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손보사는 호흡기질환 관련 청구 증가로 실질적인 보험금 예실차가 전년 대비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생보사는 유배당연금계약 관련 손실부담계약 비용이 1분기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1분기 호흡기 질환, 산불, 폭설 등의 영향에 손해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권 전반에서 전년 대비 역성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규제 강화에 의한 자본 감소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장기선도금리(LTFR) 인하 및 최장만기(LoT) 연장에 따라 보험부채 할인율이 인하됐는데, 장기금리도 하락하면서 지난달 말 부채 할인율은 잔존만기 10년 이상 구간에서 전년 대비 평균 0.28%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시장금리 하락과 LTFR 및 유동성프리미엄(LP) 인하 등으로 할인율 커브 구간이 낮아졌는데, 당시 삼성화재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의 자본이 12~27% 감소했다.
LTFR란 관측이 불가능한 60년 이상의 미래 금리를 추정한 값으로 보험사의 부채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당국은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계획에 따라 LTFR을 매년 감소할 예정이다.
자본이 감소하면서 지급여력비율(K-ICS)도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K-ICS 권고기준을 하향할 계획인 만큼 K-ICS 비율 하락에 따른 영향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생보사의 경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종신보험의 판매 감소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감소하고 할인율 인하 영향으로 CSM 전환배수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로,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실부담계약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계약 CSM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유 CSM은 CSM 조정 규모 감소 영향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업계 실적 부진 전망에 목표주가 하향이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DB손보, 현대해상, 한화손보, 삼성생명, 한화생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삼성화재의 목표주가는 유지됐고 동양생명의 경우 상향됐다. KB증권은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삼성생명, 한화생명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 상승, 제도 변경 등으로 연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제도 변경이 이뤄지면서 보험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1분기 실적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K-ICS 비율과 관련해 새로운 기준도 도입될 예정인 만큼 연간 실적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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