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충격 트럼프100일 ③] 트럼프 위협에 애플 MS 테슬라 생산기지 대이동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5.02 01:09 ㅣ 수정 : 2025.05.02 01:0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경한 중국산 수입규제 공세에 밀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기존 중국 생산물량 줄이고 대체국가로 인도, 독일 쪽 생산물량 대폭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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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된지 10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는 환호 대신 공포와 충격에 휩싸였다. 기업인 출신으로, 누구보다 경제생리를 잘 알고 있어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여겨졌던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초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대적인 관세 인상으로 기존 무역질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취임 100일을 맞아 혼돈에 휩싸인 글로벌 경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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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의 관세 충격과 글로벌 질서 재편은 단순한 충격에 그치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제 미국 중심의 단일 체제를 벗어나, 다수의 힘이 경쟁하는 "다중 축(multi-polar centers)" 시대에 대비하는 양상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경제, 무역, 외교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 이후, 주요 국가들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경제·안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유럽 방위 및 산업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확장하는 동시에,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관세폭탄에 반감을 갖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 구축에 나섰다. 중국, 인도, 중동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기존 서방 중심 질서에 맞서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다자무역협정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강화하며 미국을 '패싱'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 동맹은 느슨해지고, 실용주의적이고 지역 중심적인 새로운 연대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니콜라스 스턴 교수는 "우리는 냉전 이후 가장 급격한 글로벌 재편의 초입에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짜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재조정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인도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동남아시아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중국에 제품생산의 90%를 의존하고 있는 애플은 인도쪽 생산물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동시에 '미국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로 생산과 투자를 분산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는 이중 전략을 강요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장은 "미국 시장용 제품과, 비 미국 시장용 제품을 따로 구분하는 새로운 경영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더 이상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만 의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2기 100일은 세계 경제와 외교의 판을 근본부터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일 글로벌 시장 개념은 빠르게 희미해지고, 지역별로 규칙이 다른 블록 경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앞으로의 세계는 더 이상 글로벌 빌리지(global village)가 아니라 글로벌 정글(global jungle)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은 1기 때보다 더 독하고, 더 강경해진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이제 더 치열하고 복잡한 생존 경쟁의 무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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