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으로 부산 표심 잡아라"...대선후보 부산 공약 열전
이재명 "해양 수도 부산"vs김문수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vs이준석 "금융 허브 도시 부산"..."공염불 되지 말아야"

[부산/뉴스투데이=김영남 선임기자]6·3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주인공은 과연 누가될까? 여야 후보들 저마다 민심을 움직일 공약을 제시하며 차별화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표심이 강한 부산이지만 이번 선거에선 알 수 없다는 기류도 흐르는 듯하다. 당의 색깔보다는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을 우선으로 보겠다는 유권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부산 발전에 어느 후보가 더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끝까지 지켜보려는 민심도 이번 선거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의 색깔보다는 부산 발전을 위한 공약과 그 공약을 실제로 실천하려는 의지가 후보들에게 있는지 선거운동 막판까지 매서운 눈으로 관찰하려는 민의를 각 후보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해양 수도 부산"
이재명 후보는 부산 민심 공략을 위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청사진을 구체화 시키는 공약들이 바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부산을 물류 중심지로 육성, 해사법원 신설, 해양 공공기관과 해운기업 HMM 본사 부산 이전, 해양 금융 활성화 등이다.
이재명식 부산 맞춤형 공약 실현을 위해 민주당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중앙 선거대책위원회에 전재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극항로 개척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 뿐만 아니라 HMM 본사 부산 이전도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지만 본사가 서울 여의도에 있어 부산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부산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도 이 후보는 "조선 산업은 워낙 잘 돼 있으나 조금 더 지원하고 조정하면 된다. 가장 큰 해운회사가 HMM이라고 한다. 그 회사도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민간 회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어 마음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회사를 옮기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그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인데 일단 그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HMM은 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두 기관 지분을 합치면 71.69%에 달한다.
부울경 30분대 30분대 생활권 실현 공약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연결하는 GTX급 광역교통망을 완성한다는 것으로 부전역~마산역 복선전철의 조기 개통과 함께,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 사업인 부산-양산-울산선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산역 철도 지하화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뒷받침하고, 지하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부전역을 동남권 중심역으로 격상하고, 중앙선·동해선·경전선·가덕신공항을 연결하는 철도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통행료 부담이 큰 거가대교, 마창대교 등은 민자사업 재구조화로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을 K-콘텐츠 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경제강국'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부산을 포함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K-콘텐츠 산업 집중 육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콘텐츠 창작 전 과정을 국가가 지원, 부산국제영화제, 게임·애니메이션 산업 등 지역 특화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이 후보는 문화도시 부산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문화강국 빅5' 도약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국방 AI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연계해 부산지역의 방산·소프트웨어 산업과 협업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전략산업, 소부장 제조기업, 스타트업 등에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 부산을 청년이 모이고, 세계가 주목하는 e-스포츠 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전략도 눈길을 끈다.
반면 부산 현안 중 하나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선 불가능한 공약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이 후보는 "실현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겠다. 부산 시민들이 산업은행 이전을 바라는 마음은 알지만, 그것이 쉬운 일이었다면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이 3년 동안 말만 하고 아무것도 못 했겠느냐"며 "여기저기 국가기관을 찢어놓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회의와 보고가 필요한 기관은 분산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치는 백년지대계를 준비하는 일이다. 당장 눈앞의 득표를 위해 불가능한 약속으로 시민을 속이지 않겠다. 실현 가능한 변화로 부산의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
김문수 후보의 부산형 맞춤식 공약의 큰 틀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은행 부산이전,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그린벨트 해제 권한 부산시장 이양, 부산지역 대학 지원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이 중 가장 핵심 공약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이다. 이 법률안은 제22대 국회 개원 후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이 공동으로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은행 본사 이전 역시 부산 표심 잡기의 중요한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공약의 경우 부산시가 부산의 미래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지역 균형발전의 시대를 여는 열쇠라며 이번 대선 공약에 반영돼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 부산시장 이양과 관련해서는 지난 13일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부산 그린벨트는 부산시장한테 관리권, 해제권, 개발권 100% 한 달 내로 싹 옮기겠다"며 "수도권을 뺀 지방에 인구가 늘지 않는 지역은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시장, 도지사가 알아서 하라고 할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부산과 경남의 행정 통합, 북항 및 원도심 복합 재개발,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 등도 공약의 한 몫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부울경 지역을 아우르는 '부울경 GTX' 사업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인데, 부산 첫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추진한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시속 180km로 달리는 그 철도 제가 만들었다. 대통령이 되면 부울경에 고속철도를 만들어 30분 내 울산-부산-창원-진주가 전부 연결되도록 하겠다"며 "부울경이 하나의 도시가 돼 수도권과 맞먹는 최고의 글로벌 도시를 만들겠다"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금융 허브 도시 부산"
이준석 후보는 부산 맟춤형 공약으로 부산을 금융도시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공약 실현 방안은 '아시아 금융 허브 특별법' 제정으로 국내 증권사와 해외 금융사를 부산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4일 부산동래향교를 방문한 이 후보는 "부산에 본사를 둔 증권사를 통해 이뤄지는 주식 거래는 증권거래세를 특별히 인하하겠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경제도 세금과 규제가 적은 곳으로 자금이 몰린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을 통해 본점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홍콩·상하이 소재 외국계 금융사들이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정책으로 인한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 "이 금융사들을 싱가포르가 아닌 부산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 세제지원과 법적 기반을 갖춘 특구를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기관 하나 떼서 옮기는 식의 지방 발전은 제한된 성공만을 가져왔다. 부산이 명실공히 금융도시가 되기 위해선 자발적 자금 유입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는데 금융기관 이전 논의에만 머물기보다는 다르게 접근,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개혁신당은 19개 부처를 13개 부처로 줄여 국민 혈세 낭비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그 안에 따르면 해수부 수산 기능은 1차 산업부로, 해양교통 기능은 건설교통부로 이관되게 돼 있다. 해수부 이전은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피력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가덕신공항 2본 활주로 건설, 북항 재개발지 내 ‘해안가 야구장’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야구장 건립과 관련해 이 후보는 “야구가 부산 문화의 핵심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비견되는, 바닷가에 있는 명품 야구장을 만드는 것을 새 공약으로 넣겠다”고 했다
"공염불 되지 않기 위해선 후보들의 진심이 보여야"
이번 대선 역시 후보들이 각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후보자들의 진정성과 진심이 보여야 한다. 선거철 공염불로는 더이상 표심을 공략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특히 전체 선거결과에 부산이 캐스팅보트 역활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에선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의 진심이 담긴 공약 실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거 마지막까지 어느 후보가 진심을 담은 공약 실천의지를 보여주는지 매의 눈으로 부산 민심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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