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시장 대전환②] 新정부 핵심 정책·…어떤 산업·기업 '새바람' 불까
밸류업 시즌2, 친환경·AI '성장동력' 투자기회 주목
정책 모멘텀·유동성 환경 기반 '3차 벤처붐' 다변화
6월 3일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며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 중대한 분기점이 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자본시장 도약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강력히 천명했고 밸류업과 주주친화, 디지털 자산 제도화 등 그간 정체됐던 자본시장 구조에 대대적 수술을 예고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짚고 산업과 종목, 제도 변화, 투자 시사점 등 총 4편에 걸쳐 심층 분석한다. 이번 기획은 단순 정책 해설보단 정책과 시장, 투자자의 대응전략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 살펴보는 데 방점을 뒀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라는 큰 그림 아래 자본시장 대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와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첨단 산업 분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맞물리면서 그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이들 산업군이 '밸류업 시즌2'의 핵심 수혜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조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2분기 들어 13.3%(6월 5일 종가 기준) 급등하며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증시가 폭등했던 2020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현재 경기 부진과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증시 급등은 1분기를 바닥으로 경기가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기대감에서다.
증권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취임 대통령보다 주식시장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며 정부 초기 정책 기대감이 높게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을 중장기적으로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밸류업 시즌2, 친환경·AI '성장 동력' 투자 기회 주목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은 단순한 시장 부양을 넘어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군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정부가 산업 육성을 위한 세제 및 보조금 지원,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을 통해 AI, 바이오, 첨단제조업,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RE100 대전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U형 재생에너지 벨트(태양광, 해상풍력) 등 구체적인 공약들을 바탕으로 수요 확대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곧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 창출이 석탄 관련 일자리 감소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될 만큼, 관련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산업 역시 'AI 빈곤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예고돼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1차 추경(13.8조원)에 GPU(그래픽처리장치) 1만장(1.6조원) 매입 및 민간 보유 GPU 임차 계획이 포함될 정도로 한국의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의지가 확고하다.
AI 고속도로 구축 및 국가대표 LLM(대규모 언어모델) 개발 등 정부의 R&D 지원과 인프라 조성, 세제 혜택은 AI 융합 서비스업(헬스케어, 금융·보험 등)과 제조업(스마트팩토리)의 매출 확대를 이끌며 관련 기업들의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은 정부 지출에서 R&D 예산 비중을 5% 이상 유지할 경우 반도체, AI, 배터리 등 첨단제조업 분야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는 이러한 정책 기조가 대선 전부터 금융 시장에 기대감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대선 이후 정책 실행을 확인히는 시점에 코스피 및 산업별 상승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인프라·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기대감이 형성되고 대내적 요인에 더 민감한 코스닥의 상승 탄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 코스피는 일본식 저성장 우려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하회하며 저평가 시작, 자본시장 비효율화·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현재 PBR은 0.8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는 한국 정책 모멘텀에 따라 주도주가 변화하며 업종 순환이 예상된다"며 "한국형 AI 성장주와 거버넌스(지배구조) 가치주의 '더블 엣지'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정책 모멘텀·유동성 환경 기반 '3차 벤처붐' 및 자본시장 다변화
새 정부 출범은 3차 벤처붐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하반기 추경을 통한 모태펀드 출자 등 2차 벤처붐의 사례처럼, 신정부의 정책, AI 사이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그리고 원화 강세가 어우러지며 벤처투자 확대를 촉진할 전망이다.
벤처투자가 활발해지면 전통산업(제조업·건설업 등)에 집중됐던 자본이 IT, 인공지능, 핀테크, 헬스케어 등 신산업으로 유입돼 자본시장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공약과 '가상자산 2단계법(업권법) 제정' 및 '토큰증권 법제화' 추진을 통해 시장의 접근성과 유동성이 향상되고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관 투자자 유입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가상자산의 전략적 중요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건설 산업은 주택 공급 확대 및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 재추진 기대감이 높으며, 연관 제조업(철강·시멘트 등) 수요 개선도 예상된다.
또한 '주 4.5일제' 논의는 여가·문화 소비 등 서비스업 내수 확대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한국 정치 구조는 신정부가 곧바로 정책 드라이브가 가능한 구조"라며 "이재명 대통령 공약대로 정책이 속도감 있게 실현되는 과정에서 전분기 대비 역성장을 타개하려는Policy Mix(재정+ 통화정책) 모멘텀이 확대되며 주식시장은 재차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주 친화' 정책과의 시너지…비금융권 대수술 예고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은 기업의 자본 효율성 제고와 주주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고도 비효율적인 자본 운용과 인색한 주주환원으로 인해 저조한 주가 수익률이 고착되었던 비금융권 기업들이 많았다.
결국 투자자들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발맞춰 친환경 에너지, AI, 첨단제조업, 디지털 자산 등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군에 속하면서도 '주주 친화적'인 DNA를 갖춘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법 개정안을 통해 강화될 '주주 이익 우선' 기조는 이들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를 이끌며 장기적인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투데이>에 "정책이 구체화될수록, 단순한 저PBR 종목이 아니라 이익 체력은 견조하나 자본 활용이 미흡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평가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주가 중심이었던 밸류업 시즌 1과 달리, 시즌 2에서는 비금융 업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새 정부의 정책이 광범위한 시장 변화를 이끌어낼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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