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Circular Economy)의 시대를 개척하다 ① - 미쓰비시 상사(三菱商事) (上)
일본 종합상사는 “라면에서 로봇까지” 세상의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즈니스를 육성해 온 역사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디지털화 트렌드를 타고 종합상사의 신규사업 도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미래사업 투자 동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의 힌트를 얻어 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조항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글로벌 인구증가, 경제성장, 소비확대로 자원 제약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대량생산·소비의 일방통행적 경제인 선형경제(Linear Economy)에서 제품과 소재,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보전·유지하고,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로의 이행이 모색되고 있다.
공급망 전체에 걸쳐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종합상사도 이러한 움직임에 무관하지 않아 다양한 분야에서 순환경제 구축에 공헌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섬유·금속 등 소재 리사이클 사업 및 환경친화형 소재의 활용이 활발하다.
플라스틱 분야에서는 각 사에서 리사이클을 위한 공장 신설 외에도 바이오매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해 제조 시의 CO2 배출 삭감과 리사이클 가속화를 촉진하고 있다.
섬유분야에서도 재생가능재료를 적극적으로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금속분야에서는 사업회사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금속 스크랩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일본 종합상사들의 순환경제 관련 사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 미쓰비시 상사, 지속 가능한 순환형 플라스틱 사업 구축
미쓰비시 상사(三菱商事)는 경제가치·사회가치·환경가치를 동시에 실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창업 이래의 사시(社是)인 ‘3강령(三綱領)’ (所期奉公, 処事光明, 立業貿易)에 기반한 환경헌장을 제정한 바 있다.
특히 자원(에너지, 광물, 식료, 물 등)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노력할 것을 명확히 하고 있고, 사업활동의 중요한 관점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원의 리사이클·재이용의 철저 및 효율적 사용, 환경·생태계에의 영향·부하 저감 등 각각의 사업에 맞게 자원을 유효 활용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미쓰비시 상사는 머티리얼솔루션그룹의 환경소재사업부가 주체가 되어 지속 가능한 순환형 플라스틱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자회사인 미쓰비시상사플라스틱(MC플라스틱)과 Thai Shinkong Industry(TSIC) 등 사업투자선을 통해 탈탄소화를 추진 중이다.
100% 자회사인 MC플라스틱에서는 PET 수지가 플라스틱 중에서도 가장 리사이클에 적합하며, 환경대응 안건으로 단기간에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PET 리사이클 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대응의 일환으로 미쓰비시 상사는 2020년 12월 대형 재생 PET 수지 제조회사 Utsumi Recycle Systems와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재생 PET 수지사업 협업에 착수했다.
Utsumi Recycle Systems가 신설한 제조 자회사 URS Harima(효고현 다카사고시)에 MC플라스틱이 최신 리사이클 설비를 대여하고, 생산된 연간 4만톤(20억병)의 재생 PET 수지를 MC플라스틱이 음료업체 등 고객에게 전량 판매하는 구조이다.
URS Harima 신공장은 2022년 2월 가동을 개시했으며, MC플라스틱은 오랜 제휴 관계인 Utsumi Recycle Systems의 독자적 노하우도 활용해 폐PET병 회수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폐PET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체제를 정비한 후, 현재 아시아 역내로 수출하던 폐PET병을 고품질 PET 수지로 재생해 접시를 만드는 등 순환형 사회 실현에 공헌함과 동시에 재생소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 태국 TSIC 출자비율 상향.. 모노 머티리얼화 진전에 대응 위한 PET 제조능력 확장
해외에서는 2020년 1월 태국 Thai Shinkong Industry(TSIC) 출자비율을 3.85%에서 34%로 상향했다. 동사는 대만의 대규모 폴리에스터 섬유·PET 제조업체 Shinkong Synthetic Fibers Corporation (Shinkong)의 핵심기업이다.
모노 머티리얼화(단일소재 사용촉진) 진전에 대응하기 위한 PET 제조능력의 확장 외에도 리사이클률 향상을 위해 화학적 리사이클 기술을 활용한 리사이클 PET 제조 등을 수행하고 있다.
PET 제조공장 능력 확장 안건은 2022년 말 완공, 2023년 6월 생산 시작이며, 각국의 식품접촉 관련 인증과 PET 사용자의 품질평가 외에도 사용 후 PET병 사용증명 등을 통해서 제품 품질을 담보하고 있다.

사용자가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체제 구축과 함께 향후에는 리사이클 PET 수지의 생산·판매량을 최대로 늘릴 계획이며, 출자비율 상향에 따라 미쓰비시 상사는 경영진을 파견, Shinkong의 기술력·지식을 활용한 해양 플라스틱 문제 대응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