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X’ 스타트업 (14)] ‘머코(Mercor)’, AI 기술로 채용시장을 혁신하다!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6.12 00:30 ㅣ 수정 : 2025.06.13 06:18
[기사요약] ‘머코(Mercor)’, 20대 출신 젊은 창업자들이 이끄는 AI 채용 스타트업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기술력으로 채용시장 혁신 주도 창업 2년 만에 연간 매출 500% 성장, 기업 가치 20억달러 달성 절차 투명성, 개인정보 관리, 알고리즘 편향성 등은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
최근, 인공지능(AI)이 제조, 의료, 금융, 교육, 농업,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X’로 불리는 이 융합을 선도하는 주역은 바로 AI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기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며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AI 스타트업들의 혁신 사례와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출처=generalcatalyst]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채용 산업은 오랫동안 채용 담당자의 주관적인 판단, 비효율적인 절차, 그리고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 왔다.
특히 원격 근무와 글로벌 협업이 확산되면서, 더욱 넓은 인재 풀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적합한 인재를 찾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와 기존 채용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기업이 바로 ‘머코(Mercor)’다.
이 기업은 AI 기술을 활용해 채용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정밀도를 높이며, 글로벌 인재와 기업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채용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 ‘머코(Mercor)’, 20대 출신 젊은 창업자들이 이끄는 AI 채용 스타트업
[출처=fintech, Mercor]
머코는 2023년 미국에서 당시 21세였던 세 명의 젊은 창업자들(Brendan Foody, Adarsh S. Hiremath, Surya Midha)에 의해 설립된 AI 기반 채용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모두 명문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뛰어들었으며,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설립한 ‘Thiel Fellowship’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22세 이하의 젊은 인재들이 대학을 떠나 창업이나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2년간 총 20만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지원 규모가 확대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머코의 사업 아이디어는 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운영하던 시절,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기존 채용 방식이 지나치게 느리고 비효율적이며, 주관적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 AI 기술을 활용하면 더욱 신속하고 객관적인 인재 매칭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머코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부터 머코는 채용 산업의 구조적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채용을 실현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삼았다. 나아가 기업이 어떤 직무에든 필요한 인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된 글로벌 노동 시장’ 구축을 장기적인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출처=signalhub]
• AI가 채용 과정을 바꾼다.. LLM 기반 기술력으로 채용 혁신 주도
머코의 가장 큰 강점은 자체적으로 미세 조정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채용 프로세스 전반을 자동화하고, 이를 통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머코의 AI는 단순히 이력서와 경력사항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특정 직무에서 개인이 얼마나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내부 테스트에서는 인간 채용 담당자보다 더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이 시스템은 실제 직무 성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보자의 능력과 잠재력을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채용 예측의 정교함을 높인다.
특히, AI 기반 영상 면접은 머코의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후보자는 약 20분간 진행되는 AI 영상 면접에 참여하게 되며, 이 과정에는 경험 기반 질문뿐 아니라 직무와 직접 관련된 사례분석 문제가 포함된다.
AI 면접관은 영상 통화에 실시간으로 참여해, 후보자의 배경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이해한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간다. 이러한 자동화된 절차 덕분에 머코는 대규모 후보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채용 방식과 비교해 확연한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머코는 OpenAI, Meta Platforms, Anthropic 등 주요 AI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자사의 채용 솔루션이 실무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함을 입증해 왔다. 특히 OpenAI는 언어 모델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전문 작가 및 영상 제작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머코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다.
이와 같은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머코는 글로벌 AI 인재 채용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솔루션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출처=ai-supremacy]
• 창업 2년만에 연간 매출 500% 성장, 기업 가치 20억달러 달성
머코는 설립 이후 채 2년도 되지 않아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AI 기반 채용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연간 반복 매출(ARR)은 2023년 1천만달러에서 2024년 5천만달러로 500%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매출성장을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OpenAI와 Anthropic을 포함해 총 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있으며, 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 적합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코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46만명 이상의 후보자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30만명의 입사 지원자를 처리해 왔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대규모 운영은 AI 기반 채용 플랫폼으로서 머코의 확장성과 신뢰성을 뒷받침한다.
머코의 수익 모델은 고객사가 인재를 채용할 경우, 해당 인재의 연봉 30%를 수수료로 부과하거나, 계약직 또는 프로젝트 인재를 성공적으로 연결했을 때 받는 수수료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채용 건수가 늘어날수록 수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므로, 기업 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모델이다.
이 같은 수익 모델과 실적을 바탕으로 머코는 단기간 내에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신뢰를 얻었다. 2025년 1월,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1억달러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는 20억달러에 도달했다. 이는 불과 4개월 전 기업 가치였던 2억5천만달러에서 8배가량 급등한 수치로, 머코의 AI 채용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평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출처=openxcell]
현재 머코는 평균 연령 22세의 소규모 핵심 인력(약 30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직원 1인당 매출은 약 25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성도 확보해, 매월 약 1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머코가 단순히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절차 투명성, 개인정보 관리, 알고리즘 편향성 등은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
머코는 AI 기반 채용 혁신을 선도하고 있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 수집 방식과 채용 과정의 투명성이다. 머코가 실제 채용이 아닌 AI 학습 목적의 공고와 면접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구직자들이 시간을 낭비했다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기업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출처=trio.dev]
또한, 개인정보 활용 방식도 우려를 낳고 있다. 면접 영상이나 이력서 같은 민감한 정보가 외부 기관에 전달되거나, 다른 기업이 열람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더 명확하게 알리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AI 알고리즘의 편향 문제도 주요 과제다. 성별, 인종, 사회적 배경에 따라 불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완전히 자동화된 채용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존재한다.
머코가 이러한 문제를 기술 개선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공정한 절차, 투명한 운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앞으로 글로벌 인재 채용시장에서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