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인터뷰 ‘안녕하세요’ (13)] 걷기 열풍에 기능성 슈즈 뜨다 : ‘물컹슈즈’로 불리는 워킹마스터 기희경 대표

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5.06.14 09:15 ㅣ 수정 : 2025.06.16 13:00

‘기술을 넘어 감동으로’…걷기 문화를 만드는 ‘물컹’ 혁신가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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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투식스 기희경 대표 [사진=나인투식스]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하이힐과 구두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수트 차림에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파격이 아닌 일상이다. 재택근무의 확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발이 편한 기능성 운동화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대 후반에 기능성 슈즈 스타트업을 창업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두드리고 있는 30대 초반의 대표가 있다. 일명 ‘물컹슈즈’로 불리는 워킹마스터 기희경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시대의 변화가 이끈 신발의 진화가 담겨 있어 더욱 흥미롭다.

 

다음은 기희경 대표와의 일문일답.

 

Q : 브랜드명과 일명 ‘물컹슈즈’라는 제품명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A : "회사를 운영하기 전에 한동안 걷기 여행에 빠져 보낸 시간이 있었다. 장거리를 걸으면서 발에 무리가 너무 컸고,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말 물컹하게 편한 신발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킹마스터’라는 이름은 그때 경험한 걷기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이 걷기를 일상에서 더 많이 즐기도록 돕고 싶었고, 그걸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마스터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 뒤로 부산의 신발 장인들과 협업하면서 2년 이상 발포 실리콘을 연구했고, 2021년에 첫 번째 물컹슈즈가 탄생했다. 물컹슈즈는 사실 소비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처음 제품을 신고 ‘이거 진짜 물컹물컹하네’라는 반응이 많았고, 그 표현이 너무 생생해서 그대로 제품명으로 정착하게 됐다. 기억하기 쉽고, 착용감이 한 번에 연상되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Q : 기능성 신발 시장에서 워킹마스터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A : "핵심은 이질적인 편안함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능성 신발은 쿠셔닝 또는 지지력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추는데, 우리는 발 전체에 물컹한 충격 흡수를 주면서도 동시에 발바닥의 아치를 지지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포 실리콘 인솔은 여타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착화 경험을 주고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워킹마스터는 많이 걷는 사람과 피로한 발 모두를 위한 신발이다. 단순히 잘 걷게 해주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오래 걷거나 하루 종일 서 있은 후에도 발의 피로가 덜 느껴지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포 실리콘 인솔은 일반 쿠셔닝보다 더 깊이 있게 충격을 흡수하고, 발의 아치를 부드럽게 지지해 준다. 그래서 장시간 걷는 분들이나 발에 피로가 많이 누적된 간호사, 교사, 매장 직원 등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Q : 창업 초기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A : "소비자의 신뢰와 피드백이 쌓이면서 제품 개발 방향이 훨씬 명확해졌다. 초창기엔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착용감’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발 형태와 생활 방식에 맞는 라인업을 연구하고 있다. 또 SNS나 유튜브, 유럽 수출을 위한 직접적인 계약과 컨택을 통해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 팬층이 생긴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Q : 물컹한 착화감이란 슬로건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가.

 

A : "처음에는 ‘물컹’이라는 표현이 다소 생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한 번 신어본 분들은 대부분 ‘이것 말고는 표현할 수가 없다’는 피드백을 주고 있다. 오히려 감각적인 언어로 브랜드를 기억하기 쉽게 만든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쇼츠나 광고에서도 슬로건 하나만으로도 공감을 많이 얻고 있다."

 

Q : 기능성과 디자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A :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면 소비자들은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초기부터 신발 디자이너와 기능성 개발자가 항상 함께 기획에 참여한다. 특히 최근엔 트렌디한 컬러감과 설계적인 실루엣을 살리면서도 무게감은 줄이는 쪽으로 디자인을 진화시키고 있다. 또 하나 꾸준히 해오고 있는 건, ‘물컹슈즈 스타일링 가이드’ 제작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물컹슈즈를 활용할 수 있는지, 가령 출근룩, 여행룩, 운동복과의 조화 등에 대한 코디 예시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기능성 신발이 아니라, 패션의 일부가 되는 편한 신발을 만들고 싶다."

 

Q :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 걷기 열풍과 맞물려서 내 몸을 위해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야겠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된 점이 크다. 특히 30~50대 여성층에서 ‘신자마자 발이 편안해졌다’는 후기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인기가 올라간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 발이 편한 신발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단순히 예쁜 신발보다는 오래 신어도 피로감이 적은, 일상 속에서 진짜 편한 신발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특히 걷기나 산책, 출퇴근, 장시간 서 있는 직업 등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착용감을 원하는 흐름과 맞물려 워킹마스터가 자연스럽게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SNS 후기나 리뷰를 보면 ‘이제 다른 신발 못 신겠다’, ‘엄마, 아빠도 사드렸다’는 이야기가 많을 정도로, 경험 후 추천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인기의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 : 고객층의 연령대나 라이프스타일 구성은.

 

A :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의 워킹족이 가장 많고, 최근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트렌디한 기능성 슈즈로 인식되면서 20대 고객도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걷기를 즐기거나, 발의 피로감이 큰 직종에 종사하는 소비자란 점이다. 간호사, 교사, 여행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직군에서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Q : 유럽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어떤 국가나 도시를 첫 진출지로 고려하고 있는지.

 

A : "가장 먼저 공략한 나라는 독일 베를린이다. 실제로 베를린 거리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했는데, 현지인들이 굉장히 흥미로워했다. 현재는 베를린 백화점 내 편집샵 등에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걷기와 라이프스타일이 밀접한 도시답게 기능성 신발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다. 향후 스페인과 프랑스 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Q :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능성 신발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는가.

 

A : "섬세함과 기술력의 조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희처럼 실리콘, 인솔, 아치 지지 등 여러 기술을 결합해 하나의 신발 안에 담아내는 능력은 한국이 강하다. 또 감성적인 디자인을 접목시키는 부분에서도 글로벌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 유럽 진출을 위해 준비 중인 특별한 전략이나 협업이 있다면.

 

A : "현재 베를린의 로컬 브랜드들과 협업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베를린 기반의 워킹 모임, 패션 브랜드와 함께 콜라보 캠페인을 진행해 물컹슈즈의 착용감을 경험 중심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 각국의 물리치료사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신뢰 기반 유통망을 만드는 중이다."

 

Q :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A : "어느 날 한 고객분이 편지를 보내주셨다. 10년 동안 외반모지가 심한 발 때문에 그 어떤 신발을 신어도 종일 걷기가 몹시 힘들었는데, 물컹슈즈는 처음으로 하루 종일 편하게 신을 수 있었다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우리가 만든 기술이 누군가의 일상에 진짜 영향을 줬다는 걸 느낀 순간, 너무나 큰 보람이 있었다."

 

Q : 앞으로의 목표와, 워킹마스터를 통해 이루고 싶은 비전이 있다면.

 

A : "워킹마스터는 단순히 신발 브랜드가 아니라, 걷기 문화를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의 리듬으로, 자신 있게 걷고 건강해지는데 물컹슈즈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가까운 목표는 ‘글로벌 기능성 슈즈 브랜드 Top 3’ 안에 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걷기의 표준이 되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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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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