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K조선 ‘친환경 역량’ 글로벌 최고…‘新선박 수요’ 즉각 대응태세
전 세계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추세…전체 발주량의 62% 차지
대세 친환경 선박은 ‘LNG추진선’…연료 공급 인프라 안정적 구축
새로운 친환경 선박 수요 간헐적 존재…韓조선 즉각 대응 역량 갖춰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대규모 신조선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10여년 만에 호황을 맞았다.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저가 경쟁을 벌였던 과거와 달리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선박을 선별수주하는 전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수익 창출 선박 가운데서도 친환경 선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열풍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면서 조선업계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도 선박 환경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선사들에게 친환경 선박 전환을 압박해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인 가운데 현재 대부분의 친환경 선박을 한국 조선사가 생산하다 보니 업계 호황까지 견인하고 있다.
이에 국내 선사들은 기존 선박에 설비를 추가 장착하거나 새로운 선박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선박 니즈(Needs, 욕구) 대응에 힘을 주고 있다.

■ 친환경 선박 수요 늘지만 획일화된 기준 X, 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204만CGT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지연으로 폭증했던 수요가 안정기를 찾으며 전 세계 발주량이 줄어들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친환경 선박의 성장이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가운데 친환경 선박의 비중은 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1년 기준 32% 비중에 불과했던 친환경 선박은 1년 새 급격히 늘어나 이듬해 62%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전 세계 친환경 선박 발주량 2606만CGT 가운데 50%인 1312만CGT를 수주해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아이러니하게도 친환경 선박을 정의하는 획일화된 기준은 없다.
때문에 현재 친환경 선박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액화석유가스(LPG)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 등도 규정에 의해서가 아닌 환경 오염물질 저감 수준 등을 토대로 선사에 의해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현재 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모든 친환경 선박을 제조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조선 건조 선종을 지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사(발주처)의 권한이다”라며 “따라서 글로벌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에 대해 제각기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어 종류 획일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친환경 선박 대세는 ‘LNG추진선’…해운업 주도국·인프라 영향 커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 업계에서는 LNG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 LPG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 등이 친환경 선박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사실상 LNG추진선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친환경 선박 수주량 가운데 약 92%가 LNG추진선이며 메탄올 추진선이 5%로 2위, LPG추진선이 3%로 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LNG추진선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전 세계 해운업계 패권을 잡고 있는 선사들이 상당수 LNG 사용 비중이 높은 유럽과 아시아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유럽과 아시아에는 LNG벙커링(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일련의 행위) 등 LNG 관련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유럽 지역에는 100여개 이상의 항구에 LNG벙커링 시설이 구비돼 있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연안 및 대륙 내 수역에 74곳의 LNG벙커링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LNG추진선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게 글로벌 조선업계의 중론이다.

■ 원활한 연료공급 이유로 친환경 신(新)선종 니즈 지속
물론 일각에서는 급유 문제를 이유로 새로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간헐적으로 존재한다.
선사는 여러 선박을 활용해 컨테이너박스 및 원유를 운송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그런데 해당 선박이 LNG 급유를 고려해 아시아~유럽 노선만을 이동할 수 있다면 사업을 확장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LNG추진선의 대체재 선박으로 메탄올 추진선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글로벌 2위 선사 '머스크'는 HD한국조선해양에 수년 전부터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고 있다.
그 이유는 메탄올 추진선의 친환경 효과는 LNG추진선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LNG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를 활용했을 때보다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90%, 이산화탄소 30%를 배출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메탄올 추진선은 벙커C유 활용 대비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메탄올은 LNG보다 벙커링 구축이 쉬워 급유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일반적으로 메탄올은 상온 및 일반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반 탱크나 일반 파이프를 활용해 벙커링을 구축할 수 있어 시설 구축 비용이 크지 않다.
반면 LNG를 저장·이송하려면 고압력과 극저온에서 견딜 수 있는 탱크와 파이프가 필요하다. 따라서 극저온용 고망간강과 같은 특수 금속이 대량으로 요구돼 벙커링 구축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아직까지는 메탄올 추진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메탄올추진선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진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만이 메탄올 추진 엔진을 제작할 수 있다.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방법도 있다.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은 기존의 벙커C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배출되는 환경 오염물질은 IMO 환경규제를 준수하는 수준이다. 다만 스크러버 활용 시 감축되는 배기가스는 황산화물(SOx)로 한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추진선을 대체할 친환경 선박이 더욱 늘어나기 위해선 선사들의 대규모 발주가 이뤄져야 하고 엔진 메이커의 공급 협조도 있어야 한다”며 “한국 조선3사의 역량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어떠한 선박이 친환경 선박으로 자리 잡아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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