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23 00:05 ㅣ 수정 : 2025.04.23 00:05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과의 마찰 등을 이유로 수장직을 조기에 그만둘 것이란 관측 제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특별공무원’ 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에서 예정보다 일찍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의 조기 사임이 테슬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조기 사임이 현실화할 경우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는 정치적 좌파로부터의 악의적이고 비윤리적인 공격에 지쳤다”며 “언제든 정부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언급은 최근 미국과 유럽 내에서 테슬라를 향한 반발 시위와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그가 트럼프 정부에 몸담고 있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점차 의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머스크의 현재 신분은 ‘특별공무원’이다. 특별공무원 신분은 130일을 초과해 재직할 수 없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날로부터 계산하면, 그의 임기는 공식적으로 5월 30일에 만료된다. 하지만 WP와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사임 일정을 이미 조율했다”는 보도를 통해 조기 사임 가능성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조기 사임의 가장 큰 배경은 트럼프 관료들과의 마찰이다. 특히, 머스크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간의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 내 권력 투쟁의 일환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머스크는 DOGE 수장으로서 연방 지출 감축과 관료주의 개혁을 추진하며, 미 국세청(IRS)의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그는 헌터 바이든 세무 조사와 관련된 내부고발자인 게리 셰이플리를 IRS 국장 대행으로 밀어붙였지만, 베센트는 사전 협의없이 이루어진 결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제기했고, 트럼프는 셰이플리의 임명을 철회하고 마이클 포크펜더를 새로운 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또한, 머스크가 DOGE를 통해 연방 지출을 사전에 검토하고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려 하자, 베센트는 즉각 견제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지출을 모니터링할 수는 있지만, 백악관의 승인 없이는 지출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밝혀 또 다시 베센트의 손을 들어줬다.
머스크가 당초 재무장관 인선 과정에서 스콧 베센트 대신 하워드 루트닉을 지지했던 것과 맞물려 베센트와의 갈등은 날로 극대화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 일부 고위 관료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머스크를 조롱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신임이 예전같지 않고 트럼프 관료들과도 마찰이 거세지면서 머스크는 조기 사임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만약 조기 사임한다면 테슬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머스크가 정부와의 복잡한 정치적 관계에서 벗어남으로써 본연의 기업 경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조나스는 “정치적 논쟁은 머스크의 리더십 이미지에 혼선을 야기해왔다”며 “DOGE에서의 조기 퇴임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과거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를 떠났을 때도 테슬라 주가는 일시적 하락 이후 빠르게 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최근 트럼프 정부 내에서 좌절을 겪고 있다고 전하며, 만약 머스크가 정부 내 입지를 상실하면서 정책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대외 전략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UBS의 글로벌 기술 전략가 폴 도노반은 “머스크가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되면, 특히 전기차 관련 보조금이나 인프라 정책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그의 사임시기와 관련해선 1분기 실적발표일인 22일(현지시간)에 깜짝 사임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머스크의 정치적 입지와 상관없이, 테슬라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관건”이라며 “만약 실적이 시장 기대를 상회한다면, 그의 퇴임 발표는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머스크의 상징성과 시장 영향력을 감안하면, 정치와 사업의 분리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며 “DOGE 수장직 사임이 향후 테슬라의 정책 대응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