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 (5)] 스마트공연예술 추진의 이슈와 과제 (上) - 기술기반의 도입과 융합이슈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4.24 00:30 ㅣ 수정 : 2025.04.24 00:30

[기사요약]
몰입형 무대와 메타버스 플랫폼, 예술성과 기술성 사이 경계 새롭게 정의
공연장 간 인프라 격차, 지속가능한 기술 도입 가로막는 핵심 과제로 부상
민간·지방 공연장의 기술 접근성 낮아 스마트공연예술 확산에 제약
AI와 관객 데이터 기반 연출, 창작 권리의 주체 두고 논쟁 불가피
기술이 감동을 해치지 않도록 예술과 정교하게 통합할 문화적 감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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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다양한 문화유산과 매력적인 자연경관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디지털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관광은 관광지의 스마트화를 넘어 축제, 공연예술, 전통문화, 스포츠, 미식, 자전거, 야간관광, 웰니스, 전적지‧DMZ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의 미래를 그려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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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IBILED]

 

[뉴스투데이=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스마트공연예술의 국내외 사례를 통해, 이 분야가 관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공연예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스마트공연예술을 기술과 융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주요 이슈와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창작과 기술의 경계, 새로운 예술언어의 탄생인가?

 

스마트공연예술의 출현은 공연예술에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창조적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AI와 같은 첨단기술은 공연의 ‘현장성(liveness)’ 개념에 도전하며, 새로운 유형의 무대 구성과 연출,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기반의 창작은 예술의 자율성과 기술 중심 논리 사이에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실제 예술 현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효과’의 차원에서 소비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공연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공연은 전통적인 ‘공간-시간-관객’의 삼위일체를 해체하고, 그 대신 시공간을 초월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서 관객의 반응이나 정서적 교감이 ‘정량화된 데이터’로 전환될 경우, 예술이 지니는 본연의 감성적 표현은 희석될 수 있다.

 

결국, 스마트공연예술은 예술성과 기술성 간의 균형, 즉 ‘기술이 돋보이지 않도록 기술을 설계하는’ 정교한 융합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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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몰입형 무대효과를 창출하는 공연 장면의 예 [출처=BIBILED]

 


• 스마트기술 도입의 불균형과 지속가능한 인프라 문제

 

스마트공연예술과 같은 스마트기술의 활용을 전제로 한 공연예술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인프라와 기술도입에 대한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다수의 공연장은 스마트공연예술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고해상도 프로젝션, 홀로그램, 센서 기반의 관객 인터랙션 장비 등을 갖추고 있지 못하며, 민간 영역과 공공 영역 간 인프라 격차도 크다.

 

특정 예술기관이나 대형 공연장에서만 구현가능한 스마트기술은 소규모 예술 단체나 지방 공연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게 된다.

 

또한, 하드웨어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기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전문가 육성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공연예술은 단기적인 프로젝트 성격이 많아 스마트공연예술이 체계적으로 자리잡는데 애로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공연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시설에 대한 정책적인 투자와 더불어 스마트공연예술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융복합형 인력양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스마트공연예술에서 ‘스마트공연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보조적 수단이 아닌 예술적 구조 자체에 개입하는 요소이기에, 이를 이해하고 창작과 연결할 수 있는 예술-기술 중개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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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콜드플레이의 공연무대 [출처=BIBILED]

 


• 저작권과 지식재산권(IP)의 복잡성: 누구의 예술인가?

 

스마트공연예술은 단일 작가 중심의 창작 구조를 넘어, 다수의 기술 협업자와 공동 저작권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는 곧 공연의 산출물이 갖는 ‘소유’와 ‘권리’의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연출 알고리즘이 창작에 기여했다면, 이 알고리즘 개발자는 예술가인가? 또는 실시간 관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출이 변화되는 인터랙티브 공연에서, 관객의 반응도 창작의 일부로 간주해야 하는가? 등이 이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슈는 단순히 법적 영역을 넘어서 공연의 창작 윤리, 예술적 소명의 문제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NFT(Non-Fungible Token)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공연 장면을 자산화하고, 관객이 공연 일부를 ‘소유’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연의 본질적 속성인 ‘일회성’과 ‘공유성’을 해체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공연예술의 저작권 문제는 법률적 대응을 넘어서, 새로운 창작 생태계에서 ‘공동 창작의 규범’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에 대한 문화적 협의 과정이 요구된다.

 

공연예술계는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창작의 경계와 권리 구조가 어떻게 재정의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사유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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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에서 ChatGPT로 생성]

 

이처럼 스마트기술은 공연예술에 새로운 무대를 열어주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창작 방식의 변화, 예술가의 역할 재정의, 지속 가능한 인프라, 그리고 저작권 구조 등 복합적인 과제가 산재해 있다.

 

‘스마트’함이 예술의 본질을 해치는 방향이 아닌, 예술의 감동을 더욱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작의 일부로 섬세하게 통합할 수 있는 문화적 감각과 정책적 비전이 요구된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둘러싼 관객의 수용성과 사회문화적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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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남호(Namho Chung)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박사 /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장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교수 / 한국스마트관광학회장 / (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관광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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