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국면 흔들리는 중도층…국힘 대선주자·박형준 부산시장 스킨십
중도층 표심 겨냥한 가교 역할 주목

[부산/뉴스투데이=김태형 기자] 대권 불출마를 선언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최근 국민의힘 주요 대선 주자들과 연이어 접촉하며 조용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단순한 스킨십에 머물지 않는다. 박 시장이 강조하는 합작 리더십과 중도 통합 메시지는 대선 국면에서 흔들리는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일종의 가교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박 시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경제·이념 양극화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기 위해선 링컨식 합작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유력 정치인들이 공동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탕평 인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경쟁자와도 협력할 수 있는 리더십 모델을 의미하며 현재 여야의 대립 속에 갈등을 넘어설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리더십 구상을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에 담아,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 전환과 지역 균형발전, AI 강국 도약 등을 일곱 가지 국가 어젠다로 제시했다. 박 시장은 "정권의 사유화를 막고 정치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개헌은 필수"라며 "준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박 시장은 김문수 전 장관, 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주요 주자들과 연달아 접촉하거나 만남을 조율 중이다. 이들은 박 시장이 지닌 합리적 보수 이미지와 중도 소구력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접촉이 단순한 예의 차원이 아니라 박 시장의 리더십 철학을 공유하고자 하는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박 시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피하며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새 대통령이 이중 분권 개헌과 AI 기반 국가 경쟁력 확보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당부를 전하며 차기 리더십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대선 국면에서 중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치적 나침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형준 시장의 이러한 행보는 선수가 아닌 감독의 위치에서 중도층을 겨냥하는 또 하나의 전략"이라며 "보수 진영 내부 결속뿐 아니라 중도 표심을 흡수하려는 국민의힘 주자들에게 박 시장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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