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 (6)] 스마트공연예술 추진의 이슈와 과제 (中) - 관객의 수용성과 사회문화적 다양성 존중해야..
[기사요약]
스마트공연예술, 관객을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 ‘공동 창작자’로 재정의
고령층·비숙련층의 기술 수용성 한계는 감동 전달의 간극과 몰입 저해
디지털 기술 기반 무대나 AI가 인간 고유의 감성 대체할 수 있는지는 의문
핀란드의 ‘Virtual Choir’ 프로젝트, 공동체적 경험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 제시
기술의 발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수용과 배려, 문화에 대한 존중
대한민국은 다양한 문화유산과 매력적인 자연경관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디지털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관광은 관광지의 스마트화를 넘어 축제, 공연예술, 전통문화, 스포츠, 미식, 자전거, 야간관광, 웰니스, 전적지‧DMZ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스마트관광으로 재도약하는 K-관광대국의 미래를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스마트공연예술은 기술 기반 창작을 넘어 관객과의 새로운 감성적 접점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관객층의 디지털 격차, 기술 기반 공연에 대한 심리적 저항, 전통 예술형식과의 충돌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화적 과제로 남아 있다.
기술이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하려면, 기술 수용성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함께 관객 중심의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번 글에서는 관객의 기술 수용성과 사회적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스마트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관객 경험’
스마트공연예술은 기존의 수동적 관람 구조를 넘어 관객의 참여와 반응을 공연의 일부로 흡수하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인터랙티브 공연에서는 관객의 표정, 음성,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무대의 조명이나 장면 구성이 변하기도 한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은 아바타 형태의 관객이 무대 위에 직접 등장해 배우와 상호작용을 하게 함으로써, 관람자가 창작의 일부가 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변화는 관객을 더 이상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공동 창작자’로 재정의하게 만든다. 공연의 의미가 무대 위 연출자만의 몫이 아닌, 관객의 반응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은 기존 공연예술의 문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연예술의 감상 방식과 몰입 경험을 재구성하는 도전이기도 하며, 관객의 감성적, 인지적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수용성과 감동 사이의 간극
기술이 아무리 정교하고 다양해지더라도, 그것이 관객에게 감정적으로 ‘수용’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공연 경험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특히 스마트공연예술은 관객의 연령, 기술 친숙도, 문화적 배경에 따라 그 감정 이입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령층이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스마트 기술이 가미된 공연에서 낯섦과 불편함을 경험할 수 있다. 관객이 공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시청각 정보로 인해 피로감을 느낄 경우, 감동의 전달은 오히려 방해받게 된다.
이처럼 관객층 간의 수용성 차이는 공연예술 현장에서 기술 기반 창작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기술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 설계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이것이 진짜 감동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공연의 의미는 급격히 약화된다.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무대효과나 AI가 연기하는 감정이 인간 고유의 감성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는 여전히 존재한다. 감정 이입은 단순한 시각적 자극이 아니라 이야기와 인물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술은 이러한 정서적 흐름을 ‘보완’하는 선에 머물러야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 공연 관람의 사회적 의미와 변화
공연은 개인이 감상하는 예술일 뿐만 아니라, 관객 간의 교류와 집단적 경험을 포함하는 사회문화적 행위이다. 그러나 스마트공연예술이 확산함에 따라 이러한 공동체적 성격은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온라인 공연이나 증강현실 기반의 콘텐츠는 공연장을 물리적으로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지만, ‘함께 본다’는 경험이 가진 사회적 의미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공연 중의 실시간 채팅이나 온라인 댓글과 같은 디지털 상호작용은 즉각적이지만 깊이 있는 교류로 이어지기 어렵고, 익명성과 피상성이라는 한계를 내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의 ‘Virtual Choir’ 프로젝트처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감성적 연결과 공동 창작을 실현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사례는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며, 오히려 공동체적 경험의 재구성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스마트공연예술이 진정으로 ‘포용적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무대 안과 밖 모두에서 관객의 존재를 다시 정의하고, 기술을 포함한 문화행위가 어떻게 공동체적으로 소비되고 공유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적극적 재해석과 대안적 상상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스마트공연예술은 단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관객이 누구인가’, ‘공연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관객은 수동적 감상자에서 벗어나 상호작용하고, 영향력을 미치며, 때로는 함께 창작하는 주체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은 모든 관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으며, 기술적 접근성, 정서적 수용성, 사회적 교류의 방식에 따라 예술에 대한 인식과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기술의 발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경험을 가능케 하며, 얼마나 감동적으로 작동하는가이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곧 정서적으로 공감 가능한 설계, 사용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포함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스마트공연예술의 제도적 기반과 산업적 확산을 위한 정책 과제들을 다루며, 이 새로운 문화영역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체계로 정착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정남호(Namho Chung)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박사 /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장 /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교수 / 한국스마트관광학회장 / (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관광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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