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매직' 통했다...방산·조선 계열사 몸값 끌어올려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5.29 05:00 ㅣ 수정 : 2025.05.29 07:09

올해 한화에어로·한화오션 시가총액 급증
해외 사업 확장·협력 기대에 존재감 키워
한화 3세 김동관 부회장 경영 성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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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화그룹의 방산·조선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들어 시가총액을 크게 늘려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는 자체 사업 경쟁력 향상 노력에 더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진 점이 기업가치 상승을 일궈낸 비결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화그룹 오너 3세이자 주력 사업 방향키를 잡고 있는 김동관(42·사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빛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이 계열사의 대내외 훈풍에 힘입어 재계 내 위상이 올라갈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연초 대비 한화에어로 2.4배·한화오션 2배...시가총액 ‘폭풍성장’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16조5687억원에서 전일(이달 28일) 39조3977억원으로 137.8%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총이 지난 2월에 20조원과 30조원을 연이어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중에는 한때 40조원까지 넘어서기도 했다. 

 

전일 기준 코스피(KOSPI·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총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바이오로직스·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이는 대표 금융주인 KB금융,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보다도 순위가 높다.

 

한화오션 시총도 매섭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 2일 11조5824억원이었던 한화오션 시총은 전일 23조4713억원으로 102.6% 증가했다. 전일 기준 한화오션의 코스피 시총 순위는 16위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방산·조선 계열사는 실적도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은 56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68.4%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 영업이익 역시 388.8% 증가한 258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도 시총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한화 시총은 올해 1월 2일 20조276억원에서 전일 50조5971억원으로 152.6% 증가했다. ㈜한화가 시총을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넘기는 데 걸린 기간은 거래일 기준 25일에 불과하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와 기업가치 향상 등이 지주사인 한화 기업가치에 반영되고 있다”라며 “한화 주가도 빠르게 재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순자산가치(NAV)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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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뉴스투데이]

 

■ 글로벌 무대에서 맹위 떨치는 한화에어로·한화오션...사업 훈풍 기대감 

 

한화그룹 방산·조선 계열사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올라간 것은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제정세 불안 속에서 세계 각국의 무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기조로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폴란드에 자주포 K9 20문, 다연장로켓 천무 24대를  인도했다. 올해 연간 납품 목표(K9 70문·천무 50대)를 고려하면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초기 공급 성과에 비춰볼 때  K9과 천무는 모두 올해 연간 납품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루마니아에 K9자주포 공장 부지를 선정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폴란드 방산업체 WB그룹과 합작법인(JV)도 설립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동 등 해외시장까지 사업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의 수혜를 고스란히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와 대중(對中) 견제 강화로 국내 대표 조선사 한화오션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 보여주듯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 자리잡은 필리조선소를 약 1억 달러(약 1372억원)에 인수해 미국 현지화에 본격 나섰다.  이를 계기로 한화오션은 오는 2035년까지 필리조선소 매출액을 약 40억 달러(약  5조486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사업 청사진도 마련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의 올 1분기 수주 잔고는 31조402억원으로 전년동기(27조3470억원) 대비 13.5%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아직 남아있는 사업의 총액을 뜻한다.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MRO 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수주잔고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에 하기 어려웠던 야심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한화오션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해외 사업을 통해 달러를 벌어오고 사업 영역을 늘려가고 있는 모습은 ‘원팀’으로 나아가야 하는 조선업계 입장에서 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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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왼쪽 세 번째)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지난 4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유콘’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 김동관 부회장 한화 알짜 사업 진두지휘해 경영 평가 ‘합격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하면서 김동관 부회장 경영 능력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 오너 3세인 김 부회장은 현재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의 '알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는 김 부회장 사업 추진력과 성과 창출에 주목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戰)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시작해 김 부회장이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도 사업성에 대한 김 부회장 확신이 작용한 결과물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부회장의 민간 외교 역량도 빛을 내는 모습이다. 특히 그는 국제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국과 협력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방한한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양국 조선 협력을 논의하며 ‘대미(對美)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라며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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