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2중호재에 휘파람 분다
조선 '빅3' 1분기 실적 호조...한·미 ‘협력 가능성’ 눈길
3사 1분기 영업이익 전년대 224% 늘어나 '기염'
고부가 위주 수주 전략에 환율도 긍정적 효과
美 ‘조선업 재건’에 中 대신 韓 수혜 기대감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 호조를 일궈낸 가운데 미국과의 협력 효과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조선업 재건'을 외치며 한국산 선박 구매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선박 건조 기술력을 갖춘 ‘K-조선’이 실적 호조와 미국 협력을 통해 중장기 업황이 개선되는 등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조선 3사, 1분기부터 쾌속출발...고부가·환율 영향에 실적 훈풍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 빅3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조7182억원, 5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선 3사의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해 매출액은 21.8%, 영업이익은 224.1% 늘어난 성적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된 이후 그 흐름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조선사 수주 물량은 계약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2~3년 뒤 실적에 반영된다. 선가(선박 가격)가 오르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수주한 고가 선박이 본격적으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조선 3사가 펼친 ‘선별 수주’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대표적 고부가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 선박을 수주한 점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도 조선 3사 수익성 개선에 한 몫 했다. 대부분 조선사들은 계약대금을 달러로 책정해 원화로 받는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산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게 마련이다.
조선업계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현재 조선 3사 모두 3년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해 공장이 ‘풀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가 대부분 꽉 채워진 가운데 이들 업계는 선박을 적기에 납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동안 한국 조선사들은 큰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종(선박 종류)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여 왔고 이는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며 “수익성 좋은 물량이 많이 비축돼 있고 선박이 차례대로 인도되면 실적도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조선업 재건’에 韓 조선사 노크할까...中 견제 반사이익 기대감
한국과 미국이 협력 폭을 더 넓히고 있는 점도 조선업계의 중장기적 업황 개선에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조선업 재건’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가 유력한 협력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듯 트럼프 대통령은 타국 선박 구매 가능성에 대한 조건으로 ‘미국과 가깝고 실적이 훌륭한 나라’를 지목했다. 이와 함께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도 한·미 양국간 유망한 협력 분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세계 선박 수주점유율은 중국이 49%로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과 미국 간의 패권경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향후 한국(17%·2위)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점도 한국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낭보다.
관련 업계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 비중을 줄이고 한국 조선업계에 발주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국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해운사들의 '탈(脫)중국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전 세계 선주들에게 중국 조선소를 이용하지 않도록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라며 “극적인 변화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잔잔한 파도가 쉼 없이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선사들은 중국 대신 한국 조선사로 계약을 돌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그리스 해운사 캐피탈마리타임은 HD현대삼호·HD현대미포와 20척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등에서는 미국의 조선업 재건과 중국 견제 기조가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다만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무장한 미국이 선박 수주 등 협력의 조건으로 자국 내 선박 생산을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이 되면 조선업계는 실적이 본격화되기 전에 막대한 투자금을 지출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재정적 부담만 더 늘어나는 상황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는 생산 능력 확보와 국내 인력 수급 등을 고려해 해외 조선소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현재 조선업계가 누리는 현금흐름 개선 등 수익성 강화에 힘입어 재무안전성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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