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대한항공, ESG고도화 위해 총력전 …조원태 회장, "ESG공시 의무화 선제적 대응"
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4.23 18:11 ㅣ 수정 : 2025.04.23 18:12
조원태, "고객에게 신뢰받는 항공사 되기 위해 본질에 집중할 것" KCGS, "대한항공은 지배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필요" 4년 연속 통합 A등급에서 삐긋, 한단계 하락한 통합 B+ 받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대한항공(조원태 대표이사)이 창립 56주년을 맞아 탄소중립 실현과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고도화에 나섰다. ESG 평가 하락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발표된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4년 ESG 평가에서 종합등급 ‘B+’를 받아 전년도 ‘A’ 등급 대비 한 단계 하락한 평가를 받았다. 환경(E)과 지배구조(G) 부문이 각각 ‘A’에서 ‘B+’로, 사회(S) 부문은 ‘A+’에서 ‘A’로 각각 한 등급씩 내려갔다. 4년 연속 통합 A등급을 받았던 대한항공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23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해당 평가의 기준은 외부 기관(KCGS)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등급 산출의 배경은 비공개로 분류돼 있다”고 말했다.
KCGS는 요약평가보고서에서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쟁점이 발생한 경우 이슈의 중대성을 측정하여 ESG 등급을 산출한다"면서 "대한항공은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로 대한항공은 ESG 경영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환경경영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 핵심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항공 ESG평가 조정 내용 [표 = 뉴스투데이 편집]
조원태 회장은 ESG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책임과 도약 의지를 동시에 밝혔다. 조 회장은 “ 대한항공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권, 환경, 준법 등 경영 전반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주주와 고객, 협력사와의 투명한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며 “2026년부터 시행될 ESG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탄소 감축 로드맵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탄소중립을 위한 실질적 이행을 위해 지속가능 항공유(SAF) 도입, 신기술 기반 항공기 도입, 운항 효율화 등 다양한 감축 수단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와 정유사, 항공기 제작사 등과 협력해 미래 친환경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조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고객에게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기 위해 본질에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임직원과 함께 책임 있는 항공사로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환경(E)부문=‘2050 탄소중립’ 향해 SAF 도입 박차…항공업계 감축 선도
항공업계 2050 탄소중립 달성 수단별 비중 [사진 = 2024 대한항공 ESG 보고서]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업계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인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본격적인 환경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21년 총회를 통해 결의한 탄소중립 목표이며, 2022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도 대한민국을 포함한 각국이 이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IATA의 회원사로서 해당 목표를 지지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탄소감축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정부, 정유사, 항공기 제작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탄소감축 기반을 마련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항공업계가 감축해야 할 누적 탄소배출량은 약 21.2Gt(기가톤)에 달하며, 이 중 약 65%는 지속가능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통해 감축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SAF가 항공 부문 탄소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한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해 SAF의 국내 도입 및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기술 항공기 도입, 항공기 운항 및 인프라 효율화, 탄소 상쇄 및 포집 기술 활용 등도 병행 추진 중이다. 다만, 전기·수소 항공기와 같은 신기술은 기술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SAF 중심의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사로서 환경책임을 다하고,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전환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S)부문=다양성과 포용의 인재경영…사회적 책임 실천 강화
대한항공 국내외 임직원 현황 및 해외 사업장 근무 현황 [사진 = 2024 대한항공 ESG 보고서]
대한항공이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과 인재 다양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12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전체 직원 수는 해외 현지 직원을 포함해 총 1만9425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요 다양성 지표 중 하나인 여성 직원 비율은 전체 인력의 45%에 달하며 최근 3년간 이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정규직 직원을 기준으로 한 평균 근속연수는 18.1년으로, 높은 직무 만족도와 장기 고용 안정성을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복지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직종에서 성별에 관계없는 동일한 처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글로벌 인력 구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해외사업장에서 1776명의 해외 현지 고용 인력과 해외 주재원을 운용 중이다. 이들은 국적, 인종, 성별, 문화, 종교 등의 차별 없이 능력 중심의 공정한 채용 과정을 통해 선발됐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우수 인력을 선제적으로 채용하고, 관리자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제도를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다양성과 포용, 장기 고용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 경쟁력을 확보하며, 지속가능한 인사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지배구조(G) 부문= 이사회 독립성·전문성 강화…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속도
2024년 5월 기준, 대한항공 이사회는 업계 경험이 풍부한 사내이사 3인과 경영, 금융, 법조, 학계,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주주는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제안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이사 후보자의 인적 사항은 주주총회 이전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이 같은 정보 공개는 주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이사회 구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정관 제38조에 따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이사 중에서 선임되며, 이를 통해 이사회의 감시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주주 권익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회사의 전략 방향과 목적에 부합하는 인사를 추천하는 데 있어 자격 요건, 역할 수행 능력, 전문성, 독립성, 다양성, 주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경영과 책임 있는 기업 지배구조를 위해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