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퇴직연금 ‘머니무브’…미래에셋증권, 실물 이전 최대 수혜
1분기 말 증권업권 적립금 107.6조원
전 분기比 2.7조 증가…IRP 4조 폭증
ETF 실시간 거래 매력에 머니무브 뚜렷
미래에셋증권, 증가액·규모 모두 최대
KB증권, 수익률 두각…DC형은 삼성증권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 이후 퇴직연금 운용의 중심축이 ‘은행·보험’에서 ‘은행·증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실질적인 수혜의 정점에 서며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07조6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말(103조9257억원) 대비 3조6931억원(3.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업권은 3조2302억원(1.43%) 증가로 증권업권에 소폭 못 미쳤고, 보험업권은 오히려 1조1336억원(1.16%) 감소했다.
증권업권의 강세 배경에는 실시간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 경쟁력이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사는 다음 영업일 체결 방식인 데 반해 증권사는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면서 “ETF 투자 수요 증가와 맞물려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해야 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머니무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기간 증권업권의 DC형 적립금은 27조2669억원에서 28조3365억원으로 1조696억원(3.92%) 증가했고, IRP는 31조8188억원에서 35조8155억원으로 3조9967억원(12.56%) 폭증했다.
반면 기업이 책임지는 구조의 확정급여형(DB)은 44조8400억원에서 43조4668억원으로 1조3732억원(3.06%) 감소를 보였다.

각사별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 분기 말 대비 1조3276억원 증가한 30조5221억원으로, 증가액은 물론 전체 규모에서도 증권업권 1위를 기록했다. 1조원 이상 증가한 곳은 전 업권을 통틀어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의 관계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최적화된 글로벌 자산 배분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용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며 “특히 연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고객 수익률을 높이고 체계적인 자산 배분과 리밸런싱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는 현대차증권이 17조3492억원으로 적립금 2위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한국투자증권(16조6812억원), 삼성증권(16조3063억원), NH투자증권(8조205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자사 계열사 자금이 13조3007억원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4조485억원으로 크게 축소된다.
자사 계열사 자금을 제외한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30조4106억원으로 1위를 유지하고,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16조5642억원), 삼성증권(14조4482억원), NH투자증권(7조8883억원), KB증권(6조2718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적립금 증가액은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삼성증권(9206억원), 한국투자증권(8664억원), KB증권(2996억원), 신한투자증권(1298억원) 순으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한편 1분기 말 기준 원리금 보장형 IRP 상품의 수익률은 KB증권이 7.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화투자증권(6.08%), 유안타증권(5.66%), 한국투자증권(5.63%), 신영증권(5.24%) 순으로 나타났다.
비보장형 IRP 상품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5.2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유안타증권(3.73%), 한국투자증권(3.49%), 삼성증권(2.91%), 미래에셋증권(2.90%)이 뒤를 이었다.
DC형 퇴직연금에서는 원리금 보장 기준 KB증권이 6.03%로 선두였으며, 비보장 상품에서는 신영증권이 3.5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DB형 퇴직연금에서는 삼성증권이 원리금 보장(4.13%)과 비보장(7.89%) 수익률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에 용의한 플랫폼, 다양한 투자상품 접근성, 개인 맞춤형 운용전략 등에서 증권사가 가진 경쟁력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의 주도권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증권사 중심의 머니무브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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