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품는다…금융위 '조건부 승인'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금융위는 2일 정례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조정해 자회사 편입승인 기준에 미달했지만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위는 승인 부대조건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2027년 말까지 이행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행실태를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 등 이행현황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에 더해 주식처분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15일 우리금융지주가 신청한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승인에 대해 4차례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열고 승인요건 충족여부를 심사했다.
금융지주회사 관련 법령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승인 요건으로 '금융지주회사의 재무·경영 관리상태가 건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는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다만 경영실태평가 등급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봐 자회사 편입 승인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중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해 금융위와 우리금융에 통보했다. 우리금융지주가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만이며, 금융지주사가 3등급 이하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으로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계약 체결 후 지난 1월 15일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는 2등급으로 인수·합병에 문제가 없었으나 3월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미흡 등을 이유로 등급이 낮아지면서 금융위는 고심해왔다.
금융위는 이번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승인은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런 계획들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인수 절차는 7월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동양·ABL생명과 협의해 주주총회 일정을 결정하고 주주총회 개최일에 인수대금을 납입 후 주식을 인수하면 거래가 종결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내부통제 수준 강화와 지배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금감원으로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총 21건 중 17건을 이행했으며 나머지 4건은 컨설팅 등을 통한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 등이 필요한 사항으로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결과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이행상황을 보고했고 내부통제 강화와 자본비율 개선 등 그룹 전반에 걸친 혁신방안을 제출, 실행계획을 충실히 설명했다"며 "금융당국이 면밀한 심사를 거쳐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향후 혁신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