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1조 달러 회복했는데…IRA 리스크에 갇힌 2차전지주

염보라 기자 입력 : 2025.05.22 08:08 ㅣ 수정 : 2025.05.23 08:12

美 세액공제 축소 우려에 KRX 2차전지 지수 급락
LG엔솔·삼성SDI·LG화학 등 주요 종목 신저가 행진
경영진 자사주 매입 ‘저점 신호?’…장밋빛 전망도
中 견제 강화에 ‘비중국산’ 공급망 기회론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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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차전지주가 반등 기미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챗GPT 생성]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국내 2차전지주가 반등 기미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에 따른 세액공제 축소 우려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TOP)10’ 지수는 전일 2,223.46으로 마감했다. 2023년 7월 25일 고점(8,523.18) 대비 73.9% 급락한 수치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4.4% 빠지며 34개 KRX 테마지수 가운데 낙폭 1위를 기록했다. 특히 3월 이후 급락세가 두드러진다. 3월 9.28%, 4월 6.96% 하락한 데 이어 5월 들어서도 11.63% 밀리며 투자심리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 종목은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들어 사상 처음 공모가(30만원) 아래로 하락했고, 삼성SDI와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도 최근 장중 신저가를 새로 썼다.

 

반면 테슬라는 최근 주가 급등세를 타며 시총 1조 달러를 회복했다. 국내 2차전지주는 그간 테슬라 주가를 선행지표처럼 따라왔지만, 이번엔 흐름이 완전히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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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2차전지 TOP 10 지수 선차트(1년) [그래프=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2차전지 업계가 직면한 불확실성은 복합적이다. 오랜 시간 주가를 짙눌러온 ‘캐즘’(일시적 업황 둔화)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IRA 리스크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이 발의한 IRA 수정안에는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조항이 통과될 경우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액공제 조기 종료는 미국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이차전지 수요와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미국보다는 유렵향 판매 비중이 크지만 AMPC까지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 SDI는 미국 노출도가 더 크다”면서 “초안이 확정되면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AMPC가 제외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셀 3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총 1조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이들 3사의 영업손실은 231억원이지만, AMPC 반영분(7379억원)을 제외하면 손실 규모는 7610억원에 달한다.

 

다만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 속에 주요 기업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 자사 주식 1540주를 매수했고, 삼성SDI 박진·김종성 부사장도 최근 각각 500주씩 장내 매입했다. 모두 최근 급락한 주가 수준에서 이뤄진 거래로, 시장 일각에선 이를 ‘저점 매수 시그널’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은 흘러 나오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구매 보조금 폐지 및 생산보조금 유지라는 가정하에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AMPC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산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유럽의 공급망 재편도 국내 업체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점유율이 87%인 ESS(에너지저장장치)용은 향후 비(非)중국산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에 기회 요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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