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자동차 업계, 올해에도 SUV에서 진검승부해야 하는 '속사정'
1분기 내수 판매 상위권 SUV 다수 포진
상품성 강화에 ‘패밀리카’ 선택 수요 늘어
SUV 신차로 회사 분위기 반전 시도 '눈길'
업체 경쟁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대 기대감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SUV가 최근 내수 시장 판매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데다 해외 실적도 양호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SUV 라인업(제품군)에 핵심 전략 모델을 투입해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독주 체제 속에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상품 품질 개선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 내수 시장 ‘베스트셀링’은 기아 쏘렌토...파워트레인 다변화 통했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의 판매 실적을 책임지는 주인공은 단연 SUV 모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내수 시장 판매 1위인 ‘베스트셀링카’는 기아 쏘렌토(2만6676대)로 나타났다. 2위는 기아 RV(레저용차량) 모델 카니발(2만1512대)이, 3위는 기아 스포티지(1만9732대)가 각각 차지했다.
이 기간 내수 판매 실적 범위를 넓혀 봐도 상위 10대 가운데 5대가 SUV 모델이다. 이를 보여주듯 현대차 싼타페(1만5486대·6위)와 기아 셀토스(1만4457대·7위), 현대차 투싼(1만2907대·8위)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SUV를 포함하는 RV까지 더하면 점유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SUV의 해외 판매 실적도 견조하다.
올 1분기 수출 상위 모델을 보면 한국GM의 SUV 트렉스가 7만4300대로 가장 많았다. 코나(6만1997대·2위)와 트레일블레이저(3만4113대·4위), 스포티지(3만3324대·5위), 펠리세이드(3만2877대·6위) 등 SUV 모델이 그 뒤를 잇는다.
이처럼 SUV가 자동차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것은 세단 모델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춰 ‘패밀리카’로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가솔린, 하이브리드(HEV) 등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다변화에 따라 고객 선택권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기아 쏘렌토의 경우 현재 ‘2.5 가솔린 터보’와 ‘1.6 터보 하이브리드’로 판매 중이다. 현대차의 대표 SUV 모델 싼타페 역시 같은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또한 투싼은 디젤·가솔린·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췄으며 셀토스도 내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과거에는 SUV라고 하면 대부분 디젤 엔진이 탑재돼 정숙성보다는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선택지였다”라며 "그러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최근 대세가 되면서 약점도 보완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결국 도심형 SUV로서 경쟁력이 크게 개선된 점이 판매 증가로 이어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 SUV, 완성차 업계 핵심 먹거리 자리매김...신차 출시로 고객몰이 ‘시동’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의 ‘SUV 대전’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모델의 상품성 강화 뿐만 아니라 전략 신차 출시 등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UV 모델을 회사의 분위기 반전 카드로 활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르노코리아다. 현대차·기아가 장악한 내수 시장에서 르노코리아는 SM6·QM6 등 기존 모델 영향력이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7월 그랑클레오스를 출시했다. 쏘렌토·싼타페 등이 버티고 있는 중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그랑클레오스 내수 판매량은 5035대로 QM6(518대)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르노코리아 판매 실적을 그랑클레오스가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KG모빌리티는 SUV 라인업에 ‘올인’한 업체다. 과거 티볼리로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KG모빌리티는 토레스와 액티언, 렉스턴 등 차급별 주력 모델을 연이어 출시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KG모빌리티가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KR10’도 소형 SUV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 모델이다. 과거 쌍용자동차 시절 인기를 모은 구형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계승해 고객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인 셈이다.
전기차(EV) 시장에도 SUV 돌풍이 불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5에 이어 아이오닉 9을 선보였으며 기아도 니로 EV와 EV9을 판매 중이다. KG모빌리티 역시 코란도 EV와 토레스 EV로 전기 SU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와 신차 출시 등이 이어지면 자동차 시장의 SUV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완성차 업체 경쟁이 품질 등 상품성 뿐만 아니라 가격 정책으로 확대되면 소비자 혜택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UV를 원하는 소비자 가운데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세그먼트(분류 기준)나 파워트레인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폭넓은 상품군을 가진 회사가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SUV는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