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9) Koh Che ①... 독뿜는 '스폰지밥'과 '예쁜 도자기' 만나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곰치를 지나 방향을 바꾸자 한 무리의 Gold band Fusilier가 지나간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녀석들은 작은 몸체에 노란 줄무늬가 있는 것이 눈에 잘 띄기도 하고, 엄청난 규모의 무리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시선을 줄 수밖에 없다.
바닥으로 시선을 돌리자 쏠베감팽 한 마리가 바위 밑에서 정지해 있는 것이 보였다. 약간 어두운 색상이지만 무늬가 화려한데, 이렇게 깨끗하고 화려한 무늬의 쏠베감팽은 오랜만에 본다.

시선을 돌리자 근처에 노란색 물고기가 보인다. 얼핏 봐도 복어 종류 같은데 처음 보는 녀석이다. 다이빙 후에 어류도감에서 이 녀석을 찾아보니 이 녀석은 ‘노랑 거북복(Yellow Boxfish)’이라고 한다. 이 녀석은 네모난 상자 같이 생겼고, 만화에 나오는 ‘스폰지밥’을 연상케 한다.
생김새도 재미있지만 노란색 몸통에 검은색 점이 많아서 장난감 같은 인상을 준다. 이 녀석은 성장하면서 몸통이 황갈색이나 녹갈색 바탕에 검은 테두리가 있는 흰점이 생기고, 성체는 보라색이나 옅은 갈색을 띈다고 하는데, 어류도감에서 사진을 보니 성체로 자라면서 색상과 무늬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사진에 있는 이 녀석은 아직 어린 녀석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보기에는 귀엽고 온순해 보이지만 위협을 느낄 경우에는 피부에서 독성 단백질을 내뿜는다고 한다. 이 독은 다른 물고기를 죽이기도 한다는데 사람에게는 어떤지 모르겠다. 아무튼 바다 속에서는 귀엽다고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
이어서 주변에는 예쁜 색상과 무늬를 가진 물고기 한 쌍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 녀석은 Redtail Butterflyfish(또는 White collar Butterflyfish)로서 우리말로는 붉은꼬리나비고기(또는 갈색나비고기, 파키스탄나비고기)로도 알려져 있다. White collar Butterflyfish라는 이름은 아마도 눈 뒤에 흰색의 또렷한 세로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세부적인 특징은 눈 뒤의 세로줄과 더불어 눈 위에는 어두운 색상의 줄무늬가 있고 눈 앞에는 더 작은 흰색 줄무늬가 있다. 꼬리는 밝은 빨간색이 대부분이고 그 뒤에는 검은색 줄무늬가 있으며 꼬리 끝은 옅은 흰색인데, 이렇게 여러 가지 색상이 조합된 이 녀석은 그 화려한 색상 때문에 멀리 있어도 금방 눈에 뜨인다. 이 녀석들은 주로 산호 폴립을 먹는다고 한다.


잠시 후, 어마어마한 규모의 치어 떼가 지나간다. 짙은 안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 같은 장관이 펼쳐지는데, 아쉽게도 그 장면은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했다.
대규모의 치어 떼가 사라진 후에 ‘5줄 스내퍼’들과 함께 얼굴 부분이 파란색인 물고기가 나타났다.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인데, 그러나 처음 보는 녀석이다. 정말이지 바다 속에는 비슷한 녀석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 이름을 모두 다 안다는 것은 힘든 일이고, 새로운 녀석이라고 생각될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확인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이 녀석의 이름은 Blue face Angel fish. 성체는 파란 얼굴에 눈 주위만 황색이고 몸통 뒷면으로 갈수록 주황색 바탕에 작은 파란색의 격자 무늬가 있다. 예쁜 도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꼬리쪽과 아가미쪽 지느러미는 주황색이다. 아래 사진에 있는 두 마리 물고기와 위 사진의 Redtail Butterflyfish, 그리고 이 녀석을 비교해보면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녀석들이다.



한편, ‘5줄 스내퍼’들이 무리지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그 무리가 거의 다 지나갈 즈음해서 말미잘 위에 있는 흰동가리 한 마리가 보였다. 노란색 스내퍼와 빨갛고 하얀색이 어우러진 흰동가리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