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코스피지수가 단기 관망 심리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는 유동성 기대에 따른 상승 구간인 만큼 지수 상단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코스피 상승 랠리는 유동성 확산 기대에 따른 결과”라며 “지수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재발로 단기 관망 심리에 놓일 수 있지만, 생산 시설에 타격을 입힐 정도의 극단적 대결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는 존재한다. 노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지목했다. 전면전으로 치닫는 충돌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 등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이며, 중동에서 수출하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대부분이 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다만 노 연구원은 “호즈 해협 봉쇄가 최악 시나리오이지만 각국 개입을 불러올 수 있어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물론 과거 걸프전 때에도 호르무즈해협은 봉쇄된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노 연구원은 “현재는 유동성 기대에 따른 상승 구간이므로 지수 상단을 제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며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은 코스피가 현재 이상 지수 구간에 안전하게 안착할지 여부”라고 봤다.
그러면서 확장세보다는 순환매 중심의 장세를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의 우호적인 2분기 실적은 주식시장에서 이미 인지했고, 인플레이션과 실질 소비 약화, 관세 관련 불확실성 재발 등 변동성 요인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환매 장세의 주도 후보는 크게 세 가지로 언급했다. 첫째는 미국 소비를 지원하는 수출주인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다. 노 연구원은 “미국 소비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띤다면 기존 주도주 상대 수익률 약화 및 지수 상단 확장 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둘째는 미국 투자를 지원하는 수출주인 기계(전력)와 조선, 유틸리티(원전 중심)다. 셋째는 국내 내수 컬러 업종을 꼽았다.
노 연구원은 “7월 변수 요인들을 고려했을 때 미국 투자를 지원하는 기존 주도주 중심 순환매를 장세를 전망한다”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업종들은 상대수익률 회복을 위해 매크로 영향력 확인, 관세 불확실성 완화 등을 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저(저환율, 저금리, 저유가) 상황은 수출주보다 국내 매출 발생 종목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변수로, 이번 유가 상승세에 따라 국내 유동성 랠리 관련주들의 단기적 상승 흐름 둔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제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내수주는 여전히 중요한 투자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또한 “팬데믹 당시 국내 주식시장은 유동성 랠리 구간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없이 3,000포인트(p)를 상회했던 바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외국인 자금 유입 전망에 대한 고민보다 펀더멘털과 국내 통화, 재정정책 사항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