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판빙빙 실종과 왕젠의 죽음, 그리고 마윈의 은퇴선언

정승원 입력 : 2018.09.17 06:01 ㅣ 수정 : 2018.09.17 06:01

판빙빙 실종과, 마윈의 은퇴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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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9월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 Ⓒ연합뉴스


마윈 알리바바 회장, 그룹 20주년 맞는 내년 9월 은퇴선언에 억측 난무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 회장이 그룹 탄생 2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9월 은퇴를 선언한 배경을 놓고 억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언론들이 그의 갑작스런 사퇴선언에 놀라면서도 '아름다운 은퇴'로 포장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타의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윈에 관한 궈원구이의 예언= 중국에서 부동산재벌로 이름을 날렸던 베이징 정취안 홀딩스의 궈원구이 회장은 2014년 8월 중국정부로부터 여러 범죄혐의를 받게 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

2017년 미국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궈원구이는 뉴욕에 거주하면서 중국정부 내 엘리트와 공산당 간부들 간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는 등 시진핑 국가주석의 심기를 끊임없이 불편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 중국지도부의 부패연루설을 주장해 중국정부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그런 그가 마윈 회장과 관련해서 최근 예언을 한 것이 있다. 마윈 회장이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함께 이미 중국정부의 표적이 됐으며 중국을 영원히 떠나지 않으면 부패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이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미국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궈원구이 정취안홀딩스 회장. Ⓒ연합뉴스


당시만 해도 또 하나의 저주라고만 여겼던 궈원구이의 예언은 마윈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발표를 계기로 중국정부와 마윈 회장간에 내재됐던 갈등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진핑의 최측근 인사인 왕치산 국가부주석은 시진핑 주석 집권초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아 반부패운동을 주도하면서 한때 알리바바를 부패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의 가짜 상품 유통과 직원들의 뇌물 수수 등을 지적하는 백서를 발간해 마윈 회장을 옥죄기도 했다.

마윈 회장은 중국정부와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화해의 손짓을 통해 위기를 넘겨왔다. 반부패운동 당시에는 오히려 반부패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고 짝퉁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직접 베이징으로 날아가 장마오 공상총국 국장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재발방지를 약속, 간신히 추가제재를 모면했다.

▶하이항그룹 왕젠의 죽음과 판빙빙의 실종= 마윈 회장은 평소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관계에 대해 “사랑은 하되, 결혼은 안된다”며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하지만 올해 마윈 회장은 “중국만큼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없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이런 그의 태도변화에는 하이난(海南)항공그룹(하이항그룹) 왕젠 회장이 지난 7월 출장차 프랑스에 갔다가 돌연 사망한 사건과 중국 대표 여배우 판빙빙의 실종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왕젠 회장은 지난 7월3일 프랑스 남부 지방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중 난간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다가 15m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원구이는 지난해 4월 왕치산의 친척들이 하이항그룹의 숨은 대주주라고 폭로한 터라 갑작스런 그의 '기이한' 죽음 배경에 중국정부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대표 여배우 판빙빙의 실종 역시 미스테리다. 판빙빙은 지난 6월2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티베트를 방문한다는 글을 남긴 것을 마지막으로 거짓말처럼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지난 6월2일부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중국 여배우 판빙빙. Ⓒ연합뉴스


판빙빙의 소재와 관련해서 감금설, 미국망명설 등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것이 없다.

앞서 중국 투자회사 밍톈그룹 창업자인 샤오젠화 회장은 2017년 1월27일 홍콩에서 중국 공안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중국으로 송환된 후 아직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궈원구이는 “중국에서 개인이 너무 많은 돈을 벌면 기다리는 운명은 죽음과 망명 뿐이며 제3의 운명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54세의 나이에 알리바바그룹에서 1년뒤 은퇴를 예고한 마윈 회장이 궈원구이가 언급한 죽음과 망명 외에 과연 다른 어떤 제3의 길을 걸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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