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트럼프와 시진핑만 보이는 G20 정상회의

정승원 입력 : 2018.11.19 06:11 ㅣ 수정 : 2018.11.19 06:11

트럼프와 시진핑만 보이는 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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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국가주석. ⓒ뉴스투데이DB


G20 정상회의 개막 하루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관심 독식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11월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는 사실 남미국가 입장에서는 대단한 이벤트다. 남미에서 처음 열리는 G20 정상회의인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남미국가 방문이기 때문이다.

G20 회원국 중 남미국가는 의장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브라질과 멕시코 등 3개 국가다. 남미 빅3로 불리는 이들 국가들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위기에 빠진 남미경제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빚더미속 잔치상 차린 아르헨티나 등 남미 빅3

아르헨티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 속에 대외 부채 지급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하자 지난 6월 IMF(국제통화기금)과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대출에 합의했다.

정부는 긴축정책과 함께 정책금리를 45%에서 60%로 세계 최고수준으로 상향했다. 그럼에도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와 추가 협상을 벌여 구제금융 규모를 최종적으로 571억 달러로 늘렸다.

브라질 경제도 좋지 않다. 브라질의 공식 실업률은 12%로 인구 2억 명에 실업자가 1300만 명에 달한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마이너스 3.5%, 3.46%로 최악의 국면을 격은후 지난해에야 비로소 1% 성장하면서 최악 수준을 벗어났다.

IMF는 연말까지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88.4%를 기록하고 내년엔 90.5%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취임이후 국경장벽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멕시코는 최근 기준금리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8%로 인상했다. 이는 2008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8.25%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내달 대통령에 취임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정권의 정책이 불확실하다며 멕시코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블랙홀이 되어버린 미중 정상회담에 쏠린 눈

이런 상황에서 G20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다 보니 남미 빅3는 남미경제위기에 대한 세계 정상들의 관심과 심도있는 지원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은 온통 11월29일에 있을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만 관심을 받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 열리는 정상회담이어서 확전이냐 극적인 타결이냐를 가름할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대에서 트럼프의 분신이랄 수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시진핑이 살벌한 설전을 벌인 것이 단적인 예다.

펜스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주변국을 부채의 늪에 빠트리고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날선 비판을 던졌다. 시진핑도 이에 맞서 미국의 통상정책이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며 "(무역 규칙은) 힘이 센 누군가가 말한 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국제사회가 다 함께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치 양보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APEC 정상회의는 1993년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도 하지 못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가 극적인 타결을 겨냥한 고도의 전술인지, 아니면 암울한 결과를 미리 알리는 예고편인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한 무역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대보다는 더 큰 실망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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