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3.05 23:05 ㅣ 수정 : 2023.03.06 08:34
미국 3월 중순까지 평년보다 추운 날씨 예보에 천연가스 수요 급증하자 천연가스 4월 선물가격 3달러까지 수직반등, 3달러 회복은 지난 1월24일 이후 처음
갑자기 추워진 미국 날씨 덕분에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주 급반등하면서 3달러를 회복했다. 작년 12월 7달러에서 두 달 반동안 내리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2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1달러 중반까지 내려갈 것처럼 보여졌던 천연가스가 지금은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선 상승세를 탄 천연가스가 이번에는 3.5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천연가스 재고량이 여전히 높아서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방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상한제와 더불어 이례적인 따뜻한 겨울기온이 합쳐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격한 가격급락을 경험한 천연가스가 3월말까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폭설에 갇힌 캘리포니아 주민이 눈에 SOS를 그려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천연가스 선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기사 중 하나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을 덮친 이상한파였다.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도시인 투손은 평소 겨울에도 따뜻해 한국 프로야구단이 선호하는 전지훈련 장소로 손꼽히는 곳인데, 올 2월에는 눈이 내리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이상저온이 덮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대표단이 예정됐던 연습경기가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의 대반등을 불러온 기폭제는 뒤늦게 찾아온 미국의 겨울한파였다. 미국은 12월 반짝 추위를 경험한 이루 줄곧 이상고온으로 불릴 정도의 따뜻한 겨울을 지내왔다. 하지만 지난주를 고비로 날씨가 급변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더욱이 뒤늦게 찾아온 이번 추위가 3월 중순까지 예보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공식적인 겨울이 끝날때까지는 불과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3월 중순까지 추위가 예보됨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4월 선물가격은 거침없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천연가스 4월 선물가격은 지난 3일(현지시간) 100만 BTU(열량단위)당 전거래일보다 9.08% 오른 3.0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작년 12월13일 6.7달러를 고점으로 줄기차게 내리면서 새해 들어 4달러, 3달러선이 잇달아 깨진데 이어 2월 중순 2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2월 말부터 반등을 시작해 지난 한 주간 23% 급등했다. 올해 최저점과 비교하면 거의 50% 가까운 반등을 나타냈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3달러를 회복한 것은 지난 1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선물가격이 급등한 것은 뒤늦게 찾아온 겨울날씨가 직접적인 기폭제가 되었지만 그동안 일방향적인 매각에 동참하며 가격급락을 불러왔던 헤지펀드들이 가격이 급반등하자 서둘러 숏 커버링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금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가려면 추운날씨외에도 천연가스 재고량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2월 마지막 주 재고량은 2조1140억 입방피트(tcf)에 달하고 있어 1년 전인 1조6600억 입방피트보다 27% 더 높은 수준이고, 5년 평균치인 1조7700억 입방피트보다 19% 많은 상태이다.
따뜻한 겨울날씨가 기승을 부렸던 2월초 한때 재고량이 2조7300억 입방피트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재고량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예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SK차팅닷컴은 재고량이 변수로 꼽히지만 추운날씨가 계속 이어질 경우 천연가스 선물가격의 다음 저항선은 3.18달러가 될 것이며, 이를 돌파하면 3.31달러와 3.55달러 저항선을 잇달아 만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예상이 맞다면 이미 50% 가까이 오른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금보다 18.3% 이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