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점유율 견인 '대세ETF'…브랜드명도 경쟁력
투톱체제, 격차 줄이자…‘점유율=순위’ 경쟁 치열
브랜드명은 경쟁력… 시대의 변화 흐름 발맞춘다
브랜드 변경 후 첫 상품 출시 리브랜딩 효과 톡톡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이 가파른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자사의 ETF 브랜드명 교체 붐이 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운용사들이 그동안 잘 사용해 왔던 익숙한 ETF 브랜드명을 바꿔가면서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은 ETF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투자자 유입에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점유율이 높을수록 시장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겨 리테일,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이 수월하다.
특히 ETF 시장이 150조원으로 커졌으나 중위권 운용사들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인 만큼 브랜드명 교체로 승부수를 던져 정체된 점유율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 투톱체제, 격차 줄여볼까…‘점유율=순위’ 경쟁 치열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158조6860억원으로 160조원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말(121조원) 대비 31% 증가한 규모다.
국내 투톱인 삼성자산운용(61조1113억원)이 점유율 약 38%를 확보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36%를 점유했다. 즉 국내 ETF 시장에서 1·2위 삼성자산운용(KODEX)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이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셈이다.
ETF 순자산총액이 50조원대였던 2020년 말도 이들 투톱 운용사가 76%로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3~7위는 △KB자산운용(7.61%) △한국투자신탁운용(6.64%) △신한자산운용(2.95%) △한화자산운용(2.3%) △키움투자자산운용(2.2%)이다.
투톱 다음으로 3위권 다툼을 벌이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점유율 차이는 단 0.9%로 근소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7월 순자산총액 5조원을 돌파한 지 약 1년 만에 10조원을 넘기며 3위 자리를 노리는 중이다. 나머지 신한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 모두 2%대로 중위권 경쟁도 치열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은 1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운용업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라며 “업계는 이미 ETF 점유율 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 브랜드명은 경쟁력, 시대 변화 흐름 발맞춘다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데 파이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상위 운용사(삼성·미래에셋)들이 독차지했다. 이 구조는 1·2위와 3위 격차가 커 한동안 깨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ETF 점유율 경쟁은 치열하다. 때문에 ETF 시장이 커지긴 했지만 특색없이 비슷한 상품들이 출시돼 있어 브랜드 마케팅이 중요한 시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운용사들은 최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리브랜딩 전략을 내세웠다. 투자자들 눈에 띌 방법 중 하나다.
단순히 브랜드명을 교체한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심리를 사로잡기 위해 리브랜딩을 통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챙기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대세가 됐다.
2021년 브랜드명을 교체한 신한자산운용과 이듬해 교체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점유율을 조금씩 확대해 나간 성공 사례를 만들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브랜드명 교체 움직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실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한 중소형사들은 ETF 리브랜딩 이후 약진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10월 ETF 브랜드명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교체했다. A로 시작하다 보니 검색창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이후 하나자산운용도 지난 4월 브랜드를 KTOP에서 1Q(원큐)로 바꾸면서 최상단을 지키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기존 SMART 브랜드를 SOL(쏠)로 변경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ETF '전 종목 시세'를 누르면 하나자산운용의 1Q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관련 ETF가 최상단에 연달아 뜬다. 투자자들이 직접 이 ETF를 검색하지 않더라도 눈에 익히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브랜드명 교체 시기인 2022년 초 대비 각각 2.1%와 2.2% 점유율도 성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전일 ETF 브랜드명 ARIRANG(아리랑)을 PLUS(플러스)로 15년 만에 변경했다. KB자산운용도 이달 17일부터 ETF 브랜드명을 기존 KBSTAR에서 RISE로 교체했다. 2016년 ETF 브랜드명을 KSTAR에서 KBSTAR로 바꾼 지 8년 만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KCGI자산운용은 기존 MASTER에서 KCGI로 변경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패시브형·액티브형 ETF 브랜드를 각각 KOSEF와 HEROSE로 이원화한 것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자산운용 역시 ETF 브랜드명을 우리(WOORI)에서 원(WON)으로 연내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리브랜딩 후 새롭게 공개한 BI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형상의 시각적 정체성을 담아 고객 자산의 상승과 성장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이번 브랜드 리뉴얼로 KB자산운용만의 명확한 ETF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건강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브랜드 변경 후 첫 신상품 출시도 리브랜딩 효과 톡톡
ETF에서 브랜드명은 운용사의 상품임을 나타내는 대표적 수단이다. 최근엔 개인 투자자들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로 직접 ETF 상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보니 짧고 쉬운 브랜드명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시장에선 리브랜딩과 함께 신상품을 선보이는 방법을 중요한 성공 방정식으로 꼽는다. 다른 산업과 달리 금융투자업은 수익률이라는 정량 평가가 활발한 만큼 상품이 뒷받침해줘야 리브랜딩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10월 리브랜딩 이후 출시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등 히트상품도 키워내면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전일 한화자산운용도 신상품을 공개했다. 연 5%대의 배당을 목표로 한 △PLUS고배당프리미엄위클리콜옵션과 엔비디아와 AI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PLUS글로벌AI인프라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 등이 대표적이다.
KB자산운용도 브랜드 변경 이후 첫 신상품으로 AI 테마 ETF를 선보였다.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는 국내 최초로 AI 밸류체인별 대표종목을 담은 상품이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기존 엔화 투자 ETF는 엔화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해당 상품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계좌 등 세금 혜택이 있는 모든 계좌에서 투자가 가능한 유일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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