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수신 증가세 전환…DSR 앞둔 선제 대출 수요 견인” <메리츠證>
가계대출 두 달 연속 큰 폭 증가
주담대와 신용대출 동반 확대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주택거래 회복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둔 선제 수요가 가계대출을 끌어올리고 기업 대출과 예금도 함께 늘며 유동성 흐름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은행권 여수신이 동반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이 1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은행 대출 잔액은 4월보다 13조1000억원 증가하며 두 달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로써 4~5월 누적 대출 증가액은 32조9000억원에 달해 1분기 전체(12조9000억원)의 2.5배 수준에 이르렀다.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4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일반 가계대출도 1조1000억원 확대됐다. 조 연구원은 “2~3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 대비 급증하면서 담보대출 수요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7월 시행 예정인 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동시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기업대출도 7조9000억원 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기업이 5조3000억원 증가하며 증가폭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중소기업도 정책성 자금 공급 확대 등으로 2조6000억원이 늘었다. 은행권의 기업금융 영업 강화와 더불어 일부 대기업의 운영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대출 증가에 기여했다.
수신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5월 중 은행권 수신은 총 20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정기예금(19조2000억원)과 수시입출식 예금(7조원) 모두 고르게 확대됐다. 특히 정기예금은 대출 확대에 따른 자금조달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수시입출식 예금 비중은 전월과 동일한 37.5%를 유지했다.
한편 대출 확대에 따라 은행의 자본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 연구원은 환율 변수에 주목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외화자산 평가액이 줄며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로, 결과적으로 CET1 비율은 오히려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CET1 비율이 약 0.3%p 개선된다”며 “분기 이익(추정치 기준 약 0.38%p)을 감안할 경우 자본비율은 충분히 방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 확대가 자산 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규제 이전의 선제적 수요와 외환환경 개선이 맞물리며 유동성 확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일정 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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